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시안게임 기대주] 8. 펜싱 - 동의대 윤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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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긴 승리욕' 아시아 겨눈다

인천 AG에서 세계 무대로 도약을 꿈꾸는 동의대 윤지수. 부산펜싱협회 제공

"첫 아시안게임 출전, 겁도 나지만 욕심도 생겨요"

부산 동의대 펜싱부 윤지수(21)가 인천을 향해 날카로운 칼끝을 겨누고 있다.

전 롯데 투수 윤학길의 딸
장신에서 나오는 힘 장점
여자 사브르 단체전 출전

윤지수는 롯데 자이언츠 윤학길 전 2군 감독의 딸이다. 통산 100 완투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을 작성하며 '고독한 황태자'라 불린 아버지와 달리 딸은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이 외롭지 않다. 출전하는 종목이 4인의 여검사가 차례로 나서는 여자 사브르 단체전이기 때문.

윤지수가 펜싱을 시작한 건 해운대 양운중학교 시절부터다. 체육 선생님과 학교 측을 졸라 사라진 상태였던 여자 펜싱부를 3년 만에 재창단시킬 정도로 강한 애착을 보였다.

실력은 일취월장해 전국대회를 휩쓸었다. 부산디자인고등학교 시절 전국체전에서 아깝게 금메달을 놓치자 자진해서 강도 높은 훈련으로 소문난 동의대로 진학할 정도로 근성도 남달랐다. 그 덕에 2012년 런던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펜싱 선수의 길을 걸으려는 딸을 가장 만류한 건 운동선수 출신 아버지였다.

윤지수는 "운동을 하겠다고 했더니 제일 먼저 말리신 게 아버지였어요. 딸은 곱게 키우고 오빠를 운동시키고 싶어 하셨는데 정작 오빠는 운동에 관심이 없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지요"라며 웃었다.

양손 들어 반대를 외친 아버지지만 마냥 딸을 내버려 둘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윤지수는 "운동선수 출신 아버지를 둬서 편한 게 제 컨디션을 아세요. 힘들거나 예민할 때면 일체 연락 않고 내버려 두시거든요. 그리고는 엄마한테만 물어보고 앞에서는 티 안 내세요. 전형적인 경상도 분이세요"라고 말했다.

윤지수가 꼽는 자신의 장점은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이 넘치는 공격. 대표팀 중에서도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키는 가장 큰 170㎝다. 그는 "펜싱 선수는 키와 순발력을 겸비해야 하는데 제가 국내 선수 중에서는 비교적 장신이라 뒤에서 한 번에 뛰쳐나오며 시도하는 공격이 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동의대 펜싱부 이효근 감독은 윤지수의 끈질긴 승부욕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한 상대를 만나도 웬만해서는 주눅 들지 않는 제자를 잘 알기에 하는 이야기다. 이 감독은 "지수는 대학교 1학년 시절 국가대표 선발전 4강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를 만나 한 차례 졌다. 하지만 패자부활전에서 올라가 그 상대를 기어이 이겨버릴 정도로 승부욕 하나는 놀라울 정도"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012년에는 설레는 가슴을 안고 런던까지 갔지만 세계 무대에서 칼 솜씨를 겨룰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윤지수에게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은 생애 첫 '빅 게임'인 셈이다.

그는 "다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출전 경험이 있지만 저는 런던에서 경기를 지켜본 게 전부예요. 막내니까 제 몫을 제대로 해내면서 언니들을 믿고 가야지요"라고 야무진 각오를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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