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강 따라 6㎞ 구간 선박 퍼레이드 펼치며 선수 입장
사상 최초 경기장 아닌 곳서 개회
창의성 돋보이는 선수단 선상 행진
최대 30만 명 구름 관중 지켜볼 듯
강 위 행사의 마지막 변수는 날씨
27일(한국시간)부터 열전에 돌입하는 2024 파리 올림픽의 개회식은 역대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경기장이 아닌 곳에서 열려 신선하다는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파리 대회에서 각국의 선수들은 배를 타고 파리를 흐르는 센강 위를 유유히 지나는 방식으로 행진한다. 어느 올림픽에서든 개회식의 절정은 선수단 입장과 성화 점화였다. 파리 올림픽의 성화 점화가 얼마나 기발할지 현재 알 수 없지만 선수단 입장만큼은 프랑스의 창의성을 인정받은 것이다.
AP통신은 이에 대해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1896년 이후 128년이 지나 33회째 올림픽을 맞았지만 여전히 신선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개회식은 현지 시간으로 26일 오후 7시 30분에 시작될 예정이다. 선수단의 선상 행진 출발점은 파리의 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다. 행진 구간은 에펠탑 주변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6㎞ 거리다. 강의 양옆으로 노트르담 대성당과 파리 시청 건물,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콩코르드 광장, 그랑 팔레 등 파리의 명소가 펼쳐져 있다. 선수들이 이 곳을 두루 지나 에펠탑 근처에 도착하면서 입장이 마무리된다.
선수단 입장식에 구름 같은 관중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센강을 따라 6㎞ 구간에서 펼쳐지는 퍼레이드를 최대 30만 명이 지켜볼 수 있다. 보통 올림픽 개회식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는 인원이 최대 10만 명임을 고려한다면, 이는 세 배에 이르는 규모다. 이 중 10만 명은 강변에 미리 설치된 관중석에서 유료로 개회식을 지켜본다. 나머지 20만 명은 강 주위에서 자유롭게 선수단을 맞이한다.
강변 곳곳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현장을 실감 나게 구경할 수 있다. 선수들이 탑승하는 배 안에는 카메라를 설치해 이들의 표정과 반응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선수단 입장 종료와 함께 야외 조명이 밤 하늘을 수 놓으면서 축제 분위기는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첫 번째로 1896년 제1회 근대 올림픽 개최국인 그리스 선수단이 입장한다. 그리스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야니스 아데토쿤보를 기수로 앞세울 예정이다. 그리스에 이어 난민팀이 들어선다. 이후에는 프랑스어 알파벳 순서대로 입장이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프랑스어 표기가 알파벳 C로 시작하기 때문에 206개 참가국 중 비교적 이른 시기에 등장할 예정이다. 육상의 우상혁과 수영의 김서영이 태극기를 든다. 맨 마지막에는 개최국 프랑스가 입장해 대미를 장식한다.
프랑스는 지난 18일부터 개회식 준비를 위해 센강 주변 거주 시민이나 기업 관계자 등 일부에게만 통행증을 발급하는 방식으로 인원을 통제해 왔다. 이번 올림픽 개회식의 변수는 역시 날씨와 안전이다. 강 위에서 진행되는 개회식이기 때문에 날씨의 중요성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티에리 르불 행사 디렉터는 이달 초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배의 속도가 시속 9㎞대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6㎞ 구간을 달리는데 약 40분 정도 걸리는 속도다.
개회식에 약 120명의 각국 지도자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테러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도 프랑스 정부의 과제다. 프랑스 사법 당국은 센강 주변과 파리 시내에 경찰 4만 5000명을 투입하고, 파리 공항 등 반경 150㎞ 상공을 오후 7시부터 통제할 계획이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