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4·24 재·보선 결과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그 결과가 가져올 파장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새 정부 들어 처음 치러진 이번 재·보선에서 대권주자로 꼽혔던 안철수, 여권의 구심점으로 거론되는 김무성, 충청의 포스트 맹주로 주목받는 이완구 후보 등 거물급들이 여의도에 나란히 입성해서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들은 선거 결과에 대한 질문에는 "여의도의 일에 대해서는 코멘트할 게 없다"며 '신중 모드'를 보였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서울 노원병에서 승리한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원내진입 이후 행보에 촉각을 세우는 기류가 감지된다.

그가 새 정치를 기치로 '안철수 신당'을 만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등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축이 될 수 있는데다, 이런 움직임들이 어떤 식으로든 여론의 관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 의원이 지난 대선에 이어 또다시 '새정치'를 주창하면서 새 정부의 국정운영에 쓴소리를 던지며 스스로의 존재감을 키워나간다면 일정 부분 청와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회의원 선거 3곳 중 두 곳을 여당 후보가 승리한 것은 청와대의 입장에서는 고무적이다. 특히 부산 영도에 출마한 김무성 의원의 향후 역할에 은근히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지난 대선 당시 총괄선대본부장으로 승리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그의 원내 진입은 새로운 여당의 구심점이 형성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보스 기질'이 있는 김 의원은 지금의 황우여 대표와는 정치적 행보가 다소 달라 당청 관계에도 변화가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많다.

박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운 이완구 의원 역시 3선 중진으로서 충청권의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여 청와대 입장에서는 '원군'을 얻은 의미가 있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