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평서도 6.25 집단학살유골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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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보도연맹원 추정두개골 등 100여점

8일 부산 동매산 기슭에서 시행된 유골 발굴 장면. 강선배기자 ksun@

부산의 한 야산에서 6.25 발발 직후 집단 학살된 국민보도연맹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본보 취재진은 8일 오전 9시 부산 사하구 구평동 화신아파트 뒤 동매산 9푼 능선에서 부산 경남 6.25양민 피학살유족회(회장 송철순)와 인도주의실천 의사협의회,민주주의민족통일 부산연합 등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2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굴착기를 동원,유골 발굴 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작업이 실시된 지점은 본보가 지난 2개월여 동안 학살 목격자의 증언 등을 통해 확인한 집단 암매장지 3곳 중 1곳으로 성인의 대퇴부 뼈와 두개골 조각 등 약 100여점이 땅속 약 1.5m 지점에서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다.

또 미처 발굴하지 않은 구덩이 주변서 상당수의 유골을 목격했으나 취재진은 향후 국회나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에 대비,현장 보전을 위해 발굴 작업을 중단하고 현장을 원상복구했다.

이에 따라 동매산 기슭에서 자행된 보도연맹원 집단 학살의 정확한 피해 규모를 알기 위해선 이날 유골이 발굴된 지점을 포함한 집단 암매장지 3곳에 대한 정밀조사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날 수습된 유골은 부산 경남유족회에 의해 부산 남구 대연동 문수사에 안치됐다.

한편 그 동안 구평동 일대에서 1950년 7~8월께 보도연맹원 수백명이 끌려와 학살당했다는 풍문이 끊임없이 나돌았으나 유골 발굴로 학살 사실이 입증되기는 50여년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이곳 학살을 직접 목격했다는 주민 이모(73)씨는 '군과 경찰 등이 미제 GMC트럭에 보도연맹원 40~60명씩을 싣고와 총살했으며 그 중에는 여성도 4명 가량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타원형 구덩이 위에 나무를 걸치고 연맹원을 그 위에 앉게한 뒤 뒤에서 총을 쏘는 방법으로 학살했다'면서 '직접 목격한 학살만 5~6차례에 이르며 피학살자 수는 최소 160여명'이라고 밝혔다.

김기진기자 kkj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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