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해요, 엄마’유진-고두심, 한밤의 초스피드 쇼핑 데이트

KBS 2TV 주말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에서 반찬가게 보증금과 월세 문제가 해결됐음에도 서로에게 아픈 상처를 주고받은 유진과 고두심 모녀가 한밤중에 난데없는 쇼핑 데이트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엄마 임산옥(고두심)은 독립하려던 돈으로 반찬가게 보증금과 월세를 보탠 이진애(유진)를 보며 길길이 화를 냈다. 반찬가게를 처분하면 그 돈으로 장남 이형규(오민석)의 변호사 사무실을 얻어주려 했기 때문.
그러나 진애는 남은 돈으로 아빠 이동출(김갑수)의 빚을 메꿔 놓았고 이에 대해 산옥은 “그걸 뭐하러 벌써부터 메꿔! 이자 물고 있는 게 난데”라고 따졌다. 진애는 “엄마 진짜 해도 해도 너무하는 거 아냐 나한테? 엎어져 울고 있는 년 뒤통수까지 쥐어박아야겠냐구!”라며 서러움을 쏟아냈다.
산옥도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녹물로 젖은 진애의 옷을 보며 “어떤 썩을 놈의 자식이 남에 딸한테 물을 끼얹어”라는 괜한 분풀이를 해봤지만 “엄마 나한테 이러는 거 지긋지긋해서 진짜 나가고 싶었어”라던 딸의 말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세탁소에 맡겨도 녹물이 빠지지 않은 진애의 옷을 보며 산옥은 퇴근하는 딸을 마중 나갔다. 산옥은 자신을 기다렸다는 말에 놀라는 진애를 곧장 의류매장으로 데리고 갔다.
매장에서 옷을 입고 나온 진애를 보자 산옥은 “아휴 곱네. 이쁘긴 이쁘네”라고 말했고 그 말에 진애는 겸연쩍은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모녀의 쇼핑은 훈훈함을 자아내기 충분했고, 드디어 이들의 앞날에 빛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산옥이 형규에게 어울릴 옷을 발견, 진애에게 카드를 빌려달라고 말하면서 모녀 사이에 흐르던 훈훈함은 사라졌다.
두 사람의 쇼핑은 보통의 모녀처럼 서로 예쁜 옷을 골라준 것도 아니었고, 10분도 채 걸리지 않은 초스피드로 끝이 났다. 그렇지만 산옥 또한 말만 험할 뿐이지 마음속으로는 진애를 아끼고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일 다퉈도 가만 보면 서로를 향한 정이 느껴지는 모녀 이야기를 그린 ‘부탁해요, 엄마’는 매주 토요일, 일요일 저녁 7시 55분에 방송된다.
사진 = ‘부탁해요, 엄마’ 방송 캡쳐
비에스투데이 김정덕 객원기자 bstoda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