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갱' 불가사리 급감에 어민들 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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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불청객' 불가사리가 최근 구제사업 등의 영향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부산지역 해상에서 잡힌 불가사리가 포대에 수북이 쌓여 있다. 서구청 제공

전복, 소라 등 양식 어패류를 먹어 치워 '바다의 갱'으로 불리는 불가사리가 최근 수매사업 등으로 급격히 줄어 어민들이 반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매년 수십t의 불가사리가 폐기되는 만큼 활용처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불가사리 구제사업'으로 잡힌 부산지역 불가사리 양은 34.8t으로 2014년(69t)보다 50%가량 줄었다. '불가사리 구제사업'은 어민들이 잡은 불가사리를 지자체가 1㎏당 1000원 정도 가격에 사들이는 사업이다. 불가사리는 천적이 없어 번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사들이는 것밖에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 올해도 서·사하·영도·해운대·수영구, 기장군 등 6곳에서 사업이 진행되며 약 7000만 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번식 억제 위해 구청서 구입
지난해 부산서 34.8t 잡아
2년 전보다 50%가량 줄어
"폐기 대신 활용 고민" 지적도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해운대구를 제외한 모든 구에서 2014년보다 불가사리 수매량이 급격히 줄었다. 서구 12t→3.6t, 영도구 15t→6t, 사하구 5t→0.2t, 수영구 3t→0.3t, 기장군 24t→14.7t 등이다. 해운대구는 2014년과 지난해 수매량이 모두 10t가량이다.

불가사리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자 어패류 양식업 등을 하는 어민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바다의 포식자' 불가사리는 잡식성인데다 생존력이 강해 지금껏 태풍 등 기후변화에도 우수한 번식력을 유지해왔다. 정부는 국내 어패류 생산량이 계속해서 줄자 2012년 조사에 나서 불가사리가 어패류를 포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남부민어촌계 곽동길 계장은 "불가사리는 수온이 올라가는 봄과 여름철에 주로 활동하면서 어패류를 잡아먹어 어민들의 피해가 컸다"면서 "최근 불가사리가 눈에 띄게 줄며 구제사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수매량이 줄긴했으나 여전히 수십t에 달하는 불가사리가 그대로 폐기돼 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기장군청은 농업기술센터와 협의를 통해 수거한 불가사리를 비료 생산 연구활동에 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 신윤경 연구관은 "불가사리는 번식력뿐 아니라 재활·재생 능력이 매우 뛰어나 최근 화장품으로도 개발되고 있다"면서 "무작정 폐기하기보다 불가사리 특성에 기반한 다양한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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