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비가 경제 살린다] 파이팅! 슈퍼마켓 3. 광안동 탑플러스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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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크게 빠르게 떠들썩하게

부산 수영구 광안동 탑플러스마트는 항상 안내 방송이나 음악을 내보내며 매장 분위기를 활기차게 유지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이 들어서며 손님이 끊어지는 것은 대부분 슈퍼마켓이 마찬가지 처지다. 별 도리가 없는 슈퍼 주인들은 한숨을 내쉴 뿐이다.

하지만 부산 수영구 광안동 탑플러스마트 신용종(44) 사장과 직원 26명은 그저 걱정만 하지 않고 대형마트와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도시광안아파트와 광원아파트 등이 있는 부산 수영구 광안동 주택가에 자리잡고 인근 주민들에게 식품과 생필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 탑플러스마트는 하루 1천400~1천600명이 찾는 알짜 슈퍼마켓으로 낮시간에도 손님들이 붐빌 정도다.

탑플러스마트 이렇게 했다

● 전면전… 정기적 파격 할인
● 속도전… 빠르게 구색 변경
● 홍보전… 수시로 안내 방송


신 사장이 대형마트 인근인 이곳에 점포를 얻어 590㎡ 규모의 매장을 연 것은 지난해 3월이었다. 대형마트 때문에 한 차례 폐업했던 경험도 있어 내심 걱정도 됐다. 하지만 경북 봉화 출신의 억척스러운 슈퍼마켓 주인에게는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 더 강했다.

신 사장은 전면전을 택했다. 파격적인 할인행사를 정기적으로 여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3주에 1차례씩 100가지 정도의 상품을 5일간 할인 판매하는 행사를 계속해 오고 있다. 할인 폭도 대형마트보다 커서 정상가보다 40~50%나 싸다.

이런 파격 할인이 가능한 이유는 도매업자와 탑플러스마트가 절반씩 손해를 감수하고 손님들이 몰릴 만한 가격에 상품을 내놓을 수 있어서다. 공동구매는 또 다른 방법이다.

수영구와 남구, 연제구 일대 슈퍼마켓 9곳이 '부산마트협회'를 만들어 공동구매함으로써 질 좋은 상품을 싸게 내놓는다.

싸움에서 이기려면 적을 알아야 하는 법. 수시로 대형마트를 찾아 가격과 상품 구색을 파악하고, 같은 상품의 값을 곧바로 내리거나 질 좋은 상품을 발빠르게 구해 놓는다. 대형마트가 보고 및 결재 시간이 걸리는 허점을 노린 것. 신 사장은 "손님들이 우리 슈퍼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탑플러스마트 매장은 특유의 활기가 있다. 손님들의 정서를 파고드는 전략을 쓰기 때문. 판매대의 경우 4열은 들어갈 수 있지만 3열만 넣어 매장이 넓고 시원해 보인다.

또 수시로 음악과 안내 방송을 내보내 떠들썩한 장터 분위기를 연출한다. 손님이 오기를 기다려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신 사장은 동네 슈퍼라도 오늘은 이 제품이 좋고 싸다는 점을 적극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시끄럽다는 손님도 있지만 효과는 상당합니다. 안내 방송을 별 대수롭게 여기지 않지만 실제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고 가는 손님이 적지 않습니다." 덕분에 이 슈퍼의 객단가는 대형마트 못지않다는 게 신 사장의 귀띔.

손님들을 친절하고 정직하게 대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다. 대형마트 '덤 상품'의 경우 유통기한이 얼마남지 않았거나 판매가 부진한 상품이 대부분이지만 이곳은 정상 제품을 내놓는다. 신 사장은 "하루이틀 올 손님들이 아니다. 충동 구매보다 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영한 기자 kim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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