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한 언론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 개편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정치권 논의가 활발합니다. 1개 선거구에서 1표라도 많이 얻은 1명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가 다양해진 유권자의 성향과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따른 겁니다. 양대 정당의 ‘적대적 공생’에 신물 난 탓도 큰데, 현재 정치 구도로는 내년 총선에서 도 다시 양자택일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갈 곳 잃은 표심을 반영할 제3의 선택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수 정당이 유효한 의석을 확보할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선거구를 크게 묶어 한 선거구에서 2~4명을 당선시키는 중·대선거구제는 해당 지역구에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정당 후보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 선거를 중선거구제로 선출하면서 전체 부산 기초의원 157명 가운데 88명이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민주당(68명)과 무소속(1명)도 선전해 견제와 균형이 이뤄진다는 평가가 있지요.
<부산일보>가 최근 선거 결과를 토대로 부울경 각 선거구에서 2~4명을 뽑는 중·대선거구제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2~3명을 뽑는 중선거구제로는 보수정당의 의석이 줄어들면서 양대 정당 후보가 그대로 의석을 엇비슷하게 나눠가질 뿐, 제3세력이 등장할 가능성은 낮았습니다. 최소 4명을 뽑는 대선거구제가 돼야 소수정당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2020년 총선에서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어 소수 정당 세력화를 막았던 사례에 비춰보면 대선거구제 도입이 가능할지 의문입니다.
이 관점에서 내년 총선을 고작 1년 4개월 앞두고 지금 나오는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과연 실행될지 의구심도 듭니다. 국회 스스로 오는 4월 10일까지는 선거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다음 달에야 전국 순회 공청회를 진행한답니다. 기존 지역구 조직을 관리해온 현역들로서는 판이 크게 흔들리는 것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아 선거법 개정안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제 머리를 깎을 수 있겠냐는 것이죠.
부디 나라의 미래와 유권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방향으로 결정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지금부터라도 토론과 결정에 속도를 내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