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조리하다 잠든 50대, 소형 화재감지기 덕에 살았다
내용물과 함께 새까맣게 타버린 솥. 통영소방서 제공지름 10㎝ 남짓의 작은 화재경보기와 집배원의 신속한 상황대처가 인명까지 앗아갈 수 있었던 참사를 막았다.
경남 통영소방서에 따르면 10일 오후 2시께 도남동의 한 주택에서 요란한 화재경보음이 울렸다.
우편물 배달을 위해 때마침 주변을 지나던 통영우체국 집배원 박성대(38) 씨가 이 소리를 들었고 매캐한 냄새까지 나자 곧장 119에 화재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주택으로 진입했고 주방 가스렌지 위 솥에서 피어오르는 검은 연기를 확인, 진화했다. 솥 안은 새까맣게 탄 내용물들이 눌러 붙었다.
집주인 A(55) 씨는 대원들이 출동한 순간까지 낮잠에 빠진 상태. 뒤늦게 상황을 확인하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A 씨는 점심거리를 만들다 깜빡하고 잠이 들었다고 말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다행히 화재로 번지 않았지만 감지기와 신고자의 대처가 없었다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다"고 전했다.
한편, 단독경보형감지기와 소화기는 지난 2월부터 일반주택 설치가 의무화 됐다.
이 감지기는 연기가 나면 바로 요란한 경보음을 계속 내 별다른 소방시설이 없는 주택의 화재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벌칙조항이 없어 실제 설치율은 30% 남짓에 불과하다.
미국의 경우, 기초소방시설 보급률이 32%에 그쳤던 1978년엔 주택화재 사망자가 6015명에 달했지만 보급률이 96%로 높아진 2010년에는 사망자 수가 2640명으로 줄었다.
이귀효 통영소방서장은 "나와 내 가족의 안전을 지킨다는 생각으로 기초시설은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민진 기자 m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