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보는 문화]名 分(이름 명/분수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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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슨 일을 하든 곧잘 이유를 댄다.이른바 명분이다.각종 협상에서도 서로가 명분상의 우위를 점하려는 태도가 걸림돌이 되곤 한다.명분(명분)을 중시하는 우리의 문화전통 때문이다.

명분의 명은 특정한 이름으로 내세워지는 현실적인 신분이나 위치를 말하고,분은 그 위치에 따르는 본분을 뜻한다.이 명분론은 기강과 더불어 우리 사회의 도덕규범의 근거가 되어왔다.하지만 명분이란 명목(명목)이 정당하게 주어진 것이어야 하고,지켜야 할 본분 또한 공동선에 합당한 것이어야 비로소 의미있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명분에 집착하다 보면,모든 것을 잃고 허울만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병자호란 당시 터무니없는 군사력으로 척화(척화)라는 명분을 고집하는 동안 백성들은 이리저리 내몰리고 소중한 문화유산들은 잿더미로 화했으며,강토는 그들의 말발굽 아래 여지없이 유린되었다.결과는 치욕적인 항복일 뿐이었다.나라를 망하게 했을 뿐 아니라,지금도 우리 사회에 그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조선후기의 당쟁 역시 명분론의 부정적 산물이다.

/김성진.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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