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메시 발끝에 당했다… 오른쪽 구멍 숭숭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17일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 수비진을 따돌리고 문전을 파고들고 있다. 연합뉴스결국 리오넬 메시가 화근이었다. 여기에 전술상의 문제와 지나치게 긴장한 선수들의 심리적 부담도 패인이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 선전했지만 '마라도나의 재림' 메시를 막지 못하는 바람에 1-4로 대패하고 말았다. 한국은 메시의 화려한 개인기를 의식해 수비에 치중하는 4-5-1 포메이션을 들고 경기에 나왔다. 중원에서부터 메시를 적극 저지해 우리 문전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는 전략이었다.
한국 집중 방어 뚫고 이과인 등에 기회 제공
선수 기용 등 전술 문제·심리적 부담도 패인
하지만 메시는 너무 강했다. 그는 한국 미드필더진과 수비수들의 집중 방어를 뚫고 세계 최고 공격수의 위상을 과시했다. 메시는 한국 수비가 떨어지면 개인기로 돌파하고 붙으면 2-1 패스로 뚫고 나가는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였다. 슈팅을 자제하면서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메시에게 수비가 집중돼 상대적으로 테베스와 로드리게스와 앙헬 디마리아(벤피카)에게 공격기회가 많이 생기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그가 있었기에 한국은 졌고 아르헨티나는 이겼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패인은 메시를 막지 못한 것"이라며 "후안 베론이 부상으로 빠진 것이 결국 한국에 안 좋은 영향을 줬다. 메시가 베론의 자리로 물러나면서 오히려 넓은 공간에서 경기 조율을 마음껏 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허정무 감독도 경기 뒤 "수비 조직력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메시의 개인기에 밀려 어려움을 겪었다"며 메시 봉쇄 실패가 패인이었음을 시인했다.
허 감독은 부인했지만 오른쪽 수비수 자리에 오범석을 내세운 전술상의 실수도 이날 패인 중 하나였다. 허 감독은 지난 12일 그리스전에서 선전한 차두리를 빼고 오범석을 넣었지만 그는 전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오범석은 전반 아르헨티나 공격수 디마리오를 막지 못하며 번번이 뚫려 위기를 자초했다. 또 수비에서 공격진으로 내주는 패스도 나빴고 오버래핑 활동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물론 네티즌들도 차두리를 기용하는 게 나았다며 오범석 출전을 실패 원인으로 꼽았다.
또 후반 초·중반 스피드와 조직력을 앞세워 상대를 밀어붙인 기회를 살리지 못한 점도 아쉬웠다. 염기훈이 후반 골키퍼와 1 대 1 상황에서 동점골을 넣었다면 이날 경기는 무승부로 마감할 수도 있었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