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열불 터져 올라왔어요" 부산 고3 수험생 상경 1인시위
"부산 사는 고3 수험생 '열불'이 터져서 이래 올라왔습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 광장 일원. 동그란 안경을 낀 검정 패딩 조끼 차림의 한 남학생이 하드보드지 크기 피켓 두 장을 들고 서자 건널목을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이 일제히 쏠렸다. 피켓에는 '최순실 게이트' '수능 D-18' 등의 문구가 빨강·파랑 글씨로 적혀있었다. 남학생 앞으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행인들이 갖가지 빵과 음료, 편지 등을 내려놓고 떠났다.
'최 게이트' 비판 피켓 들어
시민·온라인 응원 잇따라
수능을 10여 일 앞둔 부산 출신 '고3 수험생'의 광화문 앞 1인 시위가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소년의 '당돌한' 1인 시위 사진에는 '좋아요' 수천 개를 비롯해 격려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1인 시위를 기획한 이는 부산 금정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최민창 군. 최 군은 학교에 가지 않는 주말인 지난달 30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8시간 동안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다. 피켓은 하드보드지와 유성펜을 사 직접 만들었다.
최 군이 든 하드보드지 두 장짜리 피켓에는 최근 한국 사회를 들끓게 하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담겼다. 최 군은 "1인 시위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그동안 세월호 참사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등 사회에서 논란이 된 사안을 애써 외면해왔지만, 이번 최순실 씨 사태마저 마음속으로 덮으면 스스로 부끄럽고 후회가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날 최 군이 1인 시위를 벌인 장소에는 배우 신현준 씨가 왔다 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최 군은 "시위를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고3도 목소리를 내는 사안인데, 우리도 의견을 내야겠다'는 자극을 주고자 1인 시위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민소영 기자 mi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