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의 집에 데려다줄게!… <br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 어떻게?
    문화라이프

    너의 집에 데려다줄게!…
    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 어떻게?

    최근 방영된 tvN ‘캐나다 체크인’으로 인해 유기견 ‘해외이동봉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캐나다 체크인’은 10년 넘게 유기견 봉사를 꾸준히 해 온 이효리가 해외에서 새로운 가족을 찾은 개들을 만나기 위해 캐나다로 떠나는 여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은 일반인들에게는 물론이고 반려인들에게도 생소했던 해외 이동 봉사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 왜 필요할까?집에서 기르는 동물이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명칭이 바뀌고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우리나라 반려동물 양육 인구 1000만 시대에 이르렀다. 양육 인구가 늘어나면서 유기와 학대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유기 동물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부산에서 유기·유실된 동물은 약 6000마리다. 그중 22%가 입양됐으며 5%는 유기동물보호소에 남아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반려동물을 돈으로 사지 말고 유기 동물을 입양하자는 캠페인이 확산되며 이전보다 유기 동물을 입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이 많은 우리나라 주택의 특성상 소형견 위주의 입양이 주를 이룬다. 그중에서도 품종이 있거나 어리고 건강한 동물 위주로 입양이 진행돼 덩치가 큰 대형견이나 질병이 있고 나이가 많은 개, 혹은 믹스종들은 해외로 눈을 돌려 입양처를 찾야야 하는 실정이다. 해외로 입양이 확정된 개들을 새로운 가족이 있는 나라까지 데려다주는 것이 바로 해외이동봉사다.또한 입양뿐만 아니라 개를 직접 본 후 데려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어 해외에 있는 한인들이나 외국인들이 새로운 가족을 찾기 전까지 임시 보호를 해주기도 하는데, 임시 보호처로 데려다주는 해외이동봉사도 있다.■유기견 해외 이동 봉사하는 방법실제로 ‘캐나다 체크인’이 방영된 후 해외이동봉사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동물권자유 너와 한다미 대표는 “방송을 보고 해외 이동 봉사를 하고 싶다고 연락을 준 봉사자도 있고, 또 다른 분은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에 온 개들을 보며 미안하다고 눈물 흘리는 분도 계셨다”고 말했다.유기견 해외이동봉사에 관심이 있다면 평소 관심이 있는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자주 들여다보거나 SNS에 ‘#해외이동봉사’ ‘#유기견이동봉사’ 등을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보통 보호소에서 날짜와 항공사, 도착할 나라를 기재해 놓는데, 항공편 일정이 자신과 일치할 경우 연락해서 신청하면 된다. 동물을 키우지 않은 경우에도 봉사가 가능하다. 개의 티켓 비용이나 검역 서류 등은 보호소에서 준비하니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평소보다 공항에 1시간 일찍 나오기만 하면 된다. 현지 공항에 도착한 후에는 보호소를 통해 받은 검역 서류를 제출하고 수하물에서 개를 찾아 공항에 나와 있는 입양자나 단체에 연계하면 끝이다.무엇보다 해외이동봉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빨리 연락을 해 주는 것이 좋다. 소형견의 경우 기내 탑승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대형견들이 해외입양을 많이 가기 때문에 화물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티켓이 있어도 화물칸에 자리가 없어 4~5개월가량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길어지면 입양이 취소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해외로 보냈다고 끝일까?해외 입양지는 주로 미국과 캐나다가 많다.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새로운 가족을 찾아서 기쁘지만 보냈다고 끝난 것은 아니다. 해외로 간 아이들이 잘 지내는지, 잘 살고 있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지난해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 철교 밑 쓰레기장에서 버려진 진돗개 30여 마리가 구조된 적이 있다. 많은 개가 어디서 왔는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당시 현지에서는 한국에서 유기됐다가 구조돼 해외 입양된 것이 시작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로운 가족을 찾은 개들이 또다시 버려지는 안타까운 현실과 더불어 이를 악용하는 브로커들과 사기꾼들로 인한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한 대표는 “최근 해외 입양을 진행한 외국인 한 분이 진짜 동물단체가 맞냐며 증명을 해 달라고 하더라. 알고 봤더니 입양 공고가 올라온 아이의 프로필을 보고 문의를 했는데, 입양을 원할 경우 500달러를 달라고 했다더라”며 “돈을 입금했지만 연락이 두절됐고, 이 때문에 한국 사람을 못 믿겠다고 했다. 이런 브로커와 사기꾼들로 인해 해외 입양이 힘들어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그러면서 한 대표는 “유기 동물을 입양하는 것도 좋지만, 버려지지 않도록 하는 데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이어 “동물 유기 처벌 강화와 무허가 동물 번식장 단속, 동물 판매업을 할 때도 관련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에게 한해 허가해 주는 등 근본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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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수술은 잘됐는데…<br /> 면역·통증관리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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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 수술은 잘됐는데…
    면역·통증관리는 어떻게?

    암환자는 수술 후에도 다양한 후유증과 부작용을 호소한다. 항암과 방사선치료 등을 거치면서 탈모가 생기고, 식욕이 떨어져 살이 빠지고, 장폐색이 오고, 덤핑증후군으로 소화력이 떨어지고, 갑작스러운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기도 한다.또 암환자들은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끝내고 퇴원해도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재발과 전이를 막고 후속 치료를 맡아 줄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면역력 유지, 통증관리, 식사법 등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도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수술 후 암환자 중점 케어대학병원의 경우 병상 수가 제한돼 있어 암환자라도 대개 수술 1주일 후에는 퇴원해야 한다. 퇴원을 하더라도 간병해 줄 가족이 없어 병원에 더 있고 싶어도 퇴원을 권유받는다. 항암치료도 통원을 하거나 2~3일 입원하는 정도다. 기력 회복을 위한 영양주사와 통증관리를 위한 치료도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영역은 대학병원에서 받을 수가 없다. 암치료에 전념하고 싶어도 여건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최영호 드림나라병원 이사장은 “암환자들은 수술 직후와 항암치료 기간 중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 거기다 수술 이후 관리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없어 우왕좌왕하기 일쑤다. 암환자들을 집중적으로 케어해 줄 필요성을 절감하고 지난해 11월에 암 중점 병원을 개원하게 됐다”고 말했다.드림나라병원은 ‘통합 암치료’를 표방하고 있다. 수술, 항암, 방사선치료로 대표되는 현대의학 표준치료의 부작용을 줄여 주고, 전이와 재발을 억제하는 포괄적인 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술 후 암환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면역력 유지와 통증 관리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이 준비돼 있다. 그리고 수술 후 식이요법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것을 감안해 항암식단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고압산소치료-통증관리와 혈류 개선고압산소치료는 이스라엘 과학자들이 노화시계인 ‘텔로미어’ 길이를 늘려 노화방지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대기압보다 높은 2~4기압의 인위적인 환경에서 99.99% 고순도 산소를 공급해 인체의 산소부족 상태를 개선하는 치료다.전통적인 고압산소요법은 일산화탄소 중독환자에 오래전부터 적용돼 왔다. 연탄가스 중독사고가 발생하면 3시간 이내에 고압산소치료를 통해 신경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수심 깊은 곳을 잠수하는 다이버들에게 흔한 잠수병 치료에도 고압산소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 외에 당뇨합병증인 당뇨발 환자의 치료에 적용되기도 한다.고압산소치료는 다량의 산소 공급을 통해 모세혈관을 잘 돌게 해 줌으로써 통증관리에 특히 효과가 좋다. 통증이 유발되는 원인은 염증 때문인데 혈관이 이완되면서 부종과 염증이 생긴다. 고압산소치료는 혈관수축 기능을 이용해 통증을 적절히 관리해 준다.암환자는 수술 부위의 신경손상으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고, 항암치료 후에 손발의 신경소섬유 손상으로 저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방사선 치료 후에도 조직괴사로 인한 통증이 일어나기도 한다. 고압산소치료는 암환자의 다양한 암성통증은 물론 어깨 등 근골격계 질환의 통증에도 효과가 있다.드림나라병원 안재두 원장은 “우리 몸의 혈액은 저산소 환경에서 암세포가 활성화되는데 고압산소를 제공함으로써 암의 전이를 예방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세포재생 효과도 있어 신생혈관을 만들어 혈류장애를 개선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고압산소치료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드림나라병원에서 운영 중인 고압산소체임버는 11인 다인용으로 최신형, 최고급 사양의 자동화 장비다. 면역력 개선과 체내 독소 제거 기능이 뛰어나 유럽과 일본 등에서 다양한 질환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고주파온열치료-암세포 선택적 공격고주파 온열치료는 암세포가 열에 약하다는 원리를 이용해 암세포를 직접 궤멸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13.56㎒ 고주파를 활용해 종양조직에 42~43도의 열에너지를 가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사멸시킨다.온열요법에는 몸 전체를 데우는 전신 온열요법과 암이 있는 부위에만 열을 가하는 국소 온열요법이 있다. 전신 온열요법은 혈액순환 촉진, 면역 증강, 근육 이완, 통증 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 국소 온열요법은 암세포의 세포막을 손상시켜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파괴하는 효과가 있다.안재두 원장은 “암세포는 고온에서 취약하다. 온열치료는 표피 온도는 올리지 않고 안쪽의 심부 온도를 올리기 때문에 정상세포의 손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혈액암보다는 종양이 있는 고형암에서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면역력 강화요법과 항암 식단입원 환자들에게 항암치료 후에 체력을 키워 주는 면역치료 요법도 다양하다.면역증강제 자닥신은 우리 몸의 흉선에서 추출한 물질(사이모신 알파원)로 면역력을 증강시켜 주고 항암 부작용을 줄여 준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특별한 독성과 부작용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그 외에 겨우살이 추출액인 미슬토를 이용한 주사요법과 고용량 비타민C 요법도 부작용이 거의 없는 대체 면역요법이다.암재활과 회복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건강한 식단이다. 드림나라병원에서는 완제품이나 가공식품을 배제하고 당일 입고된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다. 환자별 질환별로 맞춤 식단이 제공된다.전체 병실에 세라믹 음이온 활성수가 공급돼 입원 환자들의 호응이 좋다. 활성수로 온욕을 하면 체외 배출이 어려운 중금속 등 각종 불순물이 열린 모공을 통해 배출된다. 물분자 크기가 작아 세균 제거 효과와 피부·모발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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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콤한 낙지도, <br />부드러운 치즈도 홀린 <br />‘동래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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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콤한 낙지도,
    부드러운 치즈도 홀린
    ‘동래아들’

    일본에서 사케 전문가로 활동한 한국인. 뒤늦게 우리 술에 빠져 고향 부산으로 돌아온 청년. 수많은 시도 끝에 완성한 막걸리로 ‘대상’까지 받았고, 이제는 한국의 양조 문화를 세계에 알리려 한다. 부산의 한 주택가에서 태어난 ‘동래아들’ 이야기이다.■돌고 돌아, 우리 술에 빠지다부산 동래구의 한 주택가에 있는 빛바랜 타일 외벽의 3층짜리 건물. 전통주 양조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지만, 부산 대표 술로 떠오른 ‘동래아들’ 막걸리가 탄생한 곳이다.양조장 ‘기다림’ 조태영(41) 대표에게 동래아들은 ‘부캐’(또 다른 캐릭터) 혹은 분신 같은 술이다. 20년 동안 술을 공부해 온 세월의 무게와 경험치, 전문성이 한 병 한 병 고스란히 담겨 있다.갓 불혹을 넘긴 청년 양조인이지만 술 관련 경력은 여느 장인 못지않다. 20대 초반 술을 공부하러 일본으로 건너갔고 바텐더와 소믈리에, 일본 전통주인 사케 전문가로도 활동했다.“일본에선 바텐더를 굉장히 품격 있는 전문직으로 여겨요. 60대에도 활동하는 바텐더가 있을 정도죠. 사케 전문가 자격증을 따서 현지인을 가르쳤는데, 한국인 강사라 그런지 더 좋아했던 것 같아요.”부지런히 유럽 와이너리를 오가며 와인 공부도 하는 등 정신없이 술에 빠져 지내던 조 대표에게 우연히 새로운 술이 찾아왔다. 2011년 서울에서 열린 한 전통주 행사에 참석했다가 전통 방식으로 제대로 빚은 우리 술을 맛본 것이다.“소곡주처럼 올드한 느낌의 술이었는데, 와인 같기도 사케 같기도 한 게 오묘했어요. 뭔가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에 독학으로 우리 술을 빚기 시작했죠.”맥주·사케·위스키까지 홈브루잉(자가양조)을 하던 그였지만 막걸리 양조는 처음이었다. 숙취가 심한 체질이 외려 도움이 됐다. 정통 발효법으로 막걸리를 빚었더니, 마신 다음 날 전혀 숙취가 없었다. ‘기존 막걸리는 왜 숙취가 심할까’ ‘지레 막걸리를 기피하는 사람들에게 숙취 없는 맛을 보여 줄 방법은 없을까’ 물음은 꼬리를 물었고, 결국 해결책을 찾아 창업을 결심했다.■옥동자 ‘동래아들’이 탄생하기까지2011년 한국으로 돌아온 조 대표는 우리 술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관련 지식과 경험이 무르익었을 무렵 동래구 사직동 주택가에 1인 스타트업 ‘제이케이크래프트(JKCRAFT)’를 차렸다. 양조장을 제조 공장처럼 운영하기 싫어 선택한 장소였다.“일본에선 300~400년 된 양조장이 집 근처에 있어요. 우리나라도 옛날엔 ‘가양주’ 문화가 있었잖아요. 양조를 제조가 아닌 문화로 보고 색다른 공간에서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처음 가보는 길인 만큼 걸림돌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지역특산주 면허로는 부산 1호인 데다, 주택가에 양조장이 들어선 전례가 없다 보니 행정기관의 허가를 받기까지 무려 1년이 걸렸다.긴 기다림 끝에 2015년 양조 허가를 받은 제이케이크래프트는 이듬해 첫 번째 술 ‘기다림34’를 선보였다. 발효부터 숙성까지 100일이나 걸리고, 가격도 1만 2000원으로 당시로선 선뜻 지갑을 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맛을 보고 만족스러워하다가도 가격을 얘기하면 다들 손사래를 쳤어요. 초창기엔 국내 영업이 힘들어 술을 메고 일본으로 다녀야 했죠. 후쿠오카 일식당 등 20여 곳에 ‘라이스 와인(Rice Wine)’이라 홍보하며 판매를 했어요.”‘기다려온’이란 브랜드로 비누·샴푸·트리트먼트 등 발효 제품도 출시하며 사업을 확장할 무렵, 조 대표는 안주하지 않고 또 한 번 도전에 나섰다. ‘기다림34’ 생산을 전면 중단하고 좀 더 대중적인 술 개발에 나선 것이다.기다림에 담긴 초심과 철학을 그대로 가져와 2019년 양조장 ‘기다림’을 만들었고, 1년 뒤 첫 작품 ’동래아들’ 막걸리를 선보였다. “기다림 막걸리가 와인을 만들 듯 제가 제일 잘하는 공법으로 빚었다면, 동래아들은 음료수처럼 만들었어요. 누구든지 편하게 마실 수 있기를 바라면서요.”■호불호 없는 음료수처럼 빚은 술부산 강서구 해포도 쌀로 빚은 동래아들 막걸리는 하얀 빛깔부터 시선을 끈다. 병을 잘 흔들어 투명한 잔에 따르면 술인지 우유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맛 또한 막걸리스럽지 않다. 산미가 거의 없고, 목 넘김은 우유나 요구르트처럼 부드럽다. 하얀 바탕에 파스텔톤 하늘색으로 디자인한 술병 라벨과 딱 어울리는 이미지의 맛이다.막걸리란 술 특유의 개성을 옅게 해, 외려 개성 있는 막걸리로 거듭난 느낌. 날카로운 산미를 부드럽게 다듬기 위해 일반적으로 잘 쓰지 않는 범주의 누룩과 미생물을 사용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전통주를 빚을 때 누룩을 바꾸는 건, 마치 요리사가 쓰던 칼을 바꾸는 것과 같아요. 직원들도 굉장히 의아해했죠.”사실, 동래아들 막걸리는 2020년 말 출시 이후 8차례 맛의 변화가 있었다. 조 대표는 직원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미세한 변화를 주면서 지금의 동래아들을 완성했다. 꾸준히 작은 변화를 시도한 이유는 맛의 균질함, 즉 품질 때문이다.“한국의 전통적인 양조 방식은 불안정한 측면이 있어요. 10여 년 전 막걸리 세계화 붐이 일었다가 실패한 이유도 품질 때문이었어요. 외국인들에게 할머니 손맛을 얘기하면 안 통하거든요. 수제의 감성을 가지면서도 발효는 과학적이어야 합니다.”조 대표는 안정적인 발효를 위해 밑술 단계에서 젖산을 활용하는 기초 작업을 추가했다. 덕분에 밑술에 덧술을 더한 이양주이면서도, 세네 번 빚은 삼양주·사양주 같은 깊이감이 있다.균질한 맛을 향한 집념은 결국 우리 술 전문가들의 인정을 받았다. 지난해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대기업 국순당과 함께 ‘대상’(탁주-생막걸리 부문)의 영예를 안았다.조 대표는 더 높은 단계의 품질 안정화를 위해 스마트 팩토리처럼 양조 공정을 시스템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같은 프로 끓이면 똑같은 맛이 나는 라면처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빚어 똑같은 술맛을 낼 수 있는 공정을 개발해 양조를 업으로 하려는 이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다.조 대표의 더 큰 꿈은 우리나라 양조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일이다. 그 첫걸음으로 부산지역 대표 맛집 중 하나인 ‘원조 안경희 개미집’과 손을 잡았다. 양조장과 음식을 결합한 커뮤니티 공간을 상반기 중 부산에 선보이고, 하반기엔 일본 오사카에 2호점을 열 예정이다.■부드러움과 매콤함, 극과 극의 조화우유와 치즈가 만나면 느끼할 수 있지만, 우유 같은 동래아들 막걸리와 치즈는 멋진 마리아주(궁합)를 이룬다. 부드러움과 부드러움이 만나 한층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느낌이다. 치즈가 듬뿍 들어간 피자류도 동래아들과 곁들이기에 좋다.동래아들의 부드러움은 정반대로 매운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50년 역사의 ‘원조 안경희 개미집’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 메뉴인 낙곱새는 신선한 재료와 특유의 매콤한 양념으로 입맛을 돋운다. 낙지는 한국산과 가장 맛이 비슷한 중국산 중에서도 최고 등급을 매달 샘플 테스트를 통해 엄선한다. 큼지막한 한우곱창은 당일 도축장에서 공수해 오는데, 곱창에 반해 찾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현재 동래아들 막걸리는 온라인과 메가마트 동래·남천점, 보틀숍과 일부 주점에서 판매하며 개미집 같은 일반 식당에선 맛볼 수 없다. 동래아들과 개미집이 합작하는 커뮤니티 공간이 그래서 더 기다려진다.글·사진=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기자들의 시음평]▶김희돈 스포츠라이프부 부장“요구르트 약간 섞은 우유맛. 막걸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남형욱 디지털미디어부 기자“달콤한데 끝맛은 상큼. 치즈와 함께 마시니 서로 잘 섞인다.”▶이상배 디지털미디어부 기자“탄산이 없어 부드러움에 부드러움을 더한다. 와인향이 난다.”▶이지민 디지털미디어부 에디터“묵직하고 무거운 느낌인데, 달달해서 술술 잘 넘어간다.”[전문가의 맛 코멘트]▶이지민 대동여주도 대표“초창기 동래아들이 정겨운 동네 토박이 같은 느낌이라면 지금의 동래아들은 좀 더 대중성 있게, 마시기 편하면서도 산뜻함이 더해졌다. 곡물의 질감도 적당히 느껴지면서 담백하며, 밀키한 느낌에 요구르트의 새콤함과 싱그러움이 더해져 맛있는 막걸리가 탄생한 느낌. 치즈 무스 케이크, 화이트 롤케이크, 생크림 케이크 등과 함께 맛보면 완벽한 디저트 페어링이 완성될 것 같다.”-제품명 : 동래아들 막걸리-양조장 : 기다림(부산 동래구)-내용량 : 750mL-알코올 : 6.0%-원재료 : 정제수·쌀·누룩·젖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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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서로운 기운 넘치는
    산청에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가고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가슴속 무거운 시름은 덜어 내고 행복한 일들로 채울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한 해의 첫머리,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 여행은 어떨까? 뒤로는 남서쪽 지리산과 북동쪽 황매산이 감싸며 앞으로는 남강과 접하는 배산임수의 명당, 길운이 들어와 대운이 열리고, 산 좋고 물 좋아 몸과 마음이 절로 위로되고 정화되는 곳, 상서로운 고장 산청으로 향했다.■한방의 건강한 기운 품은 ‘산청 동의보감촌’경남 산청군 금서면에 있는 동의보감촌은 왕산과 필봉산 아래 널찍이 자리잡은 산청군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다. 산간 오지였던 산청을 전국적으로 알린 곳이기도 하다. <동의보감>은 조선시대 의관 허준이 중국과 조선의 의서를 집대성해 1610년에 저술한 의학서다. 동의보감과 무슨 연관이 있길래 동의보감촌이라는 이름으로 관광지를 만들었을까. 이곳은 원래 고령토 폐광 지역이었다. 예부터 약초로 유명했던 산청군은 테마가 있는 관광산업을 키워 보고자, 소설 <동의보감>과 드라마 ‘허준’에서 실존 인물인 허준과 허준의 스승으로 묘사된 가상의 인물 유의태를 활용해 한의학과 약초를 테마로 2008년 동의보감촌을 개장했다. 이후 한방자연휴양림과 치유의숲, 산약초체험단지 등을 잇따라 조성하며 현재 그 부지만 해도 약 70만 평에 달한다.동의보감촌이 산청을 알리는 대표 관광지가 된 건 정부가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과 유네스코 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해 2013년 개최한 ‘2013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통해서다. 엑스포 기간 방문객이 216만 명으로 국내에서 열린 지역 엑스포 중 방문객이 가장 많았다. 산청군은 10년 만인 올해 9월 15일부터 10월 19일까지 ‘2023 산청세계전통의약항노화엑스포’를 개최한다. 올해 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한방항노화힐링·웰니스관광 1번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엑스포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행사 장소인 동의보감촌을 새 단장하고 있다. 영산인 지리산 자락에 깨끗한 공기와 물을 기반으로 자생하는 1000여 종의 약초에 얘깃거리를 입혀 지역의 관광 자원으로 십분 활용한 산청군의 노력이 가상하다.■한방기체험장으로 가면 좋은 기운이 ‘팍팍’동의보감촌은 엑스포주제관, 산청한의학박물관, 산청약초관과 같은 상설 전시관과 한방테마공원, 약초테마공원 등 야외 시설, 숙박이 가능한 한방자연휴양림, 허준순례길 1·2·3코스 등 숲길 걷기 코스로 구성돼 있다.동의보감촌 주차장에서 나서면 도로가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으로 가면 산청한의학박물관, 산청약초관, 한방기체험장을 지나 한방자연휴양림까지 닿는다. 왼쪽으로 가면 엑스포주제관과 한방테마공원을 거쳐 산청한방가족호텔과 동의본가, 한방자연휴양림까지 이어진다. 큰 도로로 일주할 수 있게 돼 있어 차로 동의보감촌 전체를 둘러봐도 되지만, 여유롭게 소소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챙기려면 도보 일주를 추천한다. 걸어서 모두 둘러보는 데는 2~3시간 정도 걸린다.동의보감촌의 진면목을 보려면 엑스포주제관과 산청한의학박물관에 먼저 들러야 한다. 한의학의 역사와 세계인의 문화유산이 된 <동의보감>에 대해, 그리고 전 세계 전통의약에 대해 공부할 수 있다. 엑스포주제관과 산청한의학박물관 연결로 서쪽으로는 커다란 황금빛 거북 조형물인 황금장수거북이 눈에 들어온다. 거북 조형물 중에서는 세계 최대 크기라고 한다. 예부터 황금색은 부귀를, 거북은 장수를 뜻한다고 한다. 만지면 부귀와 장수를 일거양득할 수 있다는 말에 거북을 어루만지는 관람객들이 심심찮게 보인다.한방테마공원과 약초테마공원은 산책하기 좋다. 한방테마공원에는 거대한 곰과 호랑이 조형물이 있다. 단군 신화에서 사람이 되기를 원하는 곰과 호랑이에게 환웅이 쑥과 마늘을 준 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한의약 처방이었다는 발상에서 조형물을 만들었다니 흥미롭다.한방테마공원에서 한방기체험장 앞 초객정까지는 산책로가 있다. 허준순례길 1~3코스이자 오장육부 테마길이다. 오장육부 테마길은 산책로마다 오장육부 이름을 붙였다. 안내판에는 각 장기에 좋은 약재를 소개하고 있다. 산책로 곳곳에는 ‘산약초를 채취하지 맙시다’라는 경고문이 보인다. 동의보감촌 일대에 자생하는 약초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란다.동의보감촌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단연 한방기체험장이다. 한방기체험장에는 3개의 돌이 있다. 귀감석, 석경, 복석정 이렇게 3석이다. 3석은 배산임수의 명당 산청에서도 가장 좋은 기운이 집중된다는 명당 중의 명당에 있어 3석에 머리를 대고 기도를 하면 큰 병이 낫고, 임신이나 승진과 같은 대운을 얻는다고 한다. 산청 출신의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은 1년에 한 번 귀감석을 찾아 좋은 기운을 얻은 덕에 승승장구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나 찾았다고 한다. 거북 등 모양의 귀감석에 담긴 얘기도 재밌다. 아이를 갖지 못했던 부부가 황매산에 있던 큰 돌에 기도를 한 뒤 아이를 가졌고, 이후 그 돌이 좋은 기운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한다. 127톤이나 된다고 하니 길운의 무게감이 묵직하다.한방기체험장 바로 옆에는 출렁다리인 ‘무릉교’가 있다. 210m 길이의 출렁다리에 올라서면 발 아래로는 필봉산 숲이, 북동쪽으로는 멀리 황매산의 웅장한 자태가 한눈에 들어온다.■성철 스님과 조식 선생의 발자취를 찾아서산청이 배출한 인물도 많다. 현대 불교 최고의 고승인 성철 스님과 실천 유학을 강조한 조선 중기 대표적인 유학자 남명 조식 선생, 중국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가져와 목화 재배와 보급에 기여한 고려 말기 문신 문익점 등이다. 산청을 찾았다면 그들의 발자취를 뒤따라가 보는 것도 좋은 역사 여행이다.산청군 단성면에 자리한 겁외사는 성철 스님의 무소유 정신이 깃든 불교의 성지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성철스님의 대표적인 법문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 봤을 법하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절’이라는 뜻의 겁외사는 스님을 추모하고 뜻을 기리는 사찰이다. 대웅전에는 한국 수묵화의 대가 김호석 화백이 그린 성철 스님 진영이 걸려 있고 외부에는 스님의 출가, 수행, 설법, 다비식 장면 등을 묘사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겁외사 가장 안쪽 성철 스님의 생가터에는 생가를 복원해 놓았다. 안채에는 성철 스님이 해인사 백련암에서 생활했던 방이 그대로 재현돼 있다. 생가터에 있는 포영당에는 성철 스님이 평소 수없이 손질해 입은 두루마기와 고무신을 비롯해 평소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소장 도서와 메모지, 유필 자료 등이 전시돼 있다. 노창운 문화관광해설사는 “기워 입은 흔적이 많은 스님의 두루마기는 성철 스님의 검소함과 무소유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유품”이라고 설명했다.겁외사에서 차로 15분 정도 달리면 덕천서원이 있다. 남명 조식 선생의 제자들이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설립한 서원이다. 덕천서원에서 차로 3분 정도 거리엔 산천재가 있는데, 산천재는 조식 선생이 생의 후반부를 보내며 학문을 연구하고 제자를 양성했던 곳이다. 조식 선생은 퇴계 이황과 함께 조선 영남학파의 쌍두마차였다. 실천을 강조하고 사회 현실과 정치적 모순을 비판한 그의 학문은 제자들에게도 이어졌고, 굳건한 선비 정신은 임진왜란 때 의병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문익점이 장인 장천익과 중국에서 가져온 목화를 시험 재배했던 목면시배유지도 가까운 곳에 있다. 전시관에 들르면 어느새 우리나라 의복 혁명의 출발점에 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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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세기 말 이후 <br />한반도와 일본열도 <br />‘역동적 관계’의 산물
    문화라이프

    5세기 말 이후
    한반도와 일본열도
    ‘역동적 관계’의 산물

    고대사에는 한반도와 일본열도를 아우른 백제-가야-왜의 축이 있다고 했다. 5세기 후엽~6세기 전반 이 축의 새로운 현상으로 한반도 중부 이남에 50~60년간 왜계 고분이 돌연 등장했다가 사라진다. 문물이 오가다가 사람이 들어와 정치·경제적 활동까지 한 것이었다. 이때의 왜계 고분은 200년간(4세기 중엽~6세기 중엽) 왜가 한반도 남부를 경영했다는 억지 논리의 임나일본부설과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만들어졌다.왜계 고분은 크게 3곳에서 확인되는데 △백제의 공주·부여 △영산강 유역 △가야 권역이 그것이다. 그중에는 한반도 남부 재지 세력이 왜와의 교류 속에서 만든 ‘창출형 왜계 고분’도 있는데 요컨대 50~60년간의 왜계 고분은 당대 한반도와 일본열도의 역동적인 관계를 보여준다.먼저 백제 공주·부여의 왜계 고분은 특이한 역사적 사실과 관련된 것으로, 야마토 정권과 백제의 돈독한 관계를 보여준다. 공주·부여에서 확인된 왜계 고분은 9곳, 39기(공주 33기, 부여 6기)다. 이들 고분은 규슈 북부 세력인 쓰쿠시국(筑紫國)의 500명이 동성왕 즉위 때 호위 군사로 백제에 들어왔다는 〈일본서기〉 기록과 관련된다. 여기에 얽힌 역사적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개로왕의 동생 곤지(461년 일본 파견)가 일본에 15년여 사신으로 머물면서 낳은 아들이 동성왕이었다. 일본에 머물던 동성왕은 479년 백제의 혼란 상황 속에서 귀국해 즉위하는데 이때 야마토 정권이 규슈 쓰쿠시의 500명을 호위 군사로 딸려 보냈다는 것이다. 이들 호위 군사의 사후 무덤이 공주·부여에서 확인되는 왜계 고분, 즉 규슈계 횡혈묘라는 것이다. 이들은 한두 세대를 거쳐 백제화됐기 때문에 더 이상 왜계 고분은 조성되지 않았다.야마토 정권이 규슈의 쓰쿠시 군사를 징발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일본열도의 5세기는 제2의 도래인 시대였다. 400년 금관가야의 타격 이후 한반도 남부 가야에서 일본열도로 많은 이들이 넘어가 일본 고대사를 충격했다. 그 결과, 긴키 지방의 야마토 정권은 더욱 강력해졌다. 하지만 야마토 정권이 절대 권력에 이른 건 아니었다. 아직 각 지역 수장 연합 체제의 대표자라는 성격이 짙었다. 야마토 정권이 동성왕 즉위 때 쓰쿠시 군사를 징발한 것은 규슈 세력을 누르기 위한 전술의 일환이었다.특히 일본열도 지역 수장 중 강력한 세력을 형성한 곳이 규슈였다. 규슈는 한반도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고 소화한 최첨단 위치라는 점에서 세력이 강대했다. 물론 규슈에는 가야계 도래인도 많았을 것이다. 야마토는 규슈를 통제하려 했고, 규슈는 자율적 활동을 계속하려 했다. 이런 규슈 세력과 한반도 남해안 일대가 역동적 교류로 연결됐던 것이다. 그것의 표현이 가야 권역과 영산강 유역에서 확인되는 왜계 고분이다.과연 왜계 고분들은 규슈 계통 무덤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특히 왜계 고분은 군집으로 조성되지 않고 교류 거점인 수계를 따라 따로따로 조성됐다. 왜계 고분은 가야 권역 6기, 영산강 유역 18기 등 대략 24기가 확인된다. 많게는 31기로 보기도 한다.가야 권역 6기는 당시 가야 정세를 반영한다. 400년 고구려 남정 이후 금관가야의 낙동강 하구가 위축됨에 따라 새로 부상하던, 소가야 권역의 경남 서부해안과 아라·비화가야 인접의 낙동강·남강권에서 확인되는 것이다. 왜계 고분은 고성 거제 사천(2) 의령(2)에서 확인됐다. 의령 2곳은 낙동강·남강 변이고, 다른 4곳은 남해안으로 모두 수계, 뱃길과 연결된다. 이들 왜계 고분은 뱃길을 유인하는 표식처럼 돌을 쌓은 즙석(葺石)의 독특한 외관에다가 잘 보이는 위치를 잡았다.이중 가장 주목을 끄는 왜계 고분이, 기존에 ‘거제 장목 고분’으로 알려진 ‘거제 농소리 고분’이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거가대교 인근의 거제 농소리는 일본 규슈와 한반도 남해안을 잇는 관문 거점 지역이다. 왜계 고분에 묻힌 이가 왜인이냐, 재지인이냐, 논란이 많은 가운데 이 농소리 고분만은 규슈 왜인이 묻혔을 것으로 유일하게 의견 일치를 보인다. 무덤과 유물 계통을 따질 때 한반도 남부와 규슈 지역을 연결하는 해상교역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왜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가야 권역의 왜계 고분 대부분은 재지적 요소와 결합한 고분이라는 주장이 많다.영산강 유역의 경우, 왜계 고분 총 18기(많게는 23기) 중 특이하게 일본의 전형적인 전방후원분 15기가 확인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석은 여럿이다. 그중 동성왕을 옹립한 호위 무사들이 임무를 다한 뒤 영산강 유역에 내려가 지역 견제 역할을 한 이후의 무덤이라는 설이 있다. 하지만 반대로 영산강 유역의 마한 세력이 475년 개로왕 전사 이후 백제 혼란기에 성장 기회를 맞으면서 규슈 세력과 정치적 교류를 통해 독자성을 표방한 상징물이라는 해석이 유력하다. 마한 재지 세력의 독자성 표방이 왜계 고분으로 표현됐다는 것이다.정리하자면, 5세기 후엽~6세기 전반 왜계 고분은 백제-마한-가야-규슈 세력-야마토 정권, 이라는 5자의 역관계 속에서 백제 왕권과 야마토 왕권의 관계가 긴밀해지는 가운데 가야-마한-규슈 세력이 남해안 일대에 역동적인 교류 공간을 펼친 증거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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