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보는 문화] 唐津 (당나라 당/나루터 진)
서해를 사이에 두고 중국의 요동반도와 마주하고 있는 당진이라는 소도시가 있다.일본 규슈의 북쪽에도 당진이 있는데,"카라츠"라고 한다.남해를 사이에 두고 옛 가야국(가야국)의 권역과 마주하고 있는 도시이다.
당은 중국의 왕조명이지만,우리나라에서는 시대와 무관하게 중국과 관련된 지명이나 사물에 당을 붙이곤 한다.당진도 그러하지만,당근(당근) 당면(당면) 당혜(당혜) 등도 모두 중국과 관련된 것들이다.당피리와 당초문(당초문)도 그러하다.
일본에도 당이 붙은 이름이 많은데,실제로는 중국보다 한국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일본의 유명한 도자기인 당진요(당진요;카라츠야끼)만 해도 임진왜란때 일본에 끌려간 조선의 도공(도공)들이 시작한 것이다.
일본의 경우 한(한) 한(한) 당을 모두 "카라"라고 읽는다.가야(가야)의 이칭인 가라(가라)도 역시 "카라"이다.그러다보니 한국과 관련된 이름들이 한과 가라가 아닌 한이나 당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많다.한이 한이나 당으로 기록되면서,그 유래가 한국에서 중국으로 둔갑될 것임은 불문가지(불문가지)이다.
나량(나라)의 동대사(토우다이지) 경내에 있는 신국신사(카라쿠니진자)를 비롯해서 일본의 곳곳에 산재해 있는 신국신사도 사실은 한국신사가 바뀐 것이다."맵다"는 뜻의 신(신) 역시 "카라"라고 읽기 때문이다.나량에 있는 한국신사 역시 본래는 한국신사이다.일본판 창씨개명(창씨개명)이라고나 할까.일본에서 한국풍 요리가 유행하면서,우리 입맛의 특색인 "신"이라는 한자가 일본의 텔레비전 광고에 종종 등장하고 있다.한국이 신국으로 바뀐 예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묘한 일이다.
김성진.부산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