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음식연구가 방세윤씨와 함께 만드는 추석 주전부리
요령 익히면 의외로 쉬워요 …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보세요
차례상을 물리고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으면 본격적인 추석이 시작된다. 가족과 나누는 담소만큼 정겨운 전통 주전부리를 마련해 보자. 손이 많이 간다는 생각은 편견! 요령만 알면 쉬우면서도 멋진 주전부리를 준비할 수 있다.젊은 주부들에게 명절 음식은 커다란 고민거리다. 특히 떡이나 강정,약과 같은 것들은 직접 만드는 것을 엄두도 못낸다. 하지만 신세대 전통음식연구가 방세윤(31) 씨는 "조금만 요령을 터득하면 의외로 쉽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주방에서 수십 년을 보낸 '요리의 달인'만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의 설명을 듣고 명절 주전부리를 다시 보게 됐다. 그가 추천한 음식은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보아도 좋을 정도로 간단하다. 이번 추석에는 차례상을 물린 후 직접 만든 주전부리를 준비해 보자. 추석이 지나서는 아이들 웰빙 간식으로 만들어 줘도 좋겠다.
송편- 깨소금 이용해 소 만들면 편해요
추석의 대표 주전부리는 송편이다. 시루에 솔잎을 깔고 만든다고 해서 붙은 이름. 송편은 원래 펑퍼짐한 큰 떡 위에 모양을 내기 위해 만든 '웃기떡'이다.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송편만을 먹게 되었는데, 지방마다 독특한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강원도에서는 무생채를 속에 넣거나 감자녹말을 이용해 반죽을 만들기도 하고, 황해도에서는 김치와 조개를 다져서 소를 넣어 먹었다. 요즘 전라도에서는 지역 특산물인 복분자를 넣어 만들기도 한다.
송편을 만들 때 가장 번거로운 것은 소 재료와 반죽 준비다. 방 씨는 송편 소 재료로 깨소금을 제안했다. 집에 있는 깨에 설탕을 살짝 넣으면 간단하게 소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잣을 넣으면 맛도 풍부해지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서 손님 대접할 때도 좋다. 반죽은 방앗간에서 한 번 빻아 놓고, 먹을 분량만큼 냉동실에 보관하면 손쉽게 준비할 수 있다.
▶재료: 멥쌀가루 10컵, 소금 1큰술, 색 재료(쑥가루, 치자 물, 딸기 물, 계핏가루), 소 재료(깨소금 2컵, 설탕 5큰술, 꿀 5큰술, 소금 1/2 작은술), 솔잎, 참기름.
▶만드는 법
1. 멥쌀을 씻어 물에 8~12시간 정도 담가 불린 후 빻아 가루로 만든다(방앗간에서 빻을 때 소금 간을 해오면 소금은 넣지 않아야 한다).
2. 소금간을 한 쌀가루를 체에 내린 다음 색재료를 넣고 끓는 물로 익반죽하여 오래 치댄다.
3. 깨소금은 꿀과 설탕을 섞어 둔다.
4. 쌀가루 반죽을 조금씩 떼어 엄지손가락으로 가운데를 파서 둥글게 빚고, 가운데에 준비한 소를 넣고 오므려 예쁘게 송편 모양을 빚는다.
5. 시루나 찜통에 솔잎을 깔고 송편을 가지런히 놓아 찌고. 김이 오르면 15분 정도 더 찐다.
6. 솔잎을 꺼내고 송편을 찬물에 담가 재빨리 씻어 건진 다음 참기름을 바른다.
약밥- 전기밥솥으로 간단하게 해보세요
옛 사람들은 꿀을 약이라 하여 꿀을 넣은 밥은 약밥, 꿀을 넣은 과자는 약과라 했다. 약밥은 예부터 제사나 잔칫상에 빠지지 않았던 전통 먹거리로, 궁에서나 양반들이 먹던 귀한 음식이 서민들의 상차림에도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약밥을 만들 때 가장 번거로운 것이 찜통에 면 보를 깔고 쪄내는 것이다. 약밥이 면 보에 달라붙어 떼어 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써야하고, 다시 씻어 보관해야 되는 등 관리도 까다롭다.
가장 간단하게 하려면 전기밥솥을 이용하면 된다. 불린 찹쌀에 소금물을 넣고 밥을 만든 후 양념 소스를 넣어 버무리고, 다시 밥솥에 넣어 뜸들이기 기능을 이용해 15분 정도 열을 가하는 방식이다.
좀 더 욕심을 내서 약밥 찌는 것에 도전해 보겠다면 반드시 천을 깔지 않아도 시중에 파는 '시루밑'을 이용하면 잘 떼어지고 세척도 수월하다.
▶재료: 찹쌀 5컵, 소금물(물 1/2컵에 소금 1큰술), 밤 10개, 대추 10개, 잣 2큰술, 약밥 양념(간장 3큰술, 캐러멜 소스 3큰술, 황설탕 1컵, 계핏가루 1작은술 , 꿀 1/3컵, 설탕 1/2컵, 참기름 2큰술).
▶만드는 법
1. 찹쌀을 깨끗이 씻어 4시간 정도 물에 담갔다가 김 오른 찜통에 면 보를 깔고 올려 센 불에서 20분 정도 찐다. 중간에 소금물을 끼얹고 나무주걱으로 고루 섞어 20분 정도 더 찐다.
2. 밤은 속껍질을 깨끗이 벗기고 5~6등분 한다.
3. 대추는 꼭지를 따고 면 보로 닦은 다음 과육은 돌려 깎아 5~6등분한다.
4. 찐 찹쌀이 뜨거울 때 큰 그릇에 쏟고 설탕과 계핏가루, 간장, 캐러멜 소스, 꿀, 참기름을 넣고 고루 섞는다.
5. 참기름과 밤, 대추, 잣을 넣어 다시 버무린 다음 찜통에 넣고 40~50분 정도 찐다.
개성 주악(개성 우메기)- 쫄깃하고 맛있고 영양도 뛰어나요
떡은 만드는 법에 따라 찜솥에 찌는 떡, 기름을 두르고 지지는 떡, 인절미나 찰떡처럼 반죽을 치는 떡, 경단처럼 반죽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드는 삶는 떡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지지는 떡은 오래 보관할 수 있다.
개성 주악은 대표적인 지지는 떡으로, 개성 지방에서 귀한 손님이 왔을 때 다과상에 내거나 폐백 음식 또는 이바지로 쓰였다. 송편과 마찬가지로 '웃기떡'의 일종이다.
찹쌀 반죽을 튀긴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넛과 비슷하지만 떡 특유의 쫄깃함이 살아 있고, 영양도 뛰어나다.
개성 주악의 가장 큰 특징은 반죽에 막걸리를 넣는다는 것.
막걸리는 일종의 천연 발효제로 빵의 이스트와 같은 역할을 하며 소화를 도와주는 장점도 있다.
막걸리로 발효시키기 때문에 2~3일은 상하지 않는다. 소주를 넣어도 되지만 막걸리를 사용했을 때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
반죽을 기름에 한두 번 튀긴 후 조청이나 꿀에 재어내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겉은 바싹하고 속은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이 아이들 간식거리로 그만이다.
▶재료: 찹쌀가루 3컵, 멥쌀가루 1컵, 소금 1작은술, 막걸리 1/2컵, 설탕 1큰술, 기름, 꿀, 대추 약간.
▶만드는 법
1. 찹쌀가루와 멥쌀가루에 소금을 넣고 체에 내려 탁주와 설탕을 넣어 되직하게 반죽한다. 체 내린 것과 안 내린 것은 발효에서 차이가 나므로 반드시 체에 내린다.
2. 직경 3㎝ 정도로 동글하게 모양을 내고, 가운데를 꾹 눌러 자국을 만든다.
3. 100도 기름에 한 번 튀기고, 150도에서 한 번 더 튀겨낸다. 떡이 연한 갈색으로 변해 기름 위로 떠오를 때 꺼낸다.
4. 튀겨낸 주악을 꿀에 담갔다 곧바로 건져 대추로 장식한다.
플레이크 강정- 마시멜로와 견과류가 만났어요
색을 중시하던 옛 사람들은 백년초, 쑥, 유자청, 검은깨 등을 이용해 오색 강정을 만들어 먹었다. 하지만 요즘은 강정을 사먹는 것이 보편적이다.
방 씨는 물엿 대신 마시멜로를 이용하고, 쌀 튀밥 대신 각종 견과류를 이용해 간단하게 강정을 만들어 보라고 권했다.
강정은 보통 물엿에 기름을 둘러 끓인 후 쌀 튀밥을 넣어 모양을 내서 만든다. 방 씨는 물엿과 기름 대신에 마시멜로와 버터를 이용해서 만들면 훨씬 수월하다고 한다.
강정 만들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손에 달라붙지 않게 모양을 내는 것이다. 마시멜로를 이용하면 초보자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또 물엿을 사용한 강정은 입천장에 달라붙는데, 마시멜로는 전혀 달라붙지 않아 식감도 좋다.
쌀 튀밥 대신 아몬드 호두 등의 견과류와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리얼을 함께 넣으면 맛도 좋고, 튀밥을 만들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줄어든다.
마시멜로의 단맛은 조청과 비슷해 은은한 맛이 난다. 또 버터를 이용하면 특유의 향을 아이들이 좋아해 아이들 간식으로도 좋다.
초콜릿 바 등 가공식품보다 훨씬 영양이 뛰어나고, 견과류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맥주 안주로도 적합하다.
▶재료: 버터 50g, 마시멜로 50g, 물엿 3큰술, 견과류 1컵(호두 땅콩, 호박씨, 해바라기씨 등), 시리얼 2컵.
▶만드는 법
1.마시멜로와 버터를 약불에 녹인 후 물엿을 넣어 조금 졸이다가 시리얼과 견과류를 넣고 재빠르게 섞어준다.
2.어느 정도 섞이면 손에 위생장갑을 끼고 뜨거울 때 사각 틀이나 사각 도시락 통에 넣고 평탄작업을 한다. 생각보다 금방 굳어 버리니 이 과정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 사각 대신 동그랗게 만들어도 좋다.
3. 사각 틀에 넣은 것은 냉장고에서 10분 정도 굳힌 다음 꺼내어 길쭉하게 썰어 낸다. 글·사진=송지연 기자 sjy@busan.com
방세윤 전통음식연구가는
유명 한과 업체를 운영하는 어머니 영향으로 전통 음식에 관심을 가져, 10년째 떡·한과·전통주 등 전통음식을 만들고 있다.
㈔전통음식연구소 최고 지도자반 과정, 전통주 소믈리에반을 수료하고 전통음식·병과·혼례음식 자격증과 전통떡·전통차·전통주 사범증을 취득했다. '2010 아름다운 한과떡만들기 대회' 한과부문 대상(문화부장관상), '2010 세계음식문화 박람회' 한국 국제 요리 경연대회에서 시절음식부문 금상 등 각종 대회에서 수상했으며, 현재 농업기술센터와 양산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전통주와 떡 강연을 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부산 강서구 명지동에 '방세윤전통음식연구소'(051-271-3222)를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