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안상영 시장이 성공하려면 / 최낙상
/서울지사 경제과학부장/

2002년 부산시민의 선택은 또 다시 안상영 시장으로 귀결됐다. 그렇다면 안 시장의 지난 4년은 성공적이었는가. 여기에 대한 대답을 한마디로 요약하기란 쉽지 않지만 일단 부산시민들이 그를 다시 신임하였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안 시장의 연임성공을 그의 4년 치적에 대한 평가로 연결짓기에는 아쉬운 면이 많다. 이제 임기가 시작된 안 시장이 향후 보장된 임기 4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것인가 하는 문제는 부산시민은 물론,국가적으로도 중요하다. 4년 앞을 미리 내다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하나의 행정단위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단체장의 과거 치적으로 어느 정도 가늠이 가능하다.
정치적으로 보면 그는 정치인 이상으로 지역정서에 기대를 걸고 중앙당의 후광을 업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시장이라는 것을 지적할 수 있다. 그의 이런 정치행보를 빗대어 정치권 일각에서는 '안 시장은 4년동안 내내 선거운동만 했다'는 말도 끊이지 않았다. 한나라당 공천을 따내는 것이 곧 시장당선으로 여겨지는 풍토에서 시장 연임성공이 안 시장의 치적에 대한 평가라고 자만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안 시장은 또 재임 중 중앙정치권 공략을 위해 다수 인사를 영입하는 등 많은 정치적 비용을 지불했다. 그들을 위해 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위인설관(爲人設官)의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조만간 4년 집권구상의 첫 단추인 시청 인사가 윤곽을 드러내겠지만 이 또한 시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부산시민들은 안 시장이 지역상공인들과의 불화로 시달린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또 부산대 이전문제로 대학총장과도 첨예한 갈등을 노출하는 등 안 시장의 원만하지 못한 지역사회 현안 처리 사례들이 여럿 있다. 잘잘못이 누구에게 있고,이유야 어떻든 이같은 불화 소식이 시시때때로 언론의 도마에 오를 때마다 그의 실질적인 정치력을 높이 평가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그는 지난 4년과는 다른 정치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는 주문이 많다.
경제적 치적을 발견할 수 있는 외자 유치는 막대한 재정부채를 진 부산시에게도 최우선 과제였다. 부산시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외자유치 규모만은 그럴듯하다. 부산시는 지난 2년 동안 183건에 14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전국 광역시 가운데 가장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랑하고 있다. 향후 2005년까지는 50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요내용을 뜯어보면 거가대교 건설 등 대부분이 대형 기간산업시설을 외국자본으로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는가. 기간산업시설을 외자로 건설하면 건설후 부담은 고스란히 이용자인 시민들의 몫이다. 그런 결과를 놓고 외자유치를 했다고 자랑해도 되는 것인가. '외자유치 자문역'을 두는 등 외자유치에 노력을 기울인 것에 비하면 자랑거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빈약하다.
IT부산건설의 핵심과제였던 센텀시티의 모습은 또 어떤가. IDC(인터넷데이터센터)와 해저 광케이블 기지국, 벤처타운 건설 등 IT산업 인프라 구축이 어느 정도 성과를 얻기도 했지만 외자유치에 실패,결국 일부 부지를 아파트 용지로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당초 구상을 크게 빗나갔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밖에 안 시장은 선거과정에서 거론된 성추문에 대해 분명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 자기관리에 현격한 흠을 드러낸 상황에서 부산시민들이 그의 지도력을 얼마나 믿고 따를지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부산시민들의 안 시장의 선택은 부산시의 미래 4년에 대한 이야기이다. 부산은 동북아 중심 해양도시이고 선진금융도시의 꿈을 안고 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붉은 악마의 메시지가 현실화 될 수 있도록 안 시장은 김대중 정권의 실정에 대한 반사 이익의 최대 수혜자라고 평가하는 것에 서운해하지 말고 부산이 이래서는 안된다는 시민들의 소리에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nasa@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