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성나면 윽박지르는데, 문재인은 속상해도 참는 스타일"
文 대통령 부산 변호사 시절 한 건물서 복국집 운영 이정이 씨
문재인 대통령의 변호사 시절 같은 건물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이정이 여사. busan.com 동영상 캡처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문변'(문재인 변호사) '노변'(노무현 변호사)의 단골 복국집 어머니로 널리 알려진 이정이(76) 여사. 최근 본보 취재진을 만난 이 여사는 "문재인 대통령은 안타깝고 불쌍한 젊은이였다"며 운을 뗐다.
"내가 한집에 살면서 보니 가방 하나도 제대로 안 가지고 다니고 의복도 제대로 못 구하더라고. 배울 만큼 배웠고, 잘하면 로펌도 갈 수 있는데도 말이야. 변론비를 1000만 원, 500만 원 다 받을 수도 있는데도 40만 원도 못 받거나 무료 변론을 해주니까…."
"판검사 식사 대접 일절 안 해
남들은 1000만 원도 받을 때
문변은 무료로 변론 해 줘…
직원들과 몇십 년 동고동락"
이 여사는 문변의 설득(?)에 남경복국집을 시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최근 SNS를 통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사진 한 장에는 인권변호사 시절 '변호사 문재인' '변호사 노무현'의 간판이 걸린 부산 서구의 한 4층짜리 건물이 찍혀 있다. 이 여사는 문변 등과 돈을 모아 이 건물을 산 뒤 1층에서 복국집을 운영했다.
"어무이는 노동일도 모르면서 어떻게 노동자 자식들, 민주화를 위해서 일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더라고. 너무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길래 고민을 하다가 결국 복국집을 하게 됐지."
남경복국집은 옛 부산지법 옆에 자리해 변호사, 검사, 판사 등 수많은 법조인이 다녀갔다. 같은 건물 2~3층에서 법률사무소를 운영해 온 문변도 단연 단골. 그러나 여느 법조인의 모습이 아니었다.
"다른 변호사들은 검사, 판사한테 수육 한 접시 5만~10만 원 하는 걸 사고 이러는데 문변은 대접하는 꼬락서니를 못 봤다니까. 내가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고 한 번도 안 하더라고."
이 여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달랐던 점도 회상했다. 그는 "노무현은 좀 성이 나면 경상도 식으로 윽박지르듯이 했다면 문재인은 속이 상해도 참는 스타일"이라면서 "특히 문변은 몇십 년이 지나도 밑에 있는 직원들이 나가지 않는 한 곁을 지켜주던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이 여사는 "대통령이라고 부르게 돼 너무 감사하다"며 울먹였다.
"경제도 살려야 하지만 세월호, 소녀상, 평화적인 남북통일 문제를 꼭 해결해 주기를 문 대통령에게 부탁합니다."
이승훈 기자 lee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