최근 동아시아 정세는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격화되면서 20세기 냉전의 유산인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로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온전한 섬이 아닌 반쪽 섬이라는 개념으로 100년 전 일본이 쓰기 시작했다는 한'반도' 개념, 혹은 대륙의 끝에서 해양을 연결한다는 '해륙 국가' 개념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모두 주목하는 우리 땅의 위상과 의미를 일깨웁니다. 누군가의 주목을 '받는다'는 수동적 관점을 벗어나,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며 양쪽 모두로 뻗어나가 양쪽에서 국익을 취할 수 있다는 능동적 관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기원 후 400년, 저 유명한 고구려 광개토대왕이 남쪽 정벌(南征)에 나섭니다. 광활한 대륙으로 엄청난 영토를 확장한 그이지만, 해륙국가의 근거지를 놓치지 않으려 했던 것 아닌지 추정됩니다. 가깝게는 근초고왕의 백제군이 평양성을 공격해 고국원왕이 숨진(371년) 데 대한 반격도 필요했고요. 백제는 이에 맞서 가야, 왜와 연합 전선을 폈습니다. 남하한 고구려는 신라와 연대해 금관가야를 궤멸시키고 백제를 무력화 시킵니다. 이 땅에서 벌어진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의 첫 충돌이라 부를 만합니다.
이 전쟁 결과 김해를 중심으로 찬란한 철기문화를 꽃피우던 금관가야가 멸망하면서 유민과 엘리트층이 함안 아라가야, 합천 다락국, 고령 대가야에 합류해 후기 가야사를 엽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일본입니다. 야요이 시대 1세대 도래인이 벼농사를 전한 이후, 5세기 일본으로 넘어간 가야인들은 열도 곳곳에 철기 문화를 확산시킵니다. 이 선진 문명의 정착을 토대로 이후 각 지역 지배체제가 강화되고, 야마토(大和) 정권의 긴키(현재 간사이)가 고대국가 왜 왕권의 중심을 구축해 나갑니다.
대륙 진출(연결)의 꿈,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갈구하는 지금의 일본에게 현재의 한·중·일 vs 북·중·러 대결 구도 역시 또 한 번의 기회일지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이익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