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사람] 극동일렉콤㈜ 이 종 기 대표
"과감한 R&D 매출 상승 원동력"

"고생을 많이 해서 백발이 됐습니다."
극동일렉콤㈜ 이종기(57) 대표의 첫 인상은 이웃집 아저씨처럼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백발은 푸근한 느낌을 더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백발에는 그가 지난 1992년 회사를 창립한 이후 회사를 현재의 위치로 끌어올리기까지 시도했던 도전과 온 몸으로 겪었던 시련이 고스란히 묻어있었다.
극동일렉콤은 국내에서 선박용 조명기기를 생산하는 유일한 두 업체 중 한 곳이다. 창립된 지 20년이 채 안됐지만 극동일렉콤이 국내 선박조명업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은 놀랍다. 극동일렉콤은 국내 7대 조선소에 선박 조명기기를 납품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 45%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조선업계의 불황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지만 극동일렉콤의 매출액은 지난해 260억원보다 40억원 증가한 3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박 조명기기 시장 45% 점유율
국내 조선소 이어 미쯔비시 납품
육상 LED조명 '제 2 도약' 목표
지난 24일 막을 내린 마린위크에서도 극동일렉콤의 선전은 돋보였다. 지난 대회에서 극동일렉콤은 LED 선박용 조명기구, 전신격벽장치, 냉동컨테이너 전원공급장치, 야간감시 라이트인 '나이트비전' 등을 선보여 바이어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특히 나이트비전 시리즈는 야간에도 16km밖에서 해상에 있는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는데 이는 극동일렉콤만이 보유한 독보적인 기술이다. 극동일렉콤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일본 미쯔비시 조선소에서 건조할 6척의 배와 2척의 크루즈선에 선박조명 납품을 계약한 것.
이 대표는 "이번 미쓰비시 조선소와의 계약액이 340만달러에 이른다"며 "극동일렉콤이 보유한 선박조명기술이 해외 시장에서도 통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극동일렉콤이 국내외로부터 인정받는 선박조명업체가 되기까지 이 대표의 노력과 시련이 있었다. 극동일렉콤 창립 당시 국내에서 선박용 조명기기를 생산하고 있는 회사는 단 한 곳이었다. 이 대표는 "선박조명기기는 일반 조명과 달리 습기와 배의 진동, 파도의 충격에 견딜 수 있어야 한다"며 "당시로서는 그런 조명기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선박조명기기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였지만 이 대표는 좌절치 않고 조명 금형에 과감히 1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하지만 사업이 쉽게 풀린 것은 아니었다. 이 대표는 "회사 창립 5년차에 부채비율이 1천600%까지 치솟아 어느 은행에서도 운전 자금을 빌릴 수 없어 절치부심했다"며 "이때 직원들의 월급을 제대로 주지 못했는데 부끄러워서 보름 가까이 점심식사를 하러 나가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이 대표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세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해 이 땅에 흔적을 남기고자 하는 신념이었다.
5년 이후 이 대표의 과감했던 투자와 끊임없는 연구개발은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극동일렉콤이 생산한 양질의 제품이 조선소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해 매출액은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에는 부채비율이 200% 초반까지 떨어진 상황인데 이 대표는 2012년에는 무차입경영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대표는 육상 LED조명 진출을 극동일렉콤 '제2 도약'의 기회로 삼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선업 불황이 지속될 것 같은 상황에서 선박조명기기 생산만으로는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게다가 LED등과 보호기구는 이미 선박조명기기를 생산하면서 충분한 기술력을 갖췄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분야에서도 최고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황석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