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무인시대'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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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한달만에 시청률 23% 기록 화제

KBS 1TV 주말드라마 '무인시대'(사진)가 방송된지 한달여만에 장안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KBS가 한국의 '서사적 영웅'을 복원시키고자 10년 기획으로 야심차게 내놓은 '고려사 시리즈' 제3탄인 '무인시대'는 지난달 8일 첫 전파를 탄 뒤 약 1개월만에 시청률 20~23%대를 기록 중이다.

예전의 역사 드라마들이 방송 초기 시청률 10%대 미만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무인시대'의 시청률은 놀라우며,이런 추세라면 이전의 KBS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과 '태조 왕건'을 능가하는 역대 최고의 역사드라마로 기록될 전망이다.

실제로 '무인시대'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하루 평균 약 110여건 이상의 시청자 소감이 쏟아지면서 연기자 및 제작진들에 대한 격려는 물론 향후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캐스팅을 놓고 네티즌들 간에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처럼 '무인시대'가 대박이 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보다도 쉴새없는 전투장면과 숨막힐 정도로 빠른 템포의 스토리 전개라 할 수 있다.

또 '보현원의 참살'로 시작된 무인시대는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행되는 모략과 살육,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치밀하고도 실감나게 그려내고 있다는 평이다. 이성보다는 감성,머리보다는 힘이 앞서는 무인들을 다루다보니 마치 '삼국지'를 연상시키듯 인물에 따라 독특한 형태의 다양한 무기들이 등장하는 것도 여느 역사드라마에서 보기드문 묘미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무인들을 영웅화하다 보니 곧 현대사의 군사정권의 독재를 미화시킬 수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필요 이상의 잔혹스런 장면들은 인명 경시 풍조를 만연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이밖에 무비가 옥새를 훔쳐가서 이의방에게 바쳤다거나,공예태후가 의종에게 보낸 밀서를 정중부가 협박하고,황제 옹립을 놓고 정균이 대령후를 암살하는 등의 얘기에서는 각색이 지나치다는 점이 흠으로 지적된다.

안영동 책임PD는 '역사드라마는 교양다큐멘터리가 아닌 만큼 '창작'의 도움으로 역사 속에서 단절되거나 화석화됐던 인물들을 되살려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게 된다'며 '대의명분을 내세워 권력을 움켜쥔 무인들이 스스로 잔학무도한 성품과 개인적 욕망 때문에 몰락해가는 과정을 통해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교훈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영호기자 kyh07@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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