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 고속철 소음 피해] 문제점과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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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기준 전혀없고 관련법률 있으나 마나

경부고속철이 1단계 콘크리트 궤도 구간에서의 소음 문제에 대한 해결책 없이 2단계 부산~동대구간에선 거의 대부분인 98%(터널은 전체 구간의 58.7%) 가까이 콘크리트 궤도를 추진하고 있어 갖가지 문제점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고속철의 소음기준을 변경한데 따른 철로변 주민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고속철 소음 문제는 이제 국회로 장을 옮겨 정치문제로 번지는 모습이다. 이를 계기로 현행 국내 고속철의 소음 기준과 소음진동법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유명무실한 소음 규제

지난 1월 고속철 운행으로 인해 경기도 화성의 한 축산농가가 제기했던 수백마리의 돼지 유·사산 피해배상 소송에서 소음피해를 인정한 법원기준은 현행 등가소음이 아니라 최고소음이었다. 당시 한국철도시설공단 직원들이 측정한 소음수치는 기준치 이하였다. '기준치 이하에서의 피해 발생'은 현행 소음기준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현재 국내법상으로 철도의 소음과 관련한 법규정은 미미하다. 1994년 '소음·진동 규제법'에서 처음으로 철도 소음 규정이 생겨났다. 그러나 관련 법에는 지하철이나 고속철 등 기종별 소음기준이 없다. 소음 한도만 70dB로 규정하고 있고 이를 어겼을 때의 이행·처벌규정도 없다. 특히 고속철의 경우 밤에 운행하는 일이 많지만 야간 기준은 전무하다. 그야말로 철도에 관해선 담당자들이 '알아서 관리'하고 주민들은 '참으라'는 식이다.

환경부 생활소음과 관계자는 "공익적인 이유로 교통과 철도에 대해선 특별한 규제나 이행규정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철로변 소음은 등가소음도(Leq)로 측정하는데,운행횟수별 소음을 한시간으로 평균치를 낸 것이다. 그러나 우리 고속철의 경우 소음을 잡아내는 횟수가 적정치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행 시간당 왕복 7~8편 측정으로는 소음 피해를 일으키는 최고 소음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 2010년 이전엔 소음기준 낮춰야

환경운동연합 산하 시민환경연구소 김정수 연구원은 "현재의 소음기준이 제대로 적용되려면 시간당 편도 15~20편,4분 간격으로 운행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93년 환경영향평가서에도 '등가소음으로 하려면 편도 15~20편이 운행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철도시설공단도 현행 등가소음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다. 궤도설계부 관계자는 "2010년 이후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4분 간격(편도)으로 운행이 되고 그러면 현재의 소음기준을 맞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현행 등가소음도에 대한 국회 차원에서의 관련 법개정 공론화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소음기준을 한국실정에 맞게 관련 법개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부산가톨릭대 김화일(산업보건학과) 교수는 "2단계 구간이 개통되는 2010년 이전에는 현행 지역별 소음 기준치를 3~4dB 낮춰 적용하고 이후 편도 4분 간격의 운행(왕복은 2분 간격)이 가능해지면 현행 소음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소음진동 규제법에 한도만 정해놓지말고 야간 소음기준,지하철이나 고속철에 대한 기차종별 세부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터널소음 대책위 구성해야

지난해말 나온 '고속철 소음진동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1단계 콘크리트 터널구간 운행시 객실내에서 들리는 '웅~'거리는 소리(철도공사는 바람에 의한 공력소음이라고 주장)는 80hz대의 저주파 소음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소음은 현재 운행중인 전세계 어느 고속철에서도 나타나지 않은 '한국 고속철만의 현상'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례가 없는 만큼 해법도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같은 기종의 프랑스 TGV는 콘크리트 궤도의 터널(100㎞)로 만든 도버해협 구간을 시속 200㎞이하로 달리는 '저속철'로 이같은 소음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독일 ICE에서도 터널내 500~2천hz의 소음이 발생했지만 자체 개발한 흡음블록을 궤도 아래에 깔아 해소가 됐다.

TGV의 도버해협 구간처럼 저속으로 달리는 해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기존 노선과의 차별성이 없고 그에 따른 예산낭비라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 KTX 후속모델로 개발한 한국형 고속철 G7의 조기투입도 한 방법. 그러나 아직 실전투입까지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철도기술연구원 김재철 소음진동연구팀장은 "철도공사가 현재 머드플랩으로 소음을 줄인다고 하지만 7dB이상 되는 소음을 쉽게 잡기엔 어려움이 있다"면서 "문제 해결이 안되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의 고속철 소음 전문가들로 구성한 공동대책위를 꾸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동진기자

djbae@busanilbo.com


 ◇KTX 환경소음(철로변)기준의 문제점 및 대책


소음기준

운행횟수

문 제 점

전문가대책


2010년
(2단계 개통) 이전

2010년 이후


등가소음

시간당
7~8편(왕복)

운행편수가 적어 소음치가 적정수준보다 낮게 나와

지역별로 기준치
3~4㏈ 강화

시간당 15~20편(편도) 운행 확보시 현행 기준치 적용




 ◇국가별 콘크리트 궤도 소음의 문제점 및 대책


기 종

문제점

소음영역

대  책

효 과


KTX

터널과 공력소음
(철도공사 주장)

80hz 
저주파

● 철도공사:머드플랩(객차간 연결
 고무커버)강화
● 전문가:소음대책위 구성후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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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TGV

진동 소음 등

미상

200㎞/h 이하운행

해소


독일
ICE

터널내 소음

500~
2천000 hz

● 궤도바닥 흡음블록 설치
● 저소음 차량 개발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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