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항대교 개통 4개월 엇갈린 평가] 차량소통 기여, 관광유발은 아직…
송도·충무교차로 원활·주민 운동공간 각광

부산 서구 암남동에 사는 박정자(56)씨는 매일 아침 6시께 남항대교 위에서 산책한다. 남항을 배경으로 바다 공기를 마시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서부산권에서 주로 영업하는 택시기사 정인기(58)씨는 예전에 사하에서 영도지역으로 가는 데 1시간이 걸렸다. 송도교차로와 충무교차로 통과에 애를 먹었다. 요즘 남항대교를 이용하면서 소요시간이 30~40분대로 줄었다.
다음달 9일 개통 4개월을 맞는 남항대교가 교량 주변 주민들과 서구·영도구를 오가는 운전자들에게 친수공간이나 교통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대교 개통으로 기대됐던 관광특수는 미미하고 서구·영도구 상권 활성화에는 그다지 큰 도움이 없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북항대교 연결도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당분간 '반쪽 대교'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있다.
31일 서부경찰서와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대교 개통 이후 서부산권에서 영도지역으로 진·출입하는 교통량이 분산되면서 송도·충무교차로의 교통혼잡도가 크게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예전에 서구 충무동에서 영도구 영선동까지 30분 정도가 걸렸는데 현재는 10분 이내로 크게 줄었다"며 "남항대교로 출·퇴근 시간 교통정체가 그전보다 30~40%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대교가 개통되면서 서구 암남동과 영도구 영선동 일대 주민들의 생활 패턴도 바뀌었다. 하루 300~400여명의 주민들이 남항대교에서 산책이나 운동하고 있다. 또 일부 운전자들에게 남항대교는 괜찮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입소문이 났다.
이처럼 남항대교가 교통해소나 주민 친수공간으로 자리매김 했지만 일부에선 3천50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교량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1년 이후 완공될 북항대교(남구 감만동~영도구 청학동)와 남항대교를 잇는 영도지역 연결도로 공사가 부산시와 주민간 벌어진 고가도로, 지하차도 논란으로 착공이 지연되면서 남항대교가 당분간 반쪽 기능으로 운영될 우려가 크다.
또 남항대교 자체의 경관미나 조형미가 광안대교에 비해 떨어지고 주변의 부대시설이 뒷받침되지 않다보니 당초 남항대교 개통으로 기대되던 관광 유발효과도 미미한 실정이다.
여기에 남항대교 위의 불법 주·정차 탓에 부산시가 수천만원의 긴급 예산을 투입해 만든 수백개의 PE드럼통 등 교통시설물은 오히려 교량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구 조현춘 문화관광과장은 "주민과 상인들의 협조로 예전보다 주변 환경이 많이 정비됐다"며 "향후 남항대교 일대 친수공간에 향후 자동차 극장이나 체육시설과 같은 주민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대식 기자 pro@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