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주원 "잘 생긴 것, 배우에겐 의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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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때려'로 데뷔한 뒤 '별난 여자 별난 남자' '소문난 칠공주' '왕과 나' '산부인과'를 거치며 성큼성큼 배우로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고주원(29)에게는 늘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있다.

바로 '엄마 친구의 잘난 아들' 쯤으로 해석되는 '엄친아'다.

183㎝의 훤칠한 키에 한눈에 봐도 '잘~생겼다'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만한 미남형 얼굴인데다 국어 선생님 어머니에 회사원 아버지를 둔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다. 여기에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 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른바 '공부 잘한' 연예인이다.

이뿐 아니다. KBS '출발! 드림팀'에서는 운동선수 못지않은 뛰어난 운동 신경을보여줬으며 출연작이 하나 둘 쌓여가면서 연기력도 점차 향상되고 있다.





고주원은 최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엄친아'라는 수식어에 대해 환히 웃으면서도 고개를 갸우뚱해 보였다. "(내가) 잘 생겼다고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라면서 "잘생긴 것이 배우에게 정말 의미가 있는 것일까요"라고 되물었다.

"외모는 순간이지 않을까요? '잘 생겼다'고 말하면 그걸로 끝이잖아요. 그것보다는 배우는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매력을 표출할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배역이라는 옷을 맵시있게 잘 입어야죠."

그런 의미에서 지난 28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사극 '김수로'는 그에게 "맵시 있는 옷입기를 통해 매력을 보여줄 좋은 기회"다.

제작비 190억 원이 투입되는 '김수로'는 가락국(금관가야)의 왕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 드라마다. 고주원은 지성이 연기하는 김수로와 대립관계에 있는 이진아시역을 맡았다.

이진아시는 김수로와는 아버지가 다른 형제관계인데, 어머니 정견비(배종옥)에 의해 엄격하게 왕으로 키워지는 인물이다. 무술 잘하고 잘 생긴데다 왕이 될 인물인것은 이전 드라마의 '엄친아' 캐릭터와 닮았지만 김수로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악역이라는 점은 이전과는 180도 다른 지점이다.





그는 "처음 맡아보는 욕 먹는 캐릭터라서 재미도 있고 다른 모습을 보여줄 좋은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하는 고주원은 "느낌이 있는 '나쁜 남자'를 보여주고 싶다"고말했다.

"시청자들에게 욕은 많이 먹되, 마냥 싫어하는 캐릭터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사연이 있고 아픔이 있는 악당인 만큼 느낌이 있어야겠죠."

그는 이진아시에 대해 "김수로에 비하면 부족할 뿐이지 왕이 될 자질이 충분한 인물이다. 선하고 잘 베풀 수 있는 인물이지만 김수로에 대한 열등감과 최고가 되고싶은 욕망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등감에 대해 이야기하며 고주원은 "나도 열등감을 많이 가지고 있는 편이지만표출하는 방식은 이진아시와는 다른 편"이라는 '엄친아' 답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학창 시절 때에는 공부나 운동이나 열등감을 쉽게 느끼잖아요. 연기자가 돼서는 다른 배우의 연기가 부럽기도 하고요. 열등감은 있지만 그 열등함을 쉽게 인정하는 스타일이에요. 남을 인정하면 제 스스로가 발전하게 되니까요."





지방 도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고주원은 대학 공부를 위해 서울에 온 뒤 모델 선발대회에 뽑히며 연기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모델 일은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했을 뿐 학사 학위를 마치고 유학을 간 뒤 월스트리트의 증권맨이 되는 게 꿈이었다. "학창시절 때 성실했다는 의미 외에는 학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말하는 그는 "연기자가 되며 전공인 경제학을 살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보다 지금은 연기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역을 연기할 욕심이나 연예인으로서 모범을 보이며 살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의 연기도 물론 원래 나라는 사람에게서 온 것이긴 하지만 앞으로는 조금 더 다양한 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TV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에서도 연기를 해보고 싶고요, 계속 입에 욕을 달고 사는 양아치의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여기에 코믹한 역을 맡아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으니 보여주고 싶은 모습이 너무 많네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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