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통치 막 내린 셰바르드나제
國父에서 독재자로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75·사진)는 지난 30여년간 그루지야를 통치하며 국부 같은 존재로 군림해온 인물.
18세(1946년)에 공산당에 입당한 그는 국가보안위원회(KGB) 의장을 거쳐 1972년 그루지야 최고위직인 공산당 서기장에 올랐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시절인 1985~90년 외무장관으로 동서 냉전체제를 허무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개혁 정책인 '페레스트로이카'의 입안자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과의 역사적 전략무기 감축협정을 이끌어내면서 서방측으로부터 '개혁 전도사'란 명성을 얻었으나, 국내에서는 다른 소련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후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1990년 소련 강경파 쿠데타 이후 외무장관직에서 물러나 조국인 그루지야로 돌아왔으며,그루지야 독립 1년 뒤인 1992년 국가안보위원회 서기에 취임하면서 실질적 국가 지도자로 복귀했다.
그는 1995년 대통령에 당선되며 국가 및 경제체제를 서구식으로 바꾸는 등 야심찬 개혁을 추진,미국과 유럽연합(EU)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했으나 이것이 되레 그에게는 불행의 씨앗이 됐다.
자신에 대한 정치적 충성을 담보로 막대한 국가 이권을 일부 특권세력에게 나눠주면서 부패가 만연해 범죄와 무질서가 통제불능 상태에 이르게 된 것.
그는 2000년 대통령 재선에 성공했으나 부정부패와 극심한 경제난에 시달려온 민심은 이미 떠난 뒤였다. 모스크바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