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항대교 14년만에 결실] 물류비용 연 1천474억 아낀다
IMF때 돈가뭄으로 3년간 공사 중단
9일 부산 영도구 영선동에서 열린 남항대교 준공식에 참석한 각계 인사들이 개통 기념버튼을 누르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부산 영도구와 서구를 잇는 새로운 '교통 동맥' 남항대교가 9일 개통됐다. 지난 1994년 9월 남항대교 실시설계에 착수한 지 14년, 1997년 10월 착공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
부산시는 이날 지역주민들을 초대해 이를 기념하는 성대한 준공식을 열었고, 오후 5시께부터 역사적인 차량 통행이 시작됐다. 광안대로~북항대교~명지대교~거가대교로 이어지는 해안순환도로망의 대역사에 한획을 긋게 된 순간이었다.
△파란만장 남항대교 탄생기=남항대교 건설공사는 부산의 그 어느 교량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공사 착공 1년만인 1998년 10월. IMF사태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2002년 3월까지 3년이 넘도록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2003년 10월에는 태풍 '매미'가 남항대교를 휩쓸어 40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당시 현장사무실 등 70여동의 컨테이너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기초교각 일부가 파손됐다.
지난해 10월, 서구 암남동에서 출발하는 1공구(한진중공업 외 4개사)와 영도구 영선동 측 2공구(현대건설 외 5개사)가 연결되는 순간도 경이로웠다. 양쪽으로 각각 불과 15㎝의 여유공간을 두고 무게 2천t, 길이 125m의 왕복 6차로 교량이 출렁이는 바다 위에서 대형 크레인으로 올려졌다. 준비기간만 2개월이 걸린 이 작업이 끝나는 데 꼬박 12시간이 걸렸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남항대교 대장정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남항대교는 길이 1천925m 폭 25.6~38.6m인 해상교량에 길이 745m 폭 50~70m인 평면도로가 더해져 양쪽으로 이어졌다. 선박들이 오가는 남항대교의 중앙의 주항로 폭은 130m. 해수면으로부터 높이는 30m 안팎이다.
남항대교에는 광안대교의 절반 수준인 3천55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됐다. 국비가 1천32억원이 들어갔고, 나머지는 시 예산 2천518억원으로 충당됐다. 그러니 통행료를 받지 않는 무료도로다. 남항대교 위 산책로도 단연 눈길을 끈다. 폭 3m, 길이 1천245m에 달하는 산책로를 잘만 다듬으면 부산의 명물이 될 수 있다. 연중 행사로 개방하는 광안대교와 달리 대형선박이 떠 있는 푸른 바다와 아기자기한 항만의 모습을 갖춘 남항이 양쪽으로 어우러진 모습을 수시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수교가 아니어서 다소 아쉽긴 하지만 25억6천만원을 들여 야간 경관조명도 설치돼 밤이면 은은한 모습을 드러내게 됐다.
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바다 위 산책로를 왕복하면 30분 가량 걸리는 코스로 충분히 매력적이어서 다양한 활용방안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남항대교 개통, 그 경제효과는?=남항대교의 개통은 지역사회에 어떤 효과를 가져올까. 우선 부산시는 남항대교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연간 물류비용만 1천474억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시 건설본부는 서구 암남동~남포동~부산대교~영도구 영선동으로 이어지는 7㎞ 구간을 러시아워 평균 주행속도 시속 8㎞로 달리면 최대 50분 가량 걸리는 반면 남항대교로 곧장 달리면 2분 안에 주파할 만큼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항대교는 앞으로 하루 평균 4만8천600여대의 차량이 이용, 도심 교통난을 완화하고 향후 하루 최대 1만3천600대의 컨테이너 차량이 통과하는 주요 교량이 될 전망이다.
건설본부 관계자는 "영도를 통과하는 부산대교의 통과 하중이 32.4t으로 제한된 반면 43.2t의 화물이 통과할 수 있는 1등교인 남항대교 개통으로 조선 및 조선기자재 산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항대교 일대 지역민들도 큰 기대감에 부풀었다. 특히 남항대교는 뉴타운(재정비 촉진지구)으로 지정돼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영도제1지구와 충무지구를 곧장 연결하고 있어 개통효과는 장기적으로 배가 될 수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향후 북항대교와의 연결도로 건설 문제 등만 원만히 해결되면 지역민들의 생활 편리성 제고는 물론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김성우 팀장은 "뉴타운 계획이나 롯데월드가 인접한 영도가 남항대교 개통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박세익 기자 run@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