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는 조연, 차는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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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일 日 후쿠오카서 초대전 여는 신경균씨


외관은 시골 마을 회관처럼 그저 그런 2층 양옥이었다. 한데, 집안은 정성껏 꾸민 한옥이 들어와 있었다. 몇 년 전 태풍 매미로 부러진 당산나무 가지로 짠 장이며 탁자 하나까지 집주인의 정성이 배어 있었다. "콘크리트에 한옥을 끌어들이자고 했어요." 기장 장안요에서 만난 도예가 신경균(46).

한국 도자기의 멋을 일본 열도에 알리는 기획 전시를 앞두고 있는 그를 만났다. 그는 15~20일 일본 후쿠오카 에르가라홀 7층 갤러리에서 부산-후쿠오카 우정의 해 기념행사의 하나로 부산일보사와 서일본신문사가 공동 주최하는 '신경균 초대전'을 연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찻사발을 비롯해 80점을 일본에 가져갔다.

신씨는 조선사발을 최초로 재현한 고 신정희 선생의 아들로 열다섯 때부터 이 길을 걸어온 도예가다. 지난 2005년 APEC 정상회담 만찬장 도자기를 제작하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제가 굽는 그릇도 이 집을 닮았어요. 지극히 전통적인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현대적인 쓰임새를 가진 그릇을 만들지요."

직접 도끼로 팬 나무로 전통 장작가마에 불을 때고, 발로 물레를 돌리고 손으로 그릇을 빚어서 만드는 방식은 전통을 따르지만, 이 시대의 그릇을 만든다고 했다. 일본에 전시할 그릇을 들고 왔다. "손으로 덤벙 분을 발라 놓고 사발 안의 그림은 손가락으로 그린 건데, 전통 찻사발에는 없는 거지요. 전통도 그렇게 끊임없이 진화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쓰임의 미학을 제일 앞자리에 둔다. 또 다른 찻사발 하나를 가져왔다. 찻사발에 말차를 한 잔 담았다. "쓸수록 빛깔이 좋아지는 그릇, 음식 만드는 이의 정성을 고스란히 전하는 그릇을 만들고 싶어요. 그게 실용의 미입니다." 그에게 쓰이지 않는 도자기는 의미가 없다. "차를 담은 그릇이라면 차에 충실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도자기는 조연이고 주인공은 차인거죠." 이상헌 기자 t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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