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초정밀 방사선' 암세포만 골라 잡는다
동아대병원 도입 '노발리스 시스템'
해상력과 조준력이 뛰어나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발리스 시스템'은 초정밀 방사선 치료기로 인정받고 있다.
사례 1. 강모(47)씨는 3개월 전부터 시력장애 증상이 나타났다. 정밀검사 결과 뇌종양이 발견됐으며 종양이 시신경에 인접해 있어 수술이 여의치 않았다. 시력손상 위험을 감수하고 수술할 것인가, 뇌 속의 종양이 자라는지 지켜볼 것인가를 고민하던 강씨는 '노발리스 수술'을 통해 종양만을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었다. 치료 후 4개월가량 지나자 강씨의 시력장애 증상이 확연히 호전됐다.
사례 2.남모(59·여)씨는 종합검진 과정에서 우연찮게 폐암을 초기에 발견했다. 그러나 남씨는 천식이 심하고 당뇨까지 겹쳐 수술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취한 상태에서 수술을 강행했다가는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남씨는 마취가 필요없는 노발리스 시스템으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뒤 아무런 부작용 없이 폐암을 완벽하게 치료할 수 있었다.
무혈·무통… 뇌·복부암 등 효과
복잡한 형태라도 표적치료 가능
합병증 적고 성공률 95% 이상
·가장 정밀한 방사선 암 치료기
뇌 안의 시신경이나 척수신경과 가까이 있어 외과적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기존의 방사선 치료로도 손댈 수 없었던 예민한 부분의 종양까지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동아대병원이 지난해에 도입한 '노발리스 시스템'은 암 조직 이외 정상 조직에 방사선 피폭량을 최소화할 수 있어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방사선 암 치료기로 평가받고 있다.
동아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이형식 교수는 "노발리스는 주위 조직에 손상을 덜 주면서 통증 없이 종양을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칼을 대지 않는 비침습적 치료라고 할 수 있다. 뇌질환의 방사선 수술 외에 폐와 간 등 움직이는 장기와 척수 근처에 발생한 종양 치료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노발리스는 방사선 해상력이 3㎜ 수준이다. 암 조직 외에 정상 조직에만 방사선을 쏘아주는 능력 면에서 현재 나와 있는 치료기 중에서 가장 정밀하다. 사이버나이프의 4㎜, 토모테라피의 6.25㎜보다 훨씬 뛰어나다.
또 노발리스는 '6차원 로봇 방사선 조준력'을 갖춰 환자를 정확하게 고정하고 방사선 쏘일 부분을 정교하게 찾아낼 수 있다. 환자의 호흡에 따라 움직이는 장기 조직의 정확한 위치에 방사선이 도달할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자동 제어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통증 없고 불규칙 형태 종양도 치료
노발리스는 환자의 안면 및 두부에 꼭 맞는 1회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통증이 전혀 없다. 머리 고정 기구를 머리뼈에 고정시키는 장치를 사용하면 국소 마취를 한다고 하더라고 통증이 있고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지만 마스크를 사용하면 이런 불편함이 없다. 머리 고정 기구를 사용할 경우 이에 따른 약물 투여를 해야 하지만 마스크를 사용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
기존에 뇌 수술에 많이 사용되어 온 감마나이프의 경우 종양이 괴사할 수 있는 높은 양의 방사선을 한 번만 조사할 수 있지만 노발리스는 방사선을 3~5번 나누어 조사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정상 조직 보호에 더 유리하다. 또 사이버나이프와 달리 방사선의 세기를 조절해 가며 시술할 수 있다. 따라서 종양의 크기가 3㎝ 이상으로 크거나 뇌·척추 등 신경세포가 있는 예민한 부위에 인접한 경우 분할 치료 및 세기 조절을 이용한 치료가 가능하다.
노발리스의 또 다른 장점 중의 하나는 불규칙한 형태의 종양 치료에 탁월하다는 점이다. 기존의 방사선 치료기는 주로 원형의 장치를 통해 방사선을 쏘는데 불규칙한 모양의 종양은 치료 과정에서 가장자리로 밀려날 수 있다. 하지만 노발리스는 다양한 형태의 종양에 맞도록 형태를 변화시켜 표적 치료가 가능하다.
·뇌종양을 비롯한 다양한 복부 종양 치료
노발리스는 수막종, 뇌하수체 선종 및 기타의 양성 뇌종양과 전이성 종양에 대한 치료 효과가 우수하다.
암이 뇌와 밀접하게 붙어 있을 때도 뇌신경을 보호하면서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용된다.
척추에 발생한 척추종양은 지금까지는 방사선 수술을 하기가 매우 어려워 잘 시행되지 않았는데 노발리스는 척추종양에 대해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암성통증에 대해서도 뇌하수체 적출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아울러 종양 외의 질환에 대한 치료로도 많이 사용된다. 혈관기형, 해면혈관종, 삼차신경통 등 기타 여러 질환 치료에 사용될 수 있다. 특히 뇌동정맥기형은 뇌수술에 따른 위험성이 상당히 큰 경우가 있는데 적응증이 될 경우 노발리스가 적절한 치료법이 된다.
복부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폐와 간 등 움직임이 많은 장기와 많은 양의 방사선을 쏘아야 하는 방광, 전립선에 생긴 암 치료에 효과적이다. 척수 근처에 발생한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방사선 부작용으로 척수염이 생길 수 있는 경우에도 고려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동아대병원 신경외과 김기욱 교수는 "노발리스 방사선 치료 성적은 외과 수술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질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95% 이상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취하지 않고 피부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외과적 수술에 비해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낮다. 시술 시간도 현저히 줄어 환자들이 더욱 안전하면서도 편리하게 종양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도움말=동아대병원 신경외과 김기욱·방사선종양학과 이형식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