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0만 달러 시계에 애완동물, <br />아기까지 객실에 두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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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0만 달러 시계에 애완동물,
    아기까지 객실에 두고 떠난다

    이른 새벽에 일어난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항공기 환승 때문에 일찍 호텔에서 나가야 한다. 서두른 덕분에 다행히 항공기 시간을 맞추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런데 아뿔싸! 호텔 객실에 휴대폰 충전기를 두고 왔다. 비싼 물품은 아니지만 최신형이어서 아깝지 않을 수 없다.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어떤 물건 두고 가나호텔에 소지품을 두고 체크아웃하는 고객은 생각 외로 많다. 전체 호텔 숙박객 중 20%가량이 물건을 놔두고 호텔에서 나간다고 한다. 물건을 빠뜨린 고객 연령은 다양하다. 나이가 많아서 기억력이 떨어지는 고령층은 물론 젊은 사람도 적지 않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라 침착성과 치밀성이다.호텔 고객이 떠나면서 가장 많이 흘리고 떠나는 물건은 의류다. 침대 이불 사이에 숨어 있거나, 옷장에 걸려 있거나, 욕실 수건 사이에 뭉쳐져 있는 경우가 많다. 휴대폰 등 전자기기 충전기와 화장품, 욕실용품, 서류도 빠뜨리기 쉬운 물품이다. 여권을 두고 가는 바람에 공항에서 발이 묶인 사람도 더러 있다.비싼 보석류를 놓고 가는 고객도 있다. 호텔 예약 전문 사이트인 호텔스닷컴이 지난해 세계 각국 호텔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객이 흘리고 간 물품 중 가장 비싼 것은 600만 달러(약 86억 원)짜리 시계였다. 애완동물은 물론 가끔 갓난아기를 홀로 두고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러 버리고 간 것인지, 실수로 놔둔 것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물론 고급 물건이나 애완동물의 경우 거의 100% 고객에게 돌아간다. 물론 아기도 마찬가지다.■물건을 잘 챙기는 요령물건을 객실에 두고 떠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숙박하는 동안 물건을 잘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 호텔 방에 들어가면 먼저 각종 물건을 어디에 놓아둘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게 필요하다. 의류는 옷장에 걸거나 여행용 가방 안에 그대로 두고, 화장품은 욕실에 갖다 놓고, 서류와 노트북컴퓨터 등은 책상이나 테이블에 올려 두는 식이다. 종류별로 두는 위치를 달리해야 나중에 다시 짐을 쌀 때 헷갈리지 않는다.짐을 꾸려 객실에서 나갈 때에는 여행용 가방을 문 앞에 둔 뒤 한 번 더 방 곳곳을 살펴봐야 한다. 개인금고와 냉장고 안, 테이블 위아래를 훑어보는 것은 물론 침대 이부자리도 들쳐 봐야 한다. 욕실에 놔둔 것은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그래도 두고 왔다면호텔에 물건을 두고 왔을 경우 단계적으로 차근히 대응해야 한다. 먼저 놔두고 온 물건이 무엇인지, 어디에 둔 것으로 생각되는지 등을 정리해야 한다.상황 파악을 마치면 가능한 빨리 전화나 이메일로 호텔에 연락해야 한다. 물건 회수 여부는 시간에 달렸다는 게 호텔업계의 설명이다.호텔과 연락이 닿으면 상황을 설명하고 두고 온 물건 종류, 모양, 두고 온 것으로 추정되는 위치 등을 상세히 알려야 한다. 대부분 호텔은 분실물을 우편이나 택배로 보내 준다. 어떤 호텔은 무료로 보내 주지만 발송요금을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곳도 있다.■호텔은 어떻게 대응하나호텔마다 대응 방법은 다르지만 공통점도 있다. 고객이 객실에 물건을 놔두고 가더라도 호텔은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고객의 사생활 및 개인정보 보호 정책 때문이다. 호텔은 대개 고객 연락처를 알지만 다른 사람이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전화를 걸지 않는다.호텔은 객실에서 물건을 발견하더라도 고객 연락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때까지는 물건을 분실물 보관소에 넣어 둔다. 각 호텔은 분실물 관리 규정을 갖고 있다.결혼반지 같은 경우는 아주 장기간 보관하지만 대부분 물품은 1~6개월 정도만 보관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 이후에는 분실물을 발견한 직원에게 나눠 준다. 상하기 쉬운 식품은 24시간이 지나면 처분한다.일부 호텔에서는 고객이 체크아웃할 경우 두고 가는 물건이 없는지 꼼꼼히 물어본다. 체크리스트 용지를 꺼내 하나씩 살피면서 점검하는 호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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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릴수록 적자?
    그래도 환자는 무조건 살린다"

    지난해 새해 벽두, 부산 가덕도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야당 대표가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한 사건으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른 적이 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아주대병원과 함께 매년 보건복지부 평가에서 1, 2위를 차지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외상 전문 치료기관이다. 치료 성적과 시설 면에서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난 권역외상센터를 외면하고 서울행을 감행한 당시의 결정을 두고 의료계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다.외상센터를 무대로 한 메디컬 드라마 ‘중증외상센터’가 요즘 인기다. 지난달 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후 OTT 통합 콘텐츠(키노라이츠) 랭킹 1위와 비영어권 프로그램 글로벌 1위에 오르며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에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웹툰을 원작으로 해서 인지 비현실적인 판타지에 가깝다. 의사가 헬기에서 레펠을 타고 내리거나 환자 이송 중에 뇌압강하술을 시도하기도 한다. 응급 환자들이 병원으로 이송 중 사망하거나 수술 중에 사망할 수도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모든 환자들이 기사회생한다. 의사가 아니라 초인 수준의 마블 히어로다.지금은 전국적으로 중증외상센터가 활성화 되어 있는 상황인데 드라마에서는 중증외상센터가 갓 출발하는 상황을 가정해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 현재와는 차이가 있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이끌었던 이국종 교수를 모델로 한 작품이니 간격이 10년 이상이다. 그럼에도 중증외상센터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기본 인식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중증외상 치료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외상 의사에 대한 처우 등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라는 점에서 드라마와 현실은 판박이다.‘사람을 살릴수록 적자다.’ 드라마의 무대가 되고 있는 대학병원의 경영진이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환자 진료를 잘 하는데도 적자가 쌓인다니 지독한 아이러니다. ‘외상센터가 우리 병원을 말아먹는다’는 표현까지 나온다. 왜 그런가.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외상외과 김재훈 교수는 “외상센터는 환자를 많이 보면 볼수록 손해가 더 커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외과 파트 수가의 원가 보전율이 80%가 안 되기 때문에 수술을 많이 해도 운영이 어려운 게 현재의 상황이다. 인건비가 낮은 전공의들을 동원해 억지로 원가를 유지하고 있어서 그나마 버티는 것이다”고 말했다.산부인과, 소아과, 응급의료 파트 등과 같은 필수의료 분야가 제대로 된 대접을 못 받고 있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필수의료 중에서도 최일선에 있는 외상센터에 대한 수가 조정 역시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현재의 의료대란 사태가 바닥 없는 늪에 빠진 상태라 필수의료 분야의 개혁을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김 교수는 외상센터 진료 영역은 행위별 수가제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행위별 수가제를 통해 개별 의료행위별로 가격을 묶어 놓게 되면 외상센터처럼 24시간 모든 직원과 시스템을 돌려야 하는 곳에서는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김 교수는 “현재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는 일반 병실 82개, 중환자실 42개에 16명의 전담 전문의가 배치되어 24시간 순환 근무를 하고 있다. 응급환자가 하루에 1명 오더라도 외상센터의 모든 시설과 장비는 항상 똑같이 돌아가야 된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 잣대를 들이대면 운영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일본의 경우는 환자로부터 받는 진료비 외에도 지자체에서 매년 일정한 지원금을 통해 적자를 보전해 주고 있다. 필수의료의 중요성에 대한 확실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권역외상센터에 대한 인건비는 지원하고 있지만 겨우 적자를 면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권역외상센터의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면하기 위해서는 국가책임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김 교수는 “향후 외상센터 시설이 노후화될 것이고 병원 차원에서는 투자 여력이 없기 때문에 10년 정도가 지나면 외상센터가 사라질 수도 있다. 최근에 외상센터 인건비 상향 조정이 논의된 적이 있는데 크게 나아진 게 없다”고 지적했다.필수의료에 대한 개혁이 지체되면서 외상센터에 근무하는 의료진들의 처우 개선도 하세월이다. 외상센터 의료진들은 병원급에 종사하는 동료 의사들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급여를 받으면서 열정만 강요당하고 있다. 그 와중에 외상센터 의료진의 이탈이 지금도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권역외상센터는 교통사고, 추락 등에 의한 다발성 골절 및 대량 출혈이 동반된 중증환자 위주로 치료한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즉시 초기 처치를 포함한 소생술과 응급수술, 중환자 치료 등을 담당한다. 외상외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교수가 외상팀을 구성해 365일 상주하고 있다. 김 교수는 2011년 권역외상센터의 개원 멤버로 합류한 외상외과 베테랑이다. 지난해 초 이재명 대표 피습사건 때 주치의를 맡기도 했다.외상센터의 경쟁력은 ‘예방가능 사망률’을 기준으로 판가름된다. ‘적절한 치료를 받았을 경우 예방할 수 있는 사망’을 말하는데 선진국은 5% 정도다. 현재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예방가능 사망률은 7%다. 이송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도 포함된 수치인데, 병원 내 사망률만 따진다면 1~2% 정도로 세계적인 외상센터와 맞먹는 수준이다.김 교수는 “병원에 오면 무조건 살린다는 것이 우리의 신조다. 예방가능 사망률 0%에 도전한다는 각오로 외상센터의 모든 의료진들이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만하면 권역외상센터 닥터들도 거의 마블 히어로 수준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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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한 연말 술자리, <br />잘 제조한 하이볼 한 잔이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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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한 연말 술자리,
    잘 제조한 하이볼 한 잔이면 '완성'

    맨정신을 유지하기 힘든 시국이다. 그래도 힘든 시기는 결국 지나갈 것이다. 다가오는 연말연시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여유를 즐길 수 있길 바란다.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지만, 적당한 술은 소통과 화합에 이롭다. 맨정신을 잠시 느슨하게 풀어 주니, 꽉 붙들고 있던 속마음을 털어놓기에 편하다. 철학자 칸트도 “술은 마음속을 터놓게 한다”고 하지 않았나.요새 가장 인기 있는 주류는 아무래도 ‘하이볼’이다. 하이볼은 주로 위스키와 같은 증류주에 토닉워터나 탄산수, 진저에일 같은 ‘믹서’를 부어 만드는 일종의 칵테일을 뜻한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특별한 연말연시 모임을 준비 중인 이들을 위해 지난 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4 부산국제주류&와인박람회’에서 진행된 ‘하이볼 마스터 클래스’ 핵심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하이볼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큼지막한 얼음 덩어리들이다. 강사로 나선 전재구 한국음료강사협의회 회장은 하이볼의 맛을 좌우하는 변수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얼음이라고 했다. 가정용 냉동고로 만드는 얼음은 녹는 속도가 빨라 하이볼의 맛을 쉽게 해친다. 최적의 비율로 하이볼을 만들어도 금방 맛이 연해진다. 반면 마트나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는 얼음은 제빙공장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더 천천히 녹는다. 일부 가게에선 위스키 전문점에서나 볼 수 있는 구(球) 형태의 ‘빅 볼’ 얼음을 판매하기도 한다.하이볼 제조에는 특별한 기구도 필요 없다. 모래시계 모양의 계량컵인 ‘지거’와 기다란 ‘바 스푼’이 있으면 좋지만, 없다면 소주잔과 숟가락을 써도 무방하다. 맥주잔과 비슷하게 생긴 하이볼 전용 글라스는 따로 준비하는 걸 추천한다. 와인 잔과 마찬가지로 글라스의 두께가 얇을수록 입술에 닿았을 때의 느낌이 좋다.하이볼 제조 기법은 ‘빌드’라고 한다. 재료를 넣는 순서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가벼운 재료를 먼저 넣고 진한 재료를 나중에 부어야 조화를 이룬다. 예컨대 무거운 토닉워터를 먼저 넣고 ‘진’을 나중에 부으면 애매한 맛이 난다. 위스키와 믹서의 비율은 기본적으로 1 대 3이지만, 진한 맛을 원한다면 1 대 2까지도 괜찮다.위스키와 믹서 외에도 중요한 것이 ‘모디파이어’다. 향과 맛을 보완하는 모디파이어는 리큐어, 시럽, 수제 청, 비터, 티 등 여러 종류가 있다. 시럽은 얼그레이가 대표적이고, 티는 홍차나 히비스커스 등이 있다.이 중에서도 수제 청은 한국적인 맛을 낼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전 회장은 “청을 넣으면 ‘그러데이션’이 만들어져 시각적 효과가 상당하다”면서 “레몬 청은 의외로 향이 약한 편이고, 라임 청은 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달달한 청은 한국인 입맛에도 딱이다. 전 회장은 “학생들에게 하이볼을 마시는 이유를 물어보니 ‘맥주나 소주에 비해 배가 덜 부르고 맛이 달아서’라고 하더라”면서 “국내에서 가장 인기 많은 칵테일 톱 10을 봐도 모히토, 진 토닉 등 맛이 달달한 게 많다. 한국은 주로 맵고 짠 안주를 즐기기 때문에 단맛의 하이볼이 잘 어울리기도 하다”고 말했다.하이볼 재료도 중요하지만, 직접 만들 때 쉽게 놓치는 것이 바로 가니시(장식)다. 전 회장은 “하이볼을 포함한 모든 칵테일은 맛뿐만 아니라 멋이 있어야 한다”면서 “가니시까지 완성돼야 칵테일”이라고 강조했다.가니시는 모양에 따라 크게 ‘웨지’와 ‘슬라이스’로 나뉜다. 반달 모양으로 자른 감자처럼 재료를 잘라내는 것이 웨지, 슬라이스 치즈처럼 얇게 자르는 방식이 슬라이스다. 비교적 크고 두껍게 자르는 웨지 방식이 맛에도 더 큰 영향을 미친다.레몬이나 라임 같은 가니시를 사용할 때는 ‘바짜담’을 기억하자. 바르고, 짜고 담그는 것이다. 하이볼 글라스 테두리에 즙을 살짝 발라 주고, 글라스 안에도 살짝 짜서 넣어 준 뒤 술에 담그면 향과 맛이 풍성해진다. 레몬의 경우 껍질에 있는 오일을 불에 살짝 태우면 스모키한 맛이 오래 간다. 믹서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토닉워터와 최적의 조합은 라임이라는 것도 기억하자.허브 역시 훌륭한 가니시다. 전 회장이 추천하는 허브는 로즈마리다. 향과 맛을 풍부하게 해 고급진 느낌을 주는 데 제격이다.이날 기자가 시음해 본 하이볼은 총 4잔이다. 이 중 비교적 맛이 대중적이고 만들기 쉬워 보이는 레시피 두 가지를 소개한다. ‘화요 하이볼’은 알코올 도수 41도짜리 화요 30mL에 유자청을 티 스푼으로 두 번, 오미자청은 10mL만큼 넣고 토닉워터를 채운다. 모든 청은 얼음보다 먼저 넣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자. 가니시로 라임 웨지를 얹으면 유자와 오미자의 달달한 맛에 라임의 산미와 향이 어우러져 제법 산뜻하다.‘안동소주 하이볼’은 민속주인 안동소주 30mL에 도라지생강 시럽 10mL를 넣고 진저에일을 채운다. 여기에 레몬 웨지와 로즈마리를 가니시를 더하면 완성이다. 도라지와 생강, 로즈마리의 조합 덕에 향긋한 미향이 코를 즐겁게 한다.한편, 하이볼은 자칫 방심하면 과음으로 이어지기 쉬운 주류라 주의가 필요하다. 하이볼의 알코올농도는 보통 10~15%로 비교적 낮은 편이지만 그만큼 더 빨리, 더 많이 마시기 쉽다. 단맛에 끌려 술술 마시다 보면 금방 취하기 십상이다. 연말연시 흔히 볼 수 있는 추태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다면 폭음은 피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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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보·보트로 동굴 탐험하고 <br />눈썰매로 추위 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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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보·보트로 동굴 탐험하고
    눈썰매로 추위 잊어요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고 했다. 자동차 온도계에는 ‘–7’이라는 놀라운 숫자가 선명하게 찍혔다. 라디오에서는 체감 온도가 영하 10도 이하라는 내용이 흘러나온다. 공기 순환을 위해 창문을 열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겨우 용기를 내 창을 조금 내렸더니 뺨을 찌르는 것 같은 차가운 바람이 온 몸을 얼릴 기세로 울산을 향해 달리는 차 안을 휘감고 지나간다. 이렇게 추운 날에 설마 사람들이 여기에 갈까, 라고 생각했는데 완벽한 착각이었다.■자수정동굴나라와 눈썰매장바깥에서는 얼음장 같은 한파가 온몸을 꽁꽁 얼리지만 동굴 안은 사정이 다르다. 따뜻하지는 않아도 추위는 전혀 느낄 수 없다. 여름에는 피서용 여행지라는데 이런 추위에는 피한용을 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자수정동굴나라는 일제 강점기에 자수정을 캐려고 뚫었던 갱도를 10여 년 전 테마파크로 개발한 곳이다. 총길이 2.5km에 면적은 1만 6500㎡라고 하니 규모가 대단하다. 실제로 들어가 걸어 보면 동굴이 꽤 넓다는 걸 알고 놀라게 된다.이곳은 크게 박쥐동굴, 공룡동굴, 빛동굴, 뉴미디어광장, 스노빌리지 등으로 구성됐는데 제각각 색다른 특징을 가진 곳이어서 어린이 동반 가족 여행객에게는 안성맞춤이 아닐 수 없다.무엇보다 어두운 동굴 곳곳을 밝히는 색색 조명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사진 찍기에 훌륭한 배경을 만들어준다. 다만 옛 탄광이어서 높이가 낮기 때문에 동굴을 탐험하거나 사진을 찍을 때는 머리를 동굴 천장에 부딪치지 않게 신경 써야 한다.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공간은 공룡동굴이다. 전기 장치를 이용한 것인지 몸을 조금씩 움직이는 다양한 공룡들이 곳곳에 배치돼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구불구불한 미로 같은 동굴을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한쪽에 움푹 파인 곳에서 굉음을 내는 공룡이 지나가는 관람객을 놀라게 한다.자수정동굴나라 가장 안쪽에서는 과거 이곳에서 이뤄졌던 자수정 채취 모습을 볼 수도 있다. 다양한 색깔과 형태의 천연 자수정 원석도 전시돼 있다.가끔 원시인 가족처럼 뜬금없는 조각이나 전시품이 등장해 웃음을 짓게 만들기도 한다. 성인 시선에는 약간 조잡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어린이 눈에는 이색적이고 독특하게 비칠 수도 있다. 또 이곳은 역사를 담은 박물관이 아니라 오락을 제공하는 테마파크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뉴미디어광장은 동굴 호수와 벽면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미디어 파사드 공간이다. 고래와 공룡 등 다양한 동물이 살아 있는 것처럼 동굴 곳곳을 돌아다니며 환상적인 빛 잔치를 벌이는 게 꽤 흥미를 유발하는 장소다.자수정동굴나라를 도보로 둘러봤다면 이번에는 고무보트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볼 차례다. 코스가 짧은 게 흠이기는 하지만 모험가가 된 것 같은 긴장감과 박진감을 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실제 고무보트를 즐기는 대부분 관람객 표정에는 신기한 체험을 했다는 분위기가 엿보인다.자수정 동굴나라를 관람하고 고무보트를 체험했다면 눈썰매장으로 가야 한다. 살을 에는 강추위에도 눈썰매장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한둘이 아니다. 추위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모두 깔깔 웃으며 즐거워 한다. 어릴 때 뒷동산에서 플라스틱 바구니를 타고 놀던 추억이 떠오르는지 어른들도 환한 표정이다.■외고산 옹기마을언양읍에서 따뜻한 돌솥밥 한 그릇으로 추위에 시달린 몸을 달랜 다음 최근 완전 개통한 함양울산고속고로를 타고 외고산 옹기마을로 달린다.1957년부터 조성돼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민속 옹기마을로 불리는 곳이다. 전국 곳곳에 있던 옹기마을이 하나씩 사라져가는 현실 속에서도 옹기 문화를 지키는 유일한 공간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온 마을이 옹기로 뒤덮여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곳이어서 어린이에게 전통문화를 알려주기에 적합한 장소다.추운 날씨를 고려해 일단 마을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은 울산옹기박물관에 들어간다. 2009년 개관한 이래 16년 동안 외고산 옹기 장인들의 발자취와 옹기의 역사, 문화를 오롯이 담은 공간이다.이곳에서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223cm 크기의 세계 최대 옹기는 물론 예전부터 선조들이 사용했던 전국 각지 다양한 종류의 옹기를 만나고, 옹기의 역사와 제조법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다.문화해설사로부터 옹기에 대한 설명을 듣는 한 어린이는 생전 처음 보는 옹기가 신기한 듯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짓는다. 그 옆에 선 할아버지는 옹기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살 때에는 흔한 생활필수품이었지만 지금은 아무 곳에서나 볼 수 없는 각종 형태의 항아리, 옹기를 다시 가까이에서 보게 된 감회에 젖은 모양이다.오후 들어 추위가 다소 수그러든 틈을 타 골목을 따라 옹기마을을 한 바퀴 돌아본다. 어디를 가더라도 옹기가 보이지 않는 곳이 없어 이곳이 옹기마을이라는 걸 인식시켜 준다. 어릴 때부터 느끼던 것이지만 옹기는 아주 푸근하고 인자한 아주머니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나이가 들어 다시 꼼꼼히 살펴보는 옹기에서도 똑같은 기운을 느낀다.골목을 약간 돌아서자 옹기를 주제로 한 벽화가 눈길을 끈다. 이어 옹기아카데미관 인근에서는 옹기를 활용한 조각들이 멋진 자태를 뽐낸다.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아기자기한 조형물도 곳곳에서 한가로운 관람객을 유혹한다.옹기마을에서는 여러 가지 옹기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옹기아카데미관에서는 매일 세 차례 옹기 제작 과정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으며, 발효아카데미관에서는 전통 장 담그기와 발효음식 만들기를 배울 수 있다. 인근의 울주민속박물관도 인기 방문지이지만 현재는 내부 수리 때문에 관람 공간이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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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의 뉴욕필 꿈꾸는 ‘네오필’… <br />350여 후원 손길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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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의 뉴욕필 꿈꾸는 ‘네오필’…
    350여 후원 손길로 유지

    민간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을 꼽으라면 재정일 것이다. 다시 말하면 조직과 운영이다. 부산에서도 수많은 오케스트라가 명멸했지만, 이와 관련된 공식 통계조차 없다. 정확히 몇 개의 오케스트라가 활동하고, 이들이 연간 몇 회의 공연을 하는지 부산시조차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비단 부산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거의 모든 민간 오케스트라가 처한 현실이다.(사)부산네오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네오필)는 올해 활동으로 총 7회의 정기 연주회와 자체 기획 음악회 외에 외부 연주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오는 2월 27일 정기 연주회(신년 음악회)와 오는 5월 29일 (재)부산문화회관 기획 공연 ‘Sound of Busan: 브람스 교향곡 전곡 사이클’ 세 번째 순서로 참여한다.■‘민간’ 뉴욕필도 정부 지원 ‘주목’2009년 7월 1일 창단해 2015년 전문예술법인으로 등록한 네오필은 그나마 ‘조직’적인 민간 오케스트라에 속한다. 소수에 불과하지만, 단장과 단무장, 사무국(공연기획, 홍보 및 마케팅 담) 체제를 갖춘 몇 안 되는 부산의 민간 오케스트라이다. 2015년 3월 네오필 2대 단장에 취임한 김종천(61) 영파의료재단 이사장은 그해 8월 네오필을 사단법인화했다.“고정된 후원자 350여 명의 개인과 단체 후원금으로 운영하는 민간 오케스트라는 부산에서 유일할 겁니다. 미래의 뉴욕필을 꿈꾼다고 할까요? 뉴욕 필하모닉이 1842년 설립됐는데, 180여 년 전의 뉴욕필이 저희와 거의 흡사한 형태였더라고요. 다만, 뉴욕필은 민간 오케스트라이지만 미 연방정부로부터 정부지원금을 받고 있고요, 기부금 비중도 정부지원금의 배 가까이 됩니다.”네오필은 고정 후원자가 내는 후원금은 연주 용도로만 사용하고, 다른 곳에서 모금한 돈으로 경상비를 조달한다. 개인 후원회원 1000명을 목표로 세웠다. 한 사람이 많이 내는 것보다 1만 원을 후원하는 1000명이 되면 좋겠단다. 코로나가 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단원들 4대 보험과 약간의 월급이라도 제공하던 부산 유일의 민간 오케스트라였다. 지금은 다른 민간 오케스트라와 마찬가지로 연주 수당제를 적용한다.■사회적 기업 출발…시장통 공연도네오필의 음악적인 부분은 홍성택(66)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책임진다. 네오필은 ‘느리지만 곧게 최고 수준의 음악’을 만들어내겠다는 목표로 정상급의 연주자와 협연을 통해 부산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현재 42명의 단원은 임병원(경성대 교수) 고문 겸 악장, 김은정 부악장, 우청일 바이올린 수석, 박소영(부산시향 단원) 비올라 수석, 구본룡(진주시향 단원) 더블베이스 수석, 유혜성 플루트 수석, 김준태 오보에 수석, 김상훈 클라리넷 수석, 최영준 바순 수석, 권오준(경산시향 단원) 호른 수석, 최수용 트럼펫 수석, 손무정(경산시향 단원) 트롬본 수석 등이다.서울대 기악과(클라리넷) 출신의 홍 지휘자는 부산시향 수석 클라리네티스트를 역임했다. 프랑스에서 클라리넷과 지휘 공부, 러시아 그네신 국립음악원에서 지휘자 석사과정을 밟은 후 2009년 네오필을 창단했다. 2010년부턴 지휘만 전념하고 있다. “부산YMCA와 함께 5년간 사회적기업으로 경험을 쌓고, 2014년 독립 민간 오케스트라로 새출발했습니다. 사회적기업이라 정부 지원금의 일정 비율 이상 수익을 창출해야 했는데 매년 매년이 고비였습니다. 특히 2012년 겨울 서동시장 공연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시장 상인 등이 모두 흥겨워하는 등 오케스트라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니까요.”■상주단체 쫓겨나는 아픔도 겪어서동시장 공연을 계기로 2013년 금정문화회관 상주단체가 되면서 안정적인 연습실과 정기적인 공연 일정을 확보했다. 이후 사단법인 전환과 부산시 전문예술단체 등록 등으로 발전하는가 싶더니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2018년 구청장이 바뀌면서 일방적으로 네오필의 상주단체 해지를 통보한 것이다. 오갈 데가 없어진 네오필은 김 단장 개인 소유 건물에 연습실과 사무실을 마련하게 된다.“한때 집안의 반대로 성악가의 길은 접었지만, 예술경영에 대한 꿈을 꾼 적이 있습니다. 물론 오케스트라 경영은 차원이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수많은 재벌과 기업이 프로축구단과 프로야구단은 운영해도 오케스트라를 운영하지 않는 이유처럼요.”얼마 있지 않아 찾아온 코로나 사태도 네오필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었다. 연간 20회 이상 진행하던 연주회 대부분 취소됐다. 그래도 네오필은 포기하지 않았다. “우리를 지지하는 후원자와 함께 클래식을 백신 삼아 코로나를 이겨 내자는 의미를 담은 C.V.C(코비드 백신 클래식) 시리즈 음악회와 소규모 살롱 음악회를 진행해 네오필의 명맥을 이을 수 있었습니다.”■코로나 거쳐 재정비…기량·티켓↑코로나가 끝나갈 즈음인 2022년 네오필은 운영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논의를 시작했다. 그전에는 대학을 막 졸업한, 경험이 적은 젊은 단원들 연습 시간을 늘려서 기량을 올리는 식이었다면, 이제는 유학을 다녀오거나 시향에 들어가지 못한 역량 있는 단원들을 품는 식이다. 연주 횟수가 줄면서 일부 단원은 음악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아 나섰다. 기존 단원도 재오디션을 실시했다. 자연스럽게 오케스트라 단원 물갈이가 진행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를 기점으로 오케스트라 기량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2023년엔 다시 금정문화회관 상주단체가 됐다.“운영이 어려울 때는 어떻게든지 연주의 맥을 이어 가는 게 중요했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예산을 늘리고, 좋은 연주자를 확보하는 것이야말로 오케스트라가 사는 방법임을 깨달았습니다. 예산이 배 이상 늘면서 기량이 뛰어난 협연자를 불러올 수 있게 되고, 다행히 티켓도 잘 팔려서 선순환되고 있습니다. 2023, 2024년을 거치면서 연주에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어린이 대상 ‘꼬꼬마 음악회’를 열면서 티켓 파워도 실감했습니다.”‘3·3·3’ 구조(정부 지원, 티켓 수익, 기부금)로 운영되는 민간 오케스트라 뉴욕필을 예로 들며 시립교향악단이 있지만 시립에 준하는 제2, 제3의 민간 오케스트라도 함께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오는 6월 개관하는 부산콘서트홀이 민간 오케스트라에도 확실하게 개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무턱대고 지원해 달라는 건 아닙니다. 엄격하게 심사해서 역량을 발휘하는 단체는 지속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합니다. 시에서 지정한 전문예술법인만큼이라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전향적인 검토를 당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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