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식 채권 보험. 노후를 편히 보내고 싶다면 자산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조언은 이제 상식이 됐지요. 투자도 그렇지만 위험도 분산시키는 것이 경영의 기본입니다.
카카오는 2012년 4월 서버를 둔 가산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전력 공급이 끊겨 약 4시간 접속 장애를 일으킨 일이 있습니다. 비용과 관리 편의성 면에서 서버를 모아둔 IDC가 효율적이지만, 시민과 전문가들은 여러 IDC에 데이터를 분산 저장해 한 곳에 사고가 나더라도 서비스 장애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2018년 11월엔 서울 아현동 KT 지하 통신구에서 난 불로 수도권에서 수백만 명이 통신 장애 피해를 본 일이 있습니다. 분산 저장과 화재 대비가 통신·인터넷 업체들의 공동 과제로 대두됐고, 시간이 흘렀기에 대비가 철저할 줄 알았습니다.
그제 SK C&C 판교캠퍼스 데이터센터 화재로 어제까지 카카오와 네이버 일부 서비스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당장 효용은 드러나지 않고, 비용이 들 수밖에 없는 안전에 대한 투자는 우리나라 경영에선 여전히 후순위인지 비판이 나옵니다.
편리와 효율을 좇느라 밀려난 것이 어디 안전뿐일까요. 이번 사태는 우리가 일상을 너무 포털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도 일깨웁니다. 뉴스 SNS 교통 쇼핑 등 불편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뜬금없지만 이번 기회에 카카오톡 대신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전화, 온라인 카페 대신 진짜 카페에서 얼굴을 마주하는 모임이 활발해지면 좋겠습니다. 마침 가을이 깊어가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