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살렸지만 야구계는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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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NC다이노스 전용 야구장 진해 부지 확정

프로야구 제9 구단 NC다이노스의 전용 야구장 부지로 최종 확정된 창원시 진해구 옛 육군대학 부지 전경. 창원시 제공

프로야구 제9구단 NC 다이노스의 신축 야구장 입지가 진해 옛 육군대학 부지로 최종 확정된 것은 접근성이나 흥행성 보다는 통합 창원시의 지역 균형발전 논리가 크게 작용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KBO와 NC 측, 서포터스가 새 야구장 입지로 마산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이나 창원종합운동장을 희망해 왔다는 점에서 구단 측의 반발 등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야구장 입지 선정은 통합 창원시의 최대 현안 중 하나인 통합시 청사 입지 선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역 균형발전 논리 치우져
접근성·흥행성 담보 못해

2016년 개장 현실적 어려움
KBO·구단 반발 후유증 예고

△새 야구장 입지선정 배경과 과정


창원시는 지난 2011년 3월 창원을 연고로 하는 NC 다이노스를 유치하면서 '5년 이내에 2만 5천석 규모의 새 야구장'을 확보하기로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약속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1억 3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새 야구장 입지 선정을 위한 용역에 들어갔다.

시는 용역조사에서 5만 ㎡ 규모 이상의 예비후보지 34곳 가운데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과 마산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진해 옛 육군대학 부지 등 후보지를 3곳으로 압축했다. 타당성 조사에서 3곳 후보지 가운데 창원종합운동장과 마산종합운동장이 각각 1, 2위로 나타난 반면 진해 육군대학 부지는 11위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창원시가 진해 육군대학 부지를 최종 입지로 전격 결정한 것은 개발의 용이성이나 접근성 측면보다 도시기반 인프라가 옛 창원과 마산지역에 비해 빈약한 진해구에 새 야구장을 건립합으로써 지역균형 발전을 꾀하려는 취지로 분석된다.

△NC와 KBO의 반응

구단 측은 창원이나 마산을 강력 희망해 왔다. 진해의 경우 타당성 조사에서 다른 후보지에 비해 크게 뒤졌을 뿐 아니라 흥행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라는 입장이 NC 내부에 팽배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시가 이날 야구장 입지를 확정·발표함에 따라 KBO는 내부 회의를 거쳐 조만간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KBO는 NC 측 의사를 타진해 연고지 이전을 포함한 강력한 대응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어서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육군대학 부지가 현재 국방부 소유인데다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행정절차 등을 감안하면 당초 약속된 2016년 3월 개장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새 청사 입지 선정과의 상관 관계

창원시의회는 통합시가 출범한 이후 2년 7개월여 동안 전혀 진척되지 않고 있는 창원시 새 청사 입지 선정을 위한 협의회를 최근 구성했다.

옛 창원·마산·진해 3개 지역별로 3명씩 모두 9명의 시의원으로 구성된 '창원시 청사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회'는 임시회가 열리는 다음달 26일까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회의를 열어 청사 문제를 논의한다.

지역적 이해관계로 인해 통합시 발전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청사문제 해결에도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청사 입지 선정과 맞물린 새 야구장 입지가 확정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야구장이 진해로 확정됨에 따라 새 청사라도 반드시 유치해야 하는 마산권 의원과 현 청사를 사수하려는 창원권 의원들 간 '사투'가 더욱 가열되면서 청사 입지 선정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성훈·김진성 기자 lee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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