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 KB, MB, GB, TB, PB, EB, Z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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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국 동서대 컴퓨터정보공학부 교수

우리는 일상 생활에 10진법을 사용하지만 컴퓨터는 2진법을 사용한다. 그래서 컴퓨터에서 데이터를 처리, 저장, 전송할 때 사용하는 가장 작은 단위는 0 혹은 1을 나타낼 수 있는 비트(bit)이다. 그리고 이러한 비트 8개를 하나로 묶어 1바이트(byte)라하고 정보 처리의 기본 단위로 사용한다. 영문은 한 글자를 표현하기 위하여 1바이트를, 한글은 2바이트를 사용한다. 1바이트가 2의 10제곱 즉 1천24개 모여 있으면 킬로바이트(KB)이고 이와 같이 2의 10제곱 배씩 커지면서 메가바이트(MB), 기가바이트(GB), 테라바이트(TB), 페타바이트(PB), 엑사바이트(EB), 제타바이트(ZB)가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략 2의 10제곱을 1천으로 하여 MB는 100만, GB는 10억, TB는 1조… 등으로 계산하기도 한다.

이들 단위는 컴퓨터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이미 일반인들이 일상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초고속 인터넷 연결 속도 100Mbps라는 것은 1초당 1억 비트를 보낼 수 있는 전송 속도로, 보통 A4용지 한 장에 한글 700자를 쓴다고 볼 때 초당 A4 크기의 서류 9천장을 보낼 수 있고, 4MB의 4분 분량 MP3 음악파일을 1초에 3곡 정도, 700MB의 1시간 짜리 동영상 파일을 56초 정도에 보낼 수 있다는 얘기다.

또한 요즘 보통 컴퓨터 하드디스크 용량이 200GB 정도인데, 여기에는 MP3 음악파일을 5만개 저장할 수 있고, 동영상 파일 285개 정도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올 여름에 개인용 컴퓨터를 위한 1TB 하드디스크가 출시됐는데 머지않아 일반인의 하드 디스크 용량은 1TB가 될 것이다.

1956년 IBM이 처음 하드디스크를 개발한 이후 1GB가 되기까지는 35년(1991년)이 걸렸고, 500GB가 되기까지는 14년(2005년)이 더 걸렸지만, 1TB 하드디스크가 출시되기까지는 불과 2년밖에 안 걸렸다.

지난 3월 세계적인 시장조사기관인 IDC에서 발표된 '전 세계 디지털 정보 성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수년간 전 세계의 디지털 정보량이 57%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201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생산, 유통 및 복제되는 디지털 정보가 지금보다 6배나 늘어난 무려 988EB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천문학적 단위인 ZB시대가 불과 4년 후면 열리는 것으로, 전 세계 인구 1인당 평균 150GB(책 6t 분량)의 디지털 정보를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올 4월 한국EMC의 후원 하에 IDC가 2005년부터 2010년까지 5년 동안 대한민국의 정보 총량 현황과 전망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생성되고 복제된 모든 디지털 정보의 양은 2.7EB 규모이고, 데이터 종류에 따른 구성비를 살펴보면, 비정형 데이터로 분류되는 이미징과 음성데이터가 전체 정보량의 90%를 차지하는 반면, 일반 정형 데이터는 10% 수준에 머문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의 연평균 정보 데이터 성장률은 51%를 기록, 4년 뒤인 2010년의 디지털 정보량은 2006년 대비 5배 가량 증가한 15.7EB 규모로 전망됐으며, 2010년 한 해 동안 국민 1인당 생성 및 유통하게 될 디지털 정보량은 330GB 규모로, 전 세계 인구 1인당 평균 150GB를 2.2배나 상회한다.

머지않아 생성 및 복제되는 정보의 총량이 현존하는 저장 공간을 추월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디지털 정보량 폭증 현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인이나 기업 차원의 문제 해결 노력과 더불어 국가 차원의 정보 데이터 관리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우리들도 지금부터라도 책상정리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보데이터를 정리하고, 불필요한 데이터는 삭제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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