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코' 제작 공신 부산에 있다
입력 : 2014-03-03 09:36:11 수정 : 2014-03-03 14:15:53
"도와주신 미용실 원장님 감사합니다"
MBC 수목극 '미스코리아' 제작 현장에서 주인공 이연희와 함께한 정길희(오른쪽 첫 번째) 원장과 정길희 헤어젬 스태프들. 정길희 헤어젬 제공지난주 막을 내린 MBC 수목극 '미스코리아'. SBS '별에서 온 그대'에 밀려 시청률은 아쉬웠지만, 권석장 PD의 뛰어난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명품 드라마'라는 칭찬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 드라마의 탄생에 부산의 한 미용실 원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드라마 속 마 원장과 양 원장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정길희 헤어젬의 정길희 원장이 그 주인공.
"MBC 드라마 작가라면서 몇 달 전 연락이 왔더라고요. '미스코리아'를 소재로 드라마를 제작하는데 저에게 제작 자문을 부탁하더군요. 역대 미스코리아들을 만나 사전 인터뷰를 많이 했는데 많은 이들이 제 이름을 이야기하더래요. 부산의 정길희 원장을 만나보라고요. 아마도 저만의 독특한 미스코리아 훈련 방법이 드라마에 사용하기에 좋은 소재였던가 봐요."
정길희 헤어젬 원장, 제작진 만나
'미스코리아' 훈련법 자문 역할
주요 일화·어록 등 작품에 도움
서울에서 드라마 작가와 촬영 감독이 내려와 며칠간이나 정길희 원장을 인터뷰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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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갈 후보들을 훈련시키는 정길희 원장 모습. 정길희 헤어젬 제공 |
올해 미스코리아 대회 후보생들의 훈련 과정도 카메라에 담아 갔다. 이후 이메일과 전화 인터뷰가 수차례 이어지며 정길희 원장이 가진 미스코리아 대회 일화와 후보들의 사연을 담아 갔다. 그 이야기가 20부작으로 방송된 드라마의 주요 일화들이다.
"사랑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가슴도 움직일 수 있지" "벽 타기를 얼마나 많이 하느냐에 따라 왕관 크기가 달라진다" "'똥꼬'에 힘을 줘야 바른 자세가 나온다" 등 드라마 '미스코리아' 명품 어록으로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대사들이 모두 정 원장이 한 말이다.
특히 주인공 이연희가 미스코리아가 되기 위해 받은 훈련 대부분이 정길희 원장이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는 후보에게 실제 사용하는 방법들이다.
드라마 곳곳에 나오는 재미있는 장면들 역시 정 원장의 조언으로 만들어졌다. 야외 촬영 명당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이나 품위 있는 자세를 잡느라 애쓰는 장면 역시 정 원장의 경험이다.
심지어 마 원장이 이연희에게 '미스코리아 사자머리'를 만들어 주는 장면은 드라마 촬영팀이 정길희 원장의 작업 장면을 촬영해 이미숙이 똑같이 재현한 것이다.
"주위에선 '왜 노하우를 모두 공개하느냐'며 말리는 사람들도 있었죠. 하지만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건 온 국민을 아름답게 만드는 작업입니다. 나에게 훈련받은 후보생들이 미스코리아 왕관을 가져오는 것도 기쁘지만 제가 가진 미용 노하우를 통해 세상 모든 여자가 스스로 아름다워지고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하는 거죠. 그 이유로 아무런 대가 없이 드라마 제작 자문에 참여했어요."
인터뷰를 하는 날에도 정 원장은 올해 미스코리아 대회를 나갈 후보생들과 함께 있었다.
정 원장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가장 예쁜 날을 살고 있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했다. 미스코리아 후보뿐만 아니라 아름다워지길 바라는 모들 이에게 전하는 충고인 듯하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