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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노후가 고독하고 가난할까봐 불안하다.' 한국인의 4대 불안(진로, 주거, 교육, 노후) 중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이 노후입니다. 최근엔 국민연금 재정난으로 더 많이 내고 더 늦게 받는 논의가 이뤄지면서 노후 빈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덩달아 정년 연장 논의도 나오는데, 노인이 즐기면서 보람을 느낄 만한 일자리가 과연 얼마나 될지, 바쁘게 지낸 세월을 반추하며 건강한 몸으로 여행도 다니며 여유를 즐길 노후는 과연 몇 살부터 가능할지 생각할 거리를 던집니다.
오늘 부산일보는 노인 정책이 빠뜨린 평범한 노인들의 함께 살기 실험을 소개합니다. 우리의 노인 돌봄 정책 수혜 대상이 되려면 심하게 아프거나 매우 가난해야 합니다. 외로운 노인들이 함께 먹고 생활하면서 새로운 가족을 이룬 부산진구의 노인공공주택 '도란도란 하우스'에서는 이런 조건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2019년 보건복지부 ‘지역사회통합돌봄 선도사업’에 선정되면서 재작년 만들어졌습니다. 요양병원 아니면 혼자 거주하는 집에서 아무도 모르게 생을 마감하는 것 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평범한 노인들의 요청을 반영했습니다. 함께 지내는 어르신 네 분은 새로운 가족이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기사도 실렸네요.
일자리가 없어 젊은이들이 수도권 등 외지로 떠나는 바람에 부산은 8대 특·광역시 중 초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릅니다. 정부 차원의 사업이 아니더라도 각 지역마다 형편에 맞는 창의적인 노인 돌봄 사업을 기획해보면 좋겠습니다. 더 아프기 전에, 더 가난해지기 전에 서로 마음을 나누며 새로운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지역 공동체를 곳곳에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전문가들도 지역 단위로 이런 통합돌봄 모델을 발굴해나가면 곳곳의 돌봄 공백을 메울 대안이 될 수 있고, 고질적인 고독사와 가족 간병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노인과 바다'라고 자조하지만, 이런 사업이 확산돼 노인이 살기 좋은 도시가 된다면 천혜의 기후조건과 함께 부산의 휴양도시 이미지도 사회적 약자도 편히 지낼 수 있는 도시로 업그레이드될 것입니다.
한편으론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잡아먹는다는 공포까지 커가는 시대입니다. 평범한 노인의 존엄을 지키는 것이 결국 늙고 죽을 운명인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길이라는 점도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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