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 거품' 어떻게 뺄까 "대학 차원서 중고서적 거래 활성화 해야"
비싼 대학 교재비는 미국 대학생들에게도 만만찮은 부담이다.
지난해 미국의 경제 전문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난 34년간 미국 대학 교재의 가격 상승률이 812%에 이른다며 교재비 거품을 지적했다. 실제 현재 미국 대학생들이 정가로 교재를 살 경우 1권에 200~300달러(21만~33만 원)의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한다.
미국 대학들은 교재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 중고 서적 거래를 활성화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데이비스 시에 위치한 'UC Davis'와 미주리 주 컬럼비아 시에 있는 미주리주립대 등은 새 학기 시작 며칠 전부터 캠퍼스 내에서 중고 서적 코너를 마련한다.
필수과목이나 교양과목의 교재를 책 상태와 발행년도에 따라 정가의 10~50% 수준에 판매한다. 다 본 책은 다음 학기가 시작될 때 중고 서적 코너에서 구매가격의 30~50% 수준에 판매할 수도 있다. 거래과정의 모든 책은 바코드로 관리된다.
국내에서도 한국외국어대와 경희대 등 일부 대학의 총학생회가 나서 중고책 장터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일시적인 이벤트 성격이 강해 총학생회 집행부가 바뀌면 폐지되기 일쑤다. 부산 모 대학 총학생회 간부는 "도서관 등 학교 당국이 나서 중고책 장터를 운영하는 것이 지속성 있고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도서관의 도서 구입비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부산지역 대학들의 도서구입 예산은 전체 예산의 1%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인기 있는 주요 교재들은 학기 내내 대출경쟁이 치열하다.
부산대 조영복(경영학) 교수는 "대학 교재 저자들이 저작권을 포기하는 교과서 공유운동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면서 "미국처럼 대학 당국이 중고책 장터를 마련해 교재의 거품을 빼는 한편 도서구입 예산을 늘리는 것이 단기적으로 효과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박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