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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후배 자녀가 올해 대학 수학능력시험을 쳤습니다. 얼마 전부터 수시 지원에 대한 합격자 발표가 나오지만, 학부모가 먼저 말 꺼내기 전에 묻기가 적잖이 조심스럽습니다. 부모에게 묻는 것도 그런데, 당사자인 아이들은 얼마나 애가 탈까요. 학교를 벗어나 일찌감치 사회에 발을 내딛기로 한 또래들의 삶도 이제 다른 차원에서 시작되겠지요. 다른 무언가를 준비하느라, 혹은 무엇을 목표로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없어 어정쩡한 상황에 놓인 아이들도 있겠고요. 소설가 서정아는 열아홉 살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서든 청소년기의 마지막을 치열하게 살아왔으니 어깨를 토닥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정말 수고들 많았습니다. 덧붙여 생각해봅니다. 고민과 방황이 필수인 청소년기를 일로정진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지금까지 지내온 곳보다 더 큰 사회로 발을 내딛는 아이들에게 다시 일로정진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릅니다. 아이들이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겠습니다. 서정아 소설가 말대로 갈수록 각박하고 치열해지는 세상을 물려준 기성세대입니다. 미안한 마음을 바탕에 깔고, 그저 건강하게 각자의 삶을 찬란하게 개척해 나가기를 기원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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