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의 한국현대바둑]<49>돋아 나는 싹
(3)최고위전과 패왕전

1959년에는 두 개의 프로기전이 새로 생겼다.서울신문의 패왕전과 부산일보의 최고위전이었다.
패왕전과 최고위전은 국수전과 함께 초창기 한국 바둑계를 이끌던 3대 기전이었다.
기전의 예산규모는 아직 영세한 수준이어서,제일인자 조남철을 제외하고는 기사들의 생활에 크게 도움이 된 것은 아니었지만,바둑의 홍보와 보급에는 엄청난 가속도가 붙었다.
"국수전의 우승 상금이 5천원이었어.대학을 졸업하고 신문사에 들어온 기자의 초임과 비슷한 액수였지.요즘 가치로 환산하면 백만원 안팎인가? 물론 우승 상금으로는 턱도 없이 적은 돈이지.그런데 해가 바뀌어도 인상되는 게 없는 거라.우승 상금은 으레 조남철의 몫일 터이니 올려봤자 조남철만 좋은 일 시킨다는 생각이었던 게야.그래서 상금은 동결된 채 대국료만 올라가는 기현상이 한동안 계속되기도 했지.
5천원 받은 걸로는 파티 한번 하면 끝이었어.큰돈은 아니었지만 혼자 챙길 수가 있어야지.제8기까지가 그랬어.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배팅을 한번 했지.우승 상금을 지금의 20배인 10만원으로 올려 달라.그렇지 않으면 타이틀을 반납하겠다고 했지.말하자면 승부수를 띄운 거라.하하,.나는 정말로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그래도 신문사 계신 분들이 합리적인 사람들이어서 그랬는지,9기 때 5만원으로 올라가고 10기부터 10만원이 되었어요.
그러나 나는 9기 때 목돈을 한 번 만져보았을 뿐이고 10기부터는 김인이가 우승을 했으니까 ,.
세상일이라는 게 그런 거지.요즘도 봐요.조훈현이와 이창호가 꼭 그렇잖아.훈현이는 그렇게 한 20년 가까이 전 타이틀을 휩쓸었는데도 돈은 크게 번 게 없는데,창호는 세계대회가 열리기 시작하는 타이밍에 일등이 되어서 벌써 30억인가 벌었다는 거 아냐.물론 한 분야의 제일인자로서는 결코 크다고 할 수도 없는 액수지만,.
어쨌거나 동아일보나 서울신문이나 부산일보는 우리 바둑계로서는 정말 그 은덕을 잊지 말아야 할 신문들이지.이후에 생겨난 모든 신문들이 전부 바둑란을 만드는 것을 당연한 일로 생각하게 된 것이 그 분들 덕분이거든.또 지금도 그렇지만 신문사가 벌이는 사업 가운데 수익이 없는 것,쉽게 말해서 돈벌이가 안 되는 게 두 가지 있는데,하나가 신춘문예고 다른 하나가 바둑이라는 거에요.
예를 들어 스포츠 대회나 음악회 같은 걸 주최하면 입장권을 팔잖아.그러나 신춘문예나 바둑은 독자의 요구에 부응한다는 것 말고는 반대급부가 없다는 거에요.그야말로 계몽주의 정신의 발로였던 거지". 바둑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