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보는 문화]落 榜(떨어질 낙/패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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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철이 되면 높게 걸린 방을 보면서 환호하거나 락담(낙담)해 하는 표정이 클로즈업되곤 한다.

그런데,시험이라 하면 과거(과거)를 떠올리게 되는 것은 아무래도 우리의 문화적 유전인자 때문일 것이다.그래서인지 입시와 관련된 용어들 중에는 옛날의 과거에서 유래한 것이 많다.락방 역시 그러하다.과거를 치른 후 합격자의 이름을 적어 방을 내거는 것을 방방(방방)이라 하는데,그 방에서 이름이 빠졌다 하여 락방이라 한다.

낙에는 "떨어지다"는 뜻 이외에도 "끝내다"는 뜻이 있는데,이는 궁실이 완성되면 제사를 지내고 그 제사를 낙이라 한 데서 유래한 것이다.또한 주로 시경(시경) 등의 고문(고문)에서만 보이는 용례이긴 하나,낙에는 이와 정반대로 "시작"의 의미도 있다.

붓을 들어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을 낙필(낙필)이라 하는 것에서 그 흔적을 볼 수 있다.아마도 무슨 일이든 일단락(일단락)지어지면 이내 새로운 일이 시작되는 때문일게다.입시 또한 하나의 결말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잎이 진 그 자리에 다시 새순이 돋아나듯,마음을 다잡은 그 날부터 락방의 아픔이 끝나고 새 희망이 시작되는 것이다.

김성진.부산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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