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준 극장골' 황선홍호, 파리행 첫 관문 넘었다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2024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이영준(김천)의 귀중한 골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후반 49분에 나온 이영준의 결승골로 아랍에미리트(UAE)에 1-0으로 이겼다.
이 대회는 파리 올림픽 남자축구 최종예선을 겸한다. 이번 대회 3위까지 파리행 직행 티켓을 거머쥐며, 4위 팀은 대륙 간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야 파리로 갈 수 있다.
승점 3을 챙긴 한국은 앞서 열린 경기에서 퇴장 악재를 딛고 중국에 1-0으로 승리한 일본(승점 3)과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조별리그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첫판을 승리로 장식한 한국은 남은 한중전, 한일전의 부담감을 어느 정도 덜게 됐다.
한국은 19일 오후 10시 중국과 2차전을, 22일 오후 10시 일본과 3차전을 치른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이 대회 첫 경기 무패 행진을 6회째(5승 1무) 이어갔다. UAE와 U-23 대표팀 간 상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8승 1무 2패로 앞서게 됐다.
황선홍호는 이날 승리했지만 전반적인 경기 내용 면에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공 점유율에서 73% 대 27%, 슈팅 수에서 16 대 3으로 크게 앞섰는데도 1점밖에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크로스를 무려 43개(UAE 6개)나 올렸는데도 단 한 골밖에 넣지 못했다.
황 감독은 안재준(부천)을 최전방에 세우고 2선에는 왼쪽부터 엄지성(광주), 강상윤(수원FC), 홍시후(인천)를 배치하는 4-2-3-1 전술로 임했다. 수비 시에는 안재준과 엄지성, 홍시후가 뒤로 많이 빠지며 4-4-2에 가까운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이강희(경남)와 백상훈(서울)이 중원을 책임졌고, 왼쪽부터 조현택(김천), 변준수(광주), 서명관(부천), 황재원(대구)이 포백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골문은 김정훈(전북)이 지켰다.
한국은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며 좋은 장면을 지속해서 만들어 나갔다.
전반 14분에는 이강희의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UAE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전반 18분에는 안재준이 강상윤의 땅볼 크로스를 멋들어진 오른발 백힐로 마무리해 상대 골망을 흔들었으나 비디오판독(VAR) 끝에 앞선 상황에서 강상윤이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것으로 드러나 득점이 취소됐다.
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백상훈의 왼발 중거리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전반전 엄지성이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에 공격의 상당 부분을 의존했는데, 결과적으로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황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홍시후를 빼고 강성진을 투입하며 오른쪽을 보강했고, 안재준(185㎝) 대신 190㎝의 장신 스트라이커 이영준을 최전방에 세워 고공 플레이의 효과성을 높이려 했다.
후반 21분에는 이강희 대신 김민우(뒤셀도르프)가, 28분에는 엄지성 대신 홍윤상(포항)이, 후반 32분에는 조현택 대신 이태석(서울)이 투입됐다.
황선홍호는 시간이 흐를수록 공세의 수위를 높여갔지만, 슈팅은 번번이 골대를 외면했다.
후반 42분에는 강상윤의 크로스에 이은 강성진의 헤더가 골대를 갈랐으나, 강상윤이 패스를 받는 시점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기에 득점은 인정되지 않았다.
고대하던 결승골은 후반 추가시간에야 터졌다.
교체 투입된 이영준이 후반 49분 이태석이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타점 높은 헤더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추가시간이 12분이나 주어졌고 실제로는 14분 가까이 진행된 가운데, 황선홍호 선수들은 끝까지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떤 대회든 첫 경기는 변수가 많아 어렵다"며 "어렵고 힘든 경기였는데 선수들의 각오, 승리하려는 의지가 결과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반 들어 공격에서 계속 변화를 줬다. 공격 지역에서 하프 스페이스를 이용하려 했으나 효과가 없었고, 내 기대에도 부응하지 못했다"면서도 "선수들은 내 계획대로 경기에 임했다. 그 점을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2024-04-17 [11:14]
-
부산 아이파크 ‘홈 4연패’, FC안양에 3-4 무릎
K리그2 부산 아이파크가 7골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FC안양에 무릎을 꿇으며 홈 4연패에 빠졌다.
부산은 지난 13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24 K리그2 안양전에서 3-4로 석패했다. 부산은 전반에만 0-3으로 뒤지다 후반 3-3 동점까지 만들었지만 경기 막판 추가골을 허용하며 경기를 내줬다. 부산은 경기 종료 직전 얻은 페널티킥을 라마스가 실축한 게 뼈아팠다.
이날 부산은 경기 초반부터 실점하며 끌려갔다. 전반 11분 마테우스에게 선취골을 내줬고 전반 26분 홍창범, 3분 뒤엔 단레이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전반을 0-3으로 크게 뒤졌다.
추격에 나선 부산은 후반 12분 이동수의 논스톱 발리슛에 이어 후반 33분 안양 박종현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이어 6분 뒤 천지현이 추가골을 터뜨리며 기어이 3-3 균형을 맞췄다. 후반 45분 안양 김정현에게 다시 골을 허용해 패색이 짙던 부산은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을 얻어냈지만, 라마스의 슛이 골키퍼 김다솔에게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날 승리로 4연승을 달린 안양은 5승 1무(승점 16)로 무패 선두를 달렸다. 부산은 7경기 중 원정 3승, 홈 4패를 기록하며 안방 첫 승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
2024-04-14 [14:58]
-
'10회 연속 올림픽 도전' 황선홍호, 5일 출국 두바이 전훈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황선홍호가 3일간의 국내 훈련을 마치고 5일 전지훈련 캠프가 마련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떠난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1~3일 경기도 이천종합운동장에서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개막하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대비한 국내 훈련을 마쳤다.
해외파를 제외한 K리그 소속 18명이 먼저 소집돼 이날부터 발을 맞췄다. 첫 훈련에는 무릎을 다친 백상훈(서울)만 숙소에서 회복훈련을 하고 17명이 참여했다.
3일까지 회복 훈련을 마친 한국 U-23 대표팀은 5일 두바이로 출국, 전훈 일정을 마친 후 10일 결전지인 도하에 입성한다.
이번 아시안컵은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한국 축구의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대기록 달성 여부가 황 감독과 23명의 태극전사에게 달려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10회 연속으로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에 진출한 나라는 없었다. 한국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에 진출했을 때 이룬 ‘8회 연속’ 진출부터 세계 첫 기록이었다.
황선홍호의 핵심인 배준호(스토크시티), 양현준(셀틱), 김지수(브렌트퍼드) 등 해외파 선수 5명은 13∼14일 소속팀 경기를 치른 뒤 대회 개막이 임박해 팀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조별리그 B조에 속해 UAE(16일), 중국(19일), 일본(22일)과 차례로 맞붙는다.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파리행 직행 티켓을 얻고, 4위가 되면 아프리카 지역 예선 4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황 감독은 “어려운 과정인 것은 분명하다. 굉장히 무겁게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원팀, 원골’(하나의 팀, 하나의 목표)로 본선 진출을 이뤄 내겠다”고 다짐했다.
황 감독은 “어차피 참가국 16개 팀 중 쉬운 팀은 없다. 축구에는 쉬운 경기가 없고, 어느 팀을 만나도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선수들은 올림픽에 나가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난 믿는다. 코치진과 합심해서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원팀’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하극상 사건’ 등으로 크게 흔들린 A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을 맡아 지난달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1승 1무)을 무난하게 치르며 ‘재출발’의 계기를 마련하고 U-23 대표팀으로 복귀했다.
황 감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비교하면) 개인 기량은 좀 미흡할 수 있겠지만, 팀으로는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부분을 우리의 장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훈련에 나오기 전 미팅을 하고) 선수들에게 한 발, 한 발 같이 해 나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했다”면서 “즐겁게 해 보겠다. 내가 그런 에너지를 뿜어내야 선수들도 즐겁게 할 수 있다. 그렇게 한번 도전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모든 선수의 경기력과 의지가 우승 목표를 이루는 데 중요하겠지만, 대표팀의 핵심 자원인 배준호, 양현준, 김지수 등 해외파 선수 5명의 합류와 활약 여부가 올림픽 본선 진출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드필더 배준호와 양현준은 U-23 대표팀의 주요 자원으로 꼽힌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4강 진출에 기여한 배준호는 잉글랜드 2부리그(챔피언십) 스토크시티에 입단해 2골 4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서도 상대 수비진을 무력화하는 드리블을 연이어 선보이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준결승전에서는 엄지성(광주)의 결승골을 돕는 등 대회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아시안컵 개막을 10일가량 앞둔 상황에서 배준호의 합류 여부는 아직도 불확실하다.
최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U-23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발표하며 황 감독이 해외파 소속 구단들로부터 선수 차출 동의를 받아 이들의 대회 출전이 확정됐다고 했지만, 불과 며칠 사이 해외파의 합류 여부는 다시 안갯속에 빠진 모양새다.
실제 배준호는 WAFF U-23 챔피언십에서 준결승전 이후 스토크시티의 요청으로 결승전을 치르지 못하고 영국으로 조기 복귀했다.
스토크시티는 챔피언십 24개 팀 중 18위로, 팀간 승점이 다닥다닥 붙은 하위권 구도상 언제든 강등권으로 떨어질 수 있는 위치다. 시즌 막판 발등에 불이 떨어지면 스토크시티가 다시 한 번 배준호에게 '복귀 콜'을 보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양현준의 활약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뛰는 양현준은 A대표팀에 승선해 카타르 아시안컵 무대도 경험했다. 다만, 최근 활약상은 다소 아쉽다.
올 시즌 리그 1골 3도움을 기록 중인 양현준은 주로 후반전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아 출전 시간이 들쭉날쭉한 편이다.
마지막 골도 다섯 달 전인 지난해 11월에 기록했고, 지난달 황선홍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던 A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명단에는 빠졌다.
측면에서의 저돌적인 돌파가 장점인 양현준이 U-23 아시안컵에서 제 기량을 완전히 펼친다면 측면-중앙 연계를 통한 대표팀의 공격력이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2024-04-04 [11:18]
-
부산 아이파크 U15 낙동중, 중앙중SC 꺾고 전국소년체전 부산 대표로 선발
부산 아이파크 U15팀인 낙동중학교가 중앙중SC를 꺾고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중등부 부산 대표로 선발됐다.
낙동중은 지난달 28일 오후 부산 기장월드컵빌리지에서 열린 부산 대표 선발전 결승에서 중앙중SC에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낙동중은 김지우의 선제골에 이어 주장 박주호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낙동중은 이번 선발전 3경기에서 13골을 넣는 동안 단 2골만 허용하며 압도적인 공격력을 뽐냈다. 낙동중은 8강에서 덕천SC를 4-0으로 완파했고, 4강에서는 수영SC에 7-2 완승을 거뒀다.
이번 선발전에서 최근 U15 국가대표팀 2024 토르네오 해외친선대비 1차 국내훈련에 소집된 정수호와 김지우가 각각 4골과 3골로 활약했고, 주장 박주호도 3골을 터뜨렸다.
낙동중 임종욱 감독은 “올해 아이들이 작년보다 성장한 모습으로 우승이란 결과까지 가져와 너무 기쁘다”며 “이번 소년체전이 선수들에게 더 성장할 수 있는 무대가 됐으면 좋겠다. 소년체전에서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도록 저부터 더 공부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장 박주호는 “감독님·코치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친구·후배들이 함께 열심히 뛰어서 우승할 수 있었다”며 “지금 분위기를 이어서 소년체전까지 우승할 수 있도록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는 다음 달 25~28일 나흘간 전라남도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2024-04-03 [11:01]
-
[포토뉴스] 부산 아이파크 vs 수원 삼성
부산 아이파크 공격수 페신이 31일 오후 2024 K리그2 수원 삼성과 원정 경기에서 전반 23분 1-0으로 앞서가는 선제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24-03-31 [18:39]
-
‘황선홍 없는’ U-23 대표팀, 승부차기 접전 끝에 WAFF 챔피언십 우승
‘황선홍 없는 황선홍호’,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024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서 승부차기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U-23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알 무바라즈의 알 파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 결승전에서 전·후반 90분 동안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대표팀은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김정훈(전북)의 연이은 선방쇼에 힘입어 4-3으로 호주를 꺾었다.
이번 대회는 다음 달 15일부터 카타르에서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해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의 전초전 성격이다.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이집트·이라크·요르단·사우디·태국·아랍에미리트 등 8개국이 참가했다
U-23 대표팀은 황선홍 감독이 A대표팀 임시감독을 맡아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태국과 2연전을 치르느라, 사령탑 없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동요하지 않고 태국·사우디아라비아·호주를 연파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날 한국은 전반 11분 호주의 알루 쿠올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가다 전반 26분 이영준(김천)의 헤더골로 균형을 맞췄다. 조현택(김천)이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영준이 정확하게 머리에 맞췄다.
전반을 1-1로 마친 한국은 후반 17분 상대의 패스 실수를 놓치지 않고 역전골을 뽑아냈다. 상대 진영에서 이강희(경남)가 뺏어낸 공을 강성진(서울)이 이어받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호주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10분 뒤 호주의 쿠올에게 다시 동점골을 내줬고, 양팀은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호주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한국은 골키퍼 김정훈이 눈부신 선방쇼를 펼쳤다. 양팀 1~3번 키커가 나란히 슛을 성공시킨 가운데, 김정훈이 호주의 4번째 키커 제이크 홀먼의 슛을 침착하게 막아냈다. 김정훈은 5번째 키커 가랑 쿠올의 슛까지 연이어 막아내며 치열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잉글랜드 2부리그 스토크시티에서 뛰는 배준호는 소속팀 요청으로 결승전을 앞두고 조기 복귀하면서 이날 함께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2024-03-27 [11:37]
-
여자축구 장신 공격수 박은선, 조촐한 은퇴식으로 “아듀 그라운드!”
20년 동안 한국 여자축구와 함께해온 ‘장신 공격수’ 박은선(37)이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여자실업축구 WK리그 서울시청과 수원FC의 경기에서 후반전 시작 전 박은선의 은퇴식이 열렸다.
박은선은 고교생이던 200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선수권대회에서 성인 국가대표로 데뷔하며 한국 여자축구를 이끌 재목으로 주목받았다. 같은 해 국제축구연맹(FIFA) 미국여자월드컵에 출전했고, 이듬해 20세 이하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8골을 터뜨려 최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은선은 182cm 큰 키와 탄탄한 체격을 갖춰 국제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선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2005년 서울시청에 입단했다가 ‘고등학교 졸업선수는 대학에서 2년간 뛰어야 한다’는 여자축구연맹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고, 국가대표팀이나 소속팀에서 이탈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2013년에는 WK리그 다른 팀 감독들이 박은선의 성별 검사를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
여러 차례 부상까지 겹친 박은선은 첫 국가대표 발탁부터 마지막 경기인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20년 동안 꾸준히 태극마크를 달지는 못했다. 통산 A매치 48경기에 출전해 20골을 기록했다.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 이후 한참 동안 대표팀 부름을 받지 못한 박은선은 2022년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의 대표팀에 승선하며 7년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지난해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뛰며 국가대표 생활을 마무리했다.
이날 은퇴식 현장을 찾은 벨 감독과도 인사한 박은선은 “감독님 덕분에 유종의 미를 거둬서 영광스럽다. 월드컵에 세 차례나 출전했는데, 공격수로서 골을 넣지 못해 아쉽다”고 돌아봤다.
한편, 박은선은 위례정보산업고를 졸업한 뒤 WK리그 서울시청에서 주로 활약했고, 이천대교와 구미 스포츠토토 등을 거쳤다. 2014~2015년 러시아 로시얀카에서도 뛰었고, 마지막 소속팀으로 서울시청에서 지난 시즌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2024-03-26 [10:44]
-
'믿는다!' 이재성·손흥민…26일 태국 원정 경기 빛낼까
태국과의 리턴매치를 앞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992년생 동갑내기'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마인츠)의 환상 호흡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임시로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4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 3차전 홈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리고도 동점골을 내주며 1-1로 비겼다.
지난 2월 아시안컵 준결승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 내에서 벌어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손흥민의 물리적 충돌로 팬들의 신뢰가 추락한 상황에서 치러진 경기라 승리가 간절했지만 무승부에 그쳐 아쉬움은 더욱 컸다.
비록 무승부로 끝났지만 동갑내기인 이재성의 도움에 의한 손흥민의 선제골 장면은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에게 큰 위로가 됐다.
태국의 밀집 수비에 막혀 좀처럼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던 대표팀은 전반 42분 페널티지역 왼쪽 구석에서 이재성이 넘긴 컷백을 손흥민이 골 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득점포를 터뜨렸다. 특히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이재성은 후반 29분 조규성(미트윌란)과 교체될 때까지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태국전 히트맵을 보면 이재성은 최전방뿐만 아니라 중원과 측면, 후방까지 빼곡히 자신의 발자취를 남겼다.
이재성의 도움을 받은 손흥민은 자신의 통산 124번째 A매치에서 45번째 골을 뽑아내며 차범근(58골), 황선홍(50골)에 이어 역대 한국 대표팀 A매치 최다 득점 3위 자리를 이어갔다.
현재 대표팀을 임시로 지휘하는 황 감독과의 A매치 득점 격차를 5골로 줄인 손흥민은 올해 안에 '황선홍 뛰어넘기'에 성공할 전망이다.
태국과 3차전에서 골맛을 본 손흥민은 4차전 '리턴 매치'에서 멀티골을 넣어 간격 줄이기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황 감독도 현지에서 취재진과 만나 "손흥민이 빨리 내 기록을 깨야 한다. 더 나아가서는 한국 최고의 기록을 가져야 하는 선수다. 계속 잘해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강한 믿음을 보냈다.
'황선홍호' 태극전사들은 23~25일 현지 적응 훈련과 전술·실전 훈련을 통해 태국과의 리턴매치 승리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월드컵 2차 예선 C조 조별리그 3차전까지 한국은 2승 1무(승점 7·골득실 +8)를 기록하며 태국(승점 4·골득실 +1), 중국(승점 4·골득실 -2), 싱가포르(승점 1·골득실 -7)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번 태국 원정에서 승리하면 한국은 승점 10을 쌓아 최종예선 진출의 '9부 능선'을 넘게 되며, 오는 6월 싱가포르, 중국과 예정된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만 챙겨도 최소 조 2위를 확보하게 돼 최종예선에 나갈 수 있다.
하지만 태국에 덜미를 잡히면 한국은 2차 예선 최종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된다.
태국 원정에 나선 대표팀의 또 다른 화두는 '이강인의 부활'이다. 손흥민과 충돌로 팬들에게 큰 실망을 줬던 이강인은 지난 20일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팬들을 향해 "더 모범적인 사람이 되겠다"는 사과의 말로 고개를 숙였다.
태국과 3차전을 벤치에서 시작한 이강인은 후반 19분 정우영을 대신에 출전했지만, 기대했던 공격포인트를 따내지 못했던 만큼 이번 리턴매치에서는 선발 출전과 득점포 가동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 '늦깎이' 태극마크를 단 주민규(울산)의 2경기 연속 선발 출전 여부도 팬들의 이목을 끈다.
21일 태국전을 통해 역대 최고령(33세 343일) A매치 데뷔 기록을 작성한 주민규는 1차례 슈팅밖에 기록하지 못했던 터라 이번 리턴매치에서 A매치 데뷔골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2024-03-25 [10:41]
-
부산 아이파크, K3 울산시민축구단 ‘승부차기’로 꺾고 코리아컵 3라운드 진출
K리그2 부산 아이파크가 ‘코리아컵’(옛 ‘FA컵’)에서 K3 울산시민축구단을 승부차기 혈투 끝에 꺾고 3라운드에 진출했다. 부산은 다음 달 17일 K리그1 김천상무와 16강 진출을 다툰다.
부산은 24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2라운드에서 연장전까지 120분 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울산시민축구단을 물리쳤다.
이날 부산은 하위 리그팀인 울산시민축구단의 끈끈한 수비에 막혀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에 로페즈와 페신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 막판 부산 박진섭 감독은 공격수 안병준을 투입하는 강수를 두며 더욱 공격의 고삐를 죄었다.
전반을 득점없이 마친 부산은 후반 11분 라마스의 왼발 슈팅이 이선일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38분 천지현의 헤더가 골대 위로 벗어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연장전에 돌입한 뒤에도 두 팀의 득점포는 침묵했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부산은 첫 번째 키커 라마스가 실축을 하며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 하지만 골키퍼 황병근이 상대 3·4번째 키커의 슛을 연이어 막아냈고, 부산의 마지막 키커 안병준이 침착하게 슛을 성공시키며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편, 같은 날 K리그2 부천FC와 수원 삼성은 각각 K3 부산교통공사와 K4 전주시민축구단을 나란히 2-1로 꺾고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지난 23일 열린 나머지 2라운드 경기에서는 K4리그 진주시민축구단이 K리그2 충남아산을 1-0으로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K3리그 팀간 맞대결에서는 조덕제 감독의 FC목포가 창원FC에 1-0으로 승리했다. K3 김해시청은 심민용의 멀티골과 정기운·정상규·조우진의 골로 K4 평택시티즌에 5-1 대승을 거뒀다.
김포FC, 안산그리너스, FC안양, 경남FC 등 나머지 K리그2 팀들은 이변없이 하위 리그팀들을 꺾고 3라운드에 올랐다. 서울이랜드는 승부차기 끝에 K3 대전코레일을 물리치며, 다음 라운드에서 K리그1 FC서울과 ‘서울 더비’가 성사됐다.
한편, 코리아컵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아우르는 한국 축구 최상위 토너먼트 대회로 과거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올해부터 이름을 바꿨다. 대한축구협회는 1996년 대회 창설 이후 FA컵이란 이름을 써왔지만 잉글랜드 FA컵과 명칭이 같은 데다 한국의 축구대회란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아 이름 변경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름뿐만 아니라 진행 방식도 일부 바뀌었다. 그동안 준결승은 단판, 결승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을 주로 채택했지만 올해부터 준결승전은 홈 앤드 어웨이, 결승전은 고정적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단판 승부로 열린다.
2024-03-24 [16:58]
-
'엄지성 결승골' U-23 축구 대표팀, 사우디 1-0 꺾고 결승 진출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2024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U-23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알 무바라즈의 알 파테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 사우디전에서 전반 41분 터진 엄지성(광주)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27일 오전 5시 호주와 대회 결승전을 치른다.
호주는 이집트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1로 이겨 결승에 올랐다.
이번 대회는 다음 달 15일부터 카타르에서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해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의 전초전 성격 대회다.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을 비롯해 호주, 이집트, 이라크, 요르단, 사우디, 태국, 아랍에미리트까지 8개국이 출전했다.
U-23 대표팀을 지휘하는 황선홍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르는 축구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을 맡으면서 이번 대회에 나선 U-23 대표팀은 ‘황선홍 없는 황선홍호’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황 감독을 대신해 명재용 수석코치가 U-23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다.
전반 13분 백상훈(서울)의 중거리포로 공세를 시작한 한국은 전반 23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홍시후(인천)의 오른발 슈팅이 사우디 골대 오른쪽 옆 그물에 꽂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사우디의 반격도 거셌다.
전반 38분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사우디에 프리킥을 내준 한국은 골키퍼 백종범이 수하이브 알자이드의 오른발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 실점 위기를 넘겼다.
다시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41분 엄지성의 득점포가 터지며 승리를 예감했다.
후방에서 투입된 볼이 사우디 수비수에게 맞고 흐르자 배준호(스토크시티)가 잡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뛰어든 엄지성에게 찔러줬고, 엄지성은 오른발 슈팅으로 골맛을 봤다. 엄지성의 득점은 결국 결승골이 됐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한국 선수들은 후반 15분 사우디 선수들과 잠시 감정싸움을 펼치기도 했다. 왼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공중볼을 다투던 살렘 알나지디가 홍시후에게 밀려 광고판 뒤로 넘어졌고, 흥분한 양 팀 선수들이 달려들어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은 후반 28분 안재준(부천)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가는 등 공세를 이어갔지만 추가 득점 없이 한 골 차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명재용 수석코치는 이날 후반 이재욱(울산)을 비롯해 양현준(셀틱), 강현묵(김천 상무), 이강희(경남FC), 황재원(대구)을 차례로 투입하며 선수 기용의 폭을 넓혔다.
2024-03-24 [13:30]
-
‘형님’보다 먼저 태국 꺾은 U-23 대표팀, 파리올림픽 순항 위해 ‘아시안컵 우승’ 절실
한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황선홍 감독 없이 ‘형님 대표팀’보다 하루 먼저 치른 태국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U-23 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 첫 경기에서 태국을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사우디아리비아 알 무바라즈의 알 파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날 태국전에서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조현택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2024 WAFF U-23 챔피언십은 다음 달 15일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해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U-23 아시안컵’의 전초전 성격을 띤 대회다. 한국을 비롯해 호주·이집트·이라크·요르단·사우디·태국·아랍에미리트 등 모두 8개 나라가 출전했다. 조별리그 없이 1차전 승리 팀들이 곧장 4강에 올라 준결승전을 치른다.
한국 U-23 대표팀은 황선홍 감독이 3월 A매치 기간 A대표팀 임시 사령탑을 맡으면서 ‘황선홍 없는 황선홍호’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이날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강현묵이 페널티아크에서 투입한 패스를 골문으로 쇄도하던 조현택이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해 결승골을 터뜨렸다.
대표팀은 같은 날 요르단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1로 이긴 사우디와 오는 24일 오전 5시(한국시간) 준결승전을 치른다.
한편, 2024 파리올림픽 축구 조 추첨이 확정되면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U-23 대표팀이 다음 달 아시안컵에서 우승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1일 2024 파리올림픽 조직위 본부에서 남자축구 조 추첨을 진행한 결과 파리올림픽 출전국 가운데 ‘최다 우승팀’(2004·2008년)인 아르헨티나가 모로코·우크라이나·AFC 3위 팀과 함께 B조로 결정됐다. 1992년 우승한 스페인이 C조(이집트·도미니카공화국·AFC 2위 팀)에 속했고, 1984년 챔피언 프랑스는 A조(미국·뉴질랜드·AFC 4위 팀-기니 플레이오프 승자)로 묶였다. AFC 우승팀은 D조에서 파라과이·말리·이스라엘과 경쟁하게 됐다.
조 추첨 결과만 보면 프랑스와 미국이 포함된 A조가 ‘죽음의 조’, D조가 ‘행운의 조’로 평가된다. D조는 2004년 대회 준우승팀인 파라과이 정도가 난적이다. 따라서 황선홍호가 D조에 묶이려면 AFC U-23 아시안컵에서 우승이 필요하다.
‘올림픽 최다 연속 출전’ 세계기록(9회)을 보유한 한국 남자축구는 이번 U-23 아시안컵을 통해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노린다.
2024-03-21 [11:23]
-
한국 축구 내홍 잠재울 ‘태국 2연전’…손흥민-이강인 ‘속죄의 합작골’ 쏠까
최근 각종 논란에 휩싸인 위기의 한국 축구가 3월 A매치 기간 ‘태국전 압승’으로 반전을 노린다. 경기를 하루 앞둔 공식 기자회견에서 팀워크를 강조한 황선홍 임시감독의 바람대로, 논란의 핵심 이강인이 주장 손흥민과 함께 속죄의 합작골을 터뜨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3차전을 치른다. 26일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4차전까지 단 2경기만 임시로 A대표팀을 이끄는 황선홍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은 단단한 팀워크와 압도적인 승리로 대표팀의 내홍을 해소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 때 무딘 공격력을 감안하면, 스트라이커 출신 황 감독이 태국전에서 누구를 최전방에 세울지 관심사다. 그동안 대표팀에선 조규성(미트윌란)이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 원톱 공격수로 나섰지만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다. 조규성은 지난달 아시안컵 때 1골에 그쳤고, 이후 소속팀에 복귀해서도 페널티킥 두 번 실축 등 부진했다. 국가대표 합류 직전까지 2골을 터뜨렸지만 모두 페널티킥이었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늦깎이 국가대표 주민규(울산)를 원톱으로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1990년생 주민규는 이번 A매치를 앞두고 만 33세에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주민규는 최근 세 시즌 동안 K리그1에서 56골을 몰아치며 2차례 득점왕에 오르는 등 K리그 최고 골잡이로 자리잡았다. 황 감독도 국가대표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3년간 K리그에서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없다. 더는 설명이 필요 없다”며 신뢰를 보였다. 주민규도 이에 화답해 “막내라고 생각하고 머리 박고 간절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주민규가 21일 태국전에서 그라운드를 밟으면 역대 최고령 A매치 데뷔 기록(33세 343일)을 세운다.
승리가 절실한 대표팀의 여건은 녹록지 않다. 18일부터 소집 훈련에 들어갔지만, 유럽파 선수들이 순차적으로 합류하면서 완전체로 손발을 맞춘 건 20일 오후 공식훈련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이날 황 감독은 전반적인 전술 콘셉트를 선수들에게 숙지시키는 수준에서 호흡을 맞췄다.
뒤늦게 합류한 유럽파의 컨디션을 고려하면 1차전에서 국내파를 좀 더 중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감독 입장에서 최상의 멤버 조합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을 고려한다면 손흥민과 이강인이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의 발끝에서 골이 터져, 대승을 거둔다면 그동안 대표팀의 부진과 각종 구설을 일순간에 잠재울 수 있다. 앞서 이강인은 직접 런던까지 날아가 손흥민에게 사과하며 소위 ‘탁구게이트 갈등’을 풀었고, 지난 19일 저녁에도 선후배들 앞에서 ‘공개 사과’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오후 공식훈련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강인이가 모든 선수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뭘 잘못했는지 말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과에는 용기가 필요한데, 강인이가 용기 있는 자세를 보여줘서 선수들이 그 마음을 잘 받아줬다”며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 같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이날 훈련 시작 직전 취재진 앞에 선 이강인도 “모든 분의 쓴소리가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반성을 하는 기간이다”며 “좋은 축구선수뿐만 아니라 더 좋은 사람,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동남아 축구 최강인 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기준으로 한국(22위)보다 79계단 낮은 101위에 위치해 있다. 객관적인 전력은 한국보다 아래지만 2차 예선 상대 중 가장 껄끄러운 팀으로 꼽힌다.
태국은 지난해 일본 출신 이시이 마사타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16강에 진출했고, FIFA 랭킹도 12계단이나 오르는 등 최근 상승세다. 통산 상대 전적은 30승 8패로 한국이 크게 앞서지만,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8강전 패배 등 주요 고비에서 발목을 잡힌 아픈 기억이 있다.
황 감독은 “선수단에 한마음 한뜻으로 준비하자고 얘기했고, 대표팀 동료들과 이강인이 합심해서 풀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내일이 그날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4-03-20 [1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