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러 1천 대 분량 '컨' 매일 수송
부산 신항 철도 시대 개막

육중한 컨테이너가 겹겹이 쌓인 부산 신항. 컨테이너 화물을 가득 실은 열차가 1일 오전 11시 부두를 따라 놓인 철로를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신항에서 기적을 울린 첫 열차다.
트레일러 엔진음만 울려퍼지던 신항에 본격적인 철도 수송 시대가 열린 것이다.
신항 북컨테이너부두 부산신항만㈜(PNC) 철송장에서 이날 출발한 3044호 화물열차는 모두 66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의 수입화물을 싣고 경북 구미시 약목역으로 향했다. 33량 편성의 열차는 2시간 20분을 달려 목적지에 다다랐다. 이어 열차는 약목역에서 수출 컨테이너를 받아 이날 오후 8시 30분에 다시 부산신항역으로 돌아온다. 신항과 내륙을 잇는 화물열차는 항만 내 철송장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며 부산신항역에서 화물 적재검사를 받는다. 철송장과 부두 밖에 있는 부산신항역은 5.5㎞ 떨어져 있다.
하루 13차례 왕복 운행
내년 수송분담률 9.9%
코레일은 오는 6일부터 하루 4차례 왕복으로 열차 운행 편수를 늘리는 등 서서히 운행을 정상화시켜 오는 26일부터 본궤도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정상 운행에 들어가면 열차는 하루 13차례 왕복 편성된다. 이 정도면 트레일러 800~1천여 대 분량의 컨테이너를 실어나를 수 있다.
부산신항역 정현철 역장은 "화물량 증가세에 맞춰 열차 운행 횟수를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운행이 안정화되면 철송장에서 적재검사를 끝내고 부산신항역은 곧바로 통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신항은 수출입 화물을 트레일러를 통한 육로 운송에만 맡겨 왔다. 이제는 열차 운행에 따라 화물 수송편을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
부산지방해양항만청은 철로 수송이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신항에서 35만TEU를 철도로 이동시켜 9.9%의 수송분담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는 2015년이면 47만3천TEU를 소화해 철도 수송분담률을 10.5%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철도 수송이 이뤄지고 있는 부산 북항의 경우 올해 모두 63만8천TEU를 철도로 몰아 12.5%의 수송분담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북항에서의 철송 비중은 더욱 높아져 2015년에는 16.8%에 이를 것이라고 부산해양청은 예상하고 있다.
부산신항만 김종기 대표이사는 "철도가 기존 트레일러 수송 화물을 흡수하면 신항 물류 소통이 전반적으로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저공해 고효율 운송수단인 철도로 앞으로 화물이 많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항 남컨테이너부두에도 임항철도와 1개의 철송장이 건설되고 있다. 철로 길이는 4.3㎞이며 총사업비는 452억 원이 들게 된다. 지난해 10월 착공돼 현재 공정률은 40%에 이른다. 이 철도는 2012년 완공된다. 이현우 기자 hoo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