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맹언교수의 지질여행] 영남알프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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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m 고봉 … 빙하기 지형 연상

태백산맥 남단부의 가지산을 정점으로 이어진 신불산,재약산,영축산과 운문산 일대는 유럽의 알프스와 일본의 북 알프스 지형을 닮았다고 하여 영남알프스(사진)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영남알프스의 1,000m 이상 높은 산들은 억새풀로 뒤덮인 독특하고 넓은 고산평원과 큰 바위돌이 많은 계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계곡은 U자형의 가파른 절벽을 이루고,공룡능선이라 불리는 긴 바위 능선과 뾰족한 산의 정상은 빙하지형을 연상케 한다.

영남알프스는 유럽 알프스나 일본의 북 알프스처럼 산이 높지 않으나 빙하지대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지형을 지닌 산으로,이곳 산록에 분포하는 많은 자갈들은 춥고 건조한 환경에서 형성되는 빙하퇴적층의 특징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백두산과 관모봉 일대,한라산 및 설악산에서 빙하지형과 빙하 퇴적층의 분포가 알려져 있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의 높은 산기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큰 바위들은 홍수에 의해 이동되기에는 너무나 크기 때문에 빙하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빙하기 동안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온대지방은 얼음으로 덮여 있었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을 비롯하여 그린란드,북유럽,시베리아 등 북극권과 가까운 지역은 대륙전체가 빙하에 뒤덮였으며,비록 낮은 위도일지라도 높은 산은 대부분 산악빙하가 있었다. 그러므로 영남알프스의 산악지대도 빙하로 덮여 있었거나 빙하지형을 형성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오랜 시간에 걸쳐 빙하가 흐르게 되면 계곡의 옆 부분은 침식되어 깎아지는 절벽을 이루고,바닥은 무게로 인해 평탄해질 뿐만 아니라 찰흔(빙하에 의해 긁힌 자국)을 남긴다.

빙하와 함께 운반된 큰 바위들은 계곡이나 평지에 '집 잃은 돌'이라는 의미를 지닌 미아석(표이석이라고도 함)으로 남는다. 영남알프스에서 빙하의 흔적은 신불산의 가파른 계곡과 함께 언양의 작천정으로 이어지는 골짜기의 유난히 많은 자갈더미와 미아석(?)에서 짐작할 수 있다. 또 작천정 하천바닥이 운동장처럼 평평한 것도 빙하에 의한 현상이 아닌가 싶다.

영남알프스는 국내 다른 낮은 산에서는 보기 힘든 매우 독특한 지형을 지니고 있는 산이다. 정밀한 지질조사에 의해 빙하지형의 여부가 구체적으로 밝혀 진다면,그야말로 빙하의 역사를 지닌 더욱 의미 있는 산으로 기억될 것이다.

부경대 환경지질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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