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떠나는 서울대 국문과 오세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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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진정한 '문학 강의' 못해 억울'

"80년대 반독재, 민주화 투쟁 분위기 속에서 순수문학은 설 자리를 잃어버렸습니다. 그 속에서 문학강의다운 강의를 못했다는 점이 가장 억울합니다."

40여년간 오직 시단과 교단을 오가며 한국시 발전에 기여해 온 한국시인협회장 오세영(65)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올해 정년을 맞아 봄학기를 끝으로 강단을 떠난다.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박목월씨 추천으로 등단한 시인은 1974년 충남대 문과대 전임강사로 임용된 뒤 1985년 서울대로 적을 옮겨 줄곧 후배 문인들의 양성에 힘써왔다.

특히 오 시인이 후배 문인들의 존경을 받아왔던 이유는 뛰어난 국문학자면서도 시작 활동에 있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첫 시집 '반란하는 빛'(1970)을 시작으로 '무명연시'(1986), '적멸의 불빛'(2001), '문 열어라 하늘아'(2006) 등에 이르기까지 시인이 40여년간 펴낸 시집은 모두 17권에 이른다. 작품수로 1천여편이 넘는 분량이다.

계간지 '시와시학' 주간, 한국시학회 회장, 한국현대문학회 부회장,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시단의 외형적 발전에도 힘을 기울여왔다.

오 시인은 "학교에 적을 두고 있을 때는 전공에 충실해야 해 다른 방면의 책은 읽어볼 시간이 없었다"며 "강단을 떠나면 다양한 분야의 책을 실컷 읽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시인으로, 학자로 산다는 것이 무척 벅찬 일이었습니다. 시인으로서의 활동을 소홀히 할 수 없었지만 똑똑한 학생들을 앞에 놓고 강의 준비를 게을리 할 수도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제야말로 제대로 된 문학강의를 할 수 있는데"라며 서운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오 시인은 "내가 서울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한 1980년대 중반은 모든 학문이 반독재투쟁ㆍ민주주의 쟁취와 무관하지 않았다"며 "그 속에서 문학 강의 한번 못해본 것이 지금도 가장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최근 침체한 한국문학에 대해 "문인들이 끼리끼리 나뉘어 파당을 만들고, 젊은 시인들이 독자들도 이해하지 못하는 정신분열적이고 자극적인 작품들을 쓰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시인은 퇴임을 기념해 최근 그동안 써온 모든 시들을 묶어 '오세영 시전집'(랜덤하우스·전2권)으로 펴내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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