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또 터진 스타크래프트 승부조작

인기 온라인 스포츠 게임인 '스타크래프트2'에서도 승부조작이 공공연히 벌어진 사실이 드러났다.
승부조작에는 게임구단 감독과 스타급 선수, 브로커, 전주(錢主), 베팅회원 모집책 등이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폭 출신 전주-브로커 주도
전 세계챔피언·유명 감독 연루
조작 대가로 수천만 원 받아
창원지검, 9명 구속 기소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박상진)는 인터넷 온라인 게임경기에서 돈을 걸고 승부조작을 한 혐의(업무방해 및 배임수재 등)로 박외식(31) 스타크래프트2 프라임팀 감독, 소속 선수 최병현(22)·최종혁(29), 브로커 역할을 한 전 선수이자 게임해설자면서 게임전문기자인 성 모(33) 씨 등 9명을 구속기소하고 2명은 불구속 기소, 1명은 지명수배했다고 19일 발혔다.
서울중앙지검이 2010년 5월 스타크래프트1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마재윤 선수 등 현역 프로게이머와 브로커 등 10여 명을 재판에 넘긴 이후, 5년여 만에 다시 스타크래프트2에서 유사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은 SKT프로리그 2015 시즌1, GSL 스타리그 시즌1 등 올해 1~6월 사이 서울 강남에서 열린 e스포츠 대회에서 5건의 승부조작을 확인했다.
박 감독은 성 씨로부터 1천만 원을 받은 뒤 올해 GSL 스타리그 시즌1 경기에 나선 최병현 선수에게 고의로 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병현 선수는 SKT프로리그 2015 시즌1, GSL 스타리그 시즌1 대회에 나가 4게임을 일부러 지는 방법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 최 선수는 스타크래프트2 세계대회 등에서 우승 경력이 있는 스타급 선수다.
검찰은 최병현 선수가 박 감독이 소개한 브로커 강 씨로부터 2천만 원, 한 모(38·구속기소) 씨로부터 1천만 원을 받는 등 4게임을 지는 대가로 3천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최병현 선수가 2게임은 돈을 받고, 2게임은 제의만 받고 승부조작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또 최종혁 선수에게는 승부조작을 제의하며 또 다른 브로커 강 모(39·구속기소) 씨로부터 받은 500만 원을 전달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브로커 등에게 승부조작 자금을 제공하고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통해 승부조작 경기에 베팅한 폭력조직원 출신인 전주 2명과 또 다른 브로커도 구속기소했다 .
돈이 오고간 5경기를 분석한 검찰은 최병현·최종혁 선수가 방어를 엉성하게 하고 상대방의 공격을 제대로 막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경기를 진행, 통상 30분 넘게 걸리는 경기를 15분 안에 끝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성 씨 등 브로커들이 폭력조직원인 전주로부터 돈을 받아 감독과 선수에게 일부 전달하면서 승부조작을 의뢰하고, 전주는 이 정보를 이용해 베팅 회원들에게 30~50%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한국e스포츠협회는 박 감독과 최병현 선수에게 영구제명, 영구자격정지 징계 조치를 내렸다.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