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넘어 세계로] EVA 신발 전문기업 ㈜에이로
원료부터 제조·유통까지 '원스톱 경쟁력' 세계에 도전
EVA는 에틸렌(Ethylene)과 비닐 아세테이트(Vinyl Acetate)를 서로 합체시켜 만들어낸 고분자 화합물에 대한 통칭으로 우리 생활에 흔히 볼 수 있는 신발 밑창의 주재료나 아이들의 장난감의 재료, 각종 포장재로도 사용된다. 압축된 스폰지처럼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재질로 충격흡수력이 좋다. 또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친환경적 소재로 색이 묻어나오지 않고 피부 자극이 없다.
부산 사상구 덕포동에 본사를 둔 ㈜에이로(A.RO)는 EVA를 소재로 신발을 만드는 회사다. 브랜드명인 '에이로'도 회사명을 그대로 땄다. 에이로는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충격 흡수력 뛰어난 신소재
욕실화·워킹화 등에 적용
인체공학 인솔 개발 특허출원
에이로의 전신은 1990년에 설립된 '창성스카이빙'이다. 이 회사는 사업 초기 EVA를 국내외 신발업체들의 필요에 맞게 재단해 공급해주는 일을 했다. 2001년에는 중국 칭다오에도 회사를 설립해 중국 현지에 있던 신발업체들과 해외 수요에 대응했다. 그러나 창성스카이빙은 달라진 신발업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채경록(55) 대표는 "당시 국내 신발업계에는 큰 변화의 흐름이 감지됐다. 국내업체들은 중국이나 동남아로 생산공장을 옮겼고 EVA 소재를 공급해오던 우리도 변화를 해야할 시기임을 직감했다"며 "EVA 신소재가 신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고 한-칠레 FTA 등 FTA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 대표는 국내에서 EVA에 특화된 신발을 만들어 보겠다며 도전장을 던지며 2007년 에이로로 법인 전환했다.
에이로는 EVA를 주요 소재로 욕실화에서부터 비치 샌들, 사무실용 슬리퍼, 지압샌들, 패션화, 작업용 (반)장화, 컴포트화, 기능성 워킹화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욕실과 거실, 사무실, 해변가 등에서 일상생활, 레저활동, 작업 시 언제 어디서나 편안하게 신을 수 있다.
김병문(54) 상무는 에이로 신발의 장점에 대해 "EVA를 소재로 해 충격흡수 및 관절보호 효과가 높고 피부에 자극이 없다. 또 물기가 묻어도 미끄러지지 않는다"며 "발 구조에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과 신발 제조기술로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로는 본사 1공장 외에도 삼락동에 제2, 3 공장을 두고 있다. 1공장에서는 EVA 원료사업부를 두고 있으며, 2공장에는 EVA 시트를 제작하고 있다. 3공장에서는 신발을 생산한다.
EVA 원료와 재료는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 중국, 이란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EVA로 만든 아웃솔(밑창)과 미드솔(중창) 등도 만들어 화승, 프로스펙스를 비롯한 국내외 유명 신발 생산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점유율은 80%나 된다. 신발은 현재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올해 매출액 목표는 120억 원. 해외 시장에서는 세계적인 브랜드인 미국의 크록스에 도전장을 던졌다.
채 대표는 "EVA를 생산하던 기존 업체들은 원료사업에만 치중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 재료 및 신발사업을 모두 아우르며 시장을 선점했다"며 "EVA에 대한 모든 것을 직접 연구개발해 신발에 적용하고 있으며 아웃소싱에 의존하지 않고 원료부터 신발제조, 유통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연구개발 노력에 따른 결실을 얻었다. 발의 구조와 보행, 운동에 최적화된 인체공학적 구조의 인솔(깔창)의 개발을 끝내고 특허를 출원했다.
자세 교정 및 몸매 보정, 피로 회복, 관절염 및 디스크 예방 등의 효과가 탁월하다는 이 인솔은 얼마 전 부산신발산업진흥센터 성능평가팀으로부터 기능성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에이로는 나아가 의료용품, 완구, 휴대폰 케이스, 보호장비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진출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채 대표는 "2006년 덕포동으로 본사를 옮긴 뒤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의 최첨단 연구개발시설과 자동화설비를 갖추기 위해 확장 증축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공사가 끝나면 기술력과 품질, 기능성 면에서 세계 최고의 재료와 신발을 만드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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