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가을·겨울 패션] 화려한 컬러에 꽃무늬… 가을男 과감해진다
밀리터리 카키와 정장 바지의 믹스 매치(왼쪽)는 거칠고 캐주얼한 분위기가 함께 느껴져 매력적이다. 자유분방한 스트리트 패션(오른쪽 위)과 다소 큰 오버 사이즈 아우터도 가을 남성 패션의 트렌드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제공정장 대신 비즈니스 캐주얼이 대세로 자리 잡은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다. 올가을과 겨울에는 그 경향이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유로운 감성과 젊음을 드러내려는 남성 사회의 패션 욕구가 더 높아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설령 정장을 입더라도 고유의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 캐주얼과 자연스럽게 결합하는 패션 스타일이 더 주목되고 있다. 물론 캐주얼은 예전보다 훨씬 더 자유분방하고 자극적인 스타일이 등장할 예정이다. 소재나 색상도 이제는 거의 여성복 수준의 밝고 부드러운 것이 선호되고 있다. 올가을과 겨울의 남성복 패션 경향을 알아봤다.
■반항아 이미지가 대세
올해 남성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모티브는 '모즈 룩(mods look)'. 포멀과 캐주얼의 혼재 속에서 반항아적 이미지의 모즈룩이 가세했다. 특이한 것은 모즈룩을 대표하는 꽃이나 물방울 무늬가 셔츠와 넥타이에서 서정적인 남성미를 연출할 수 있는 스카프나 머플러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
■정장 스타일도 바꿔
남성 정장은 스타일 면에서 기존의 정형성에서 탈피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드레스 셔츠 대신 T셔츠나 스웨터를 받쳐 입는다. 정장 코트 대신 다양한 외투나 모직 다운파카를 착용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넉넉한 볼륨과 부드러운 소재의 오버 사이즈 코트도 마찬가지다. 정장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는 캐주얼과 자연스럽게 결합하거나 두 가지 이상의 소재나 스타일을 섞어 패션을 연출하는 믹스 매치 룩이 정장 패션에서는 더욱 유행할 듯하다.
■캐주얼은 자유분방
캐주얼은 더욱 자유분방해졌다. 스포츠 감성을 셔츠와 바지에 연출한 '프레피 룩(preppy look·미국 동부 사립학교 남학생이 착용하는 교복 스타일)'이 올가을 크게 주목된다. 프레피 룩은 아이비 룩보다 컬러가 더 경쾌하다. 폴로 셔츠, 옥스퍼드 셔츠, 케이블 니트, 스웨터와 카디건 등이 있다. 여러 가지 옷을 겹쳐 입을 수 있도록 무릎까지 내려오는 헐렁한 튜닉 셔츠와, 바지의 끝을 접어 올려 슬림한 팬츠로 대표되는 스트리트 패션 스타일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핸드백' 왜 안돼?
여성 패션의 대표 아이템인 손가방이 남성 패션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죽을 소재로 한 토트백, 서류가방, 백팩 등이 나왔다. 언뜻 봐서는 여성용인지 남성용인지 구별이 안 간다. 토트백이나 클러치백은 갈색 계통에 너무 화려하지 않은 무늬가 무난하다. 그러나 오렌지 색상이나 면직물 느낌의 소재도 최근 인기다.
■칙칙한 색상은 싫다
색상은 기존의 검정, 회색, 네이비 이 외에 와인이나 블랙베리가 부상하고 있다. 오렌지나 머스터드 옐로는 액센트를 주기에 안성맞춤이다. 기존의 단색보다는 동일 색상이나 톤이 다른 속칭 '동계배색'과 여성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파스텔 색상과 파우더리 핑크 등도 남성복에 적용되는 추세다.
■부드러운 소재가 좋아
소재는 이전과 확실히 구별된다. 모직이나 울에 브러시나 파일로 부드러운 촉감을 가미한 소재가 유행이다. 울의 대안인 폴라폴리스 소재도 인기가 높다. 무늬는 크고 단순한 체크나 헤링본(청어의 뼈·사선 무늬 직물)처럼 포인트 있는 원단 소재가 유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송병하 팀장은 "기존 국내 남성 패션은 정장과 캐주얼의 경계가 명확하고 색상이나 소재 면에서도 보수적인 경향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올해 가을겨울 남성복의 키워드는 '다면적인 남성성'이라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