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일의 기억, 전쟁에서 꽃핀 문화] "묻힌 역사 담은 음악기념관 만들어졌으면…"
"피란수도 시절을 거쳐 성장해온 부산 음악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념관이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제갈삼 부산대 명예교수는 음악 기념관의 필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부산이 피란수도 시절을 거치며 해방 이후와 전후의 음악 역사를 잇는 가교 역할을 했지만 이에 대한 연구와 자료가 제대로 없다는 것이 대단히 아쉬운 점이라고 했다.
제갈삼 교수
"자료수집·연구 필요"
제갈 교수는 "금수현 선생의 경우 모교인 개성고(옛 부산상고)에 전시실이 마련되고, 고향인 강서구 대저1동에 선생을 기리는 노래비가 세워졌다. 고태국 선생 역시 선생의 이름을 딴 성악 콩쿠르가 창설됐고, 음악비가 세워졌다"면서도 "이들이 활동했던 자리는 남아있지 않다. 부산서 활동했던 다른 음악가들에 대한 자료는 흩어져 숨어있거나 사라져버렸다"고 아쉬워했다.
대표적인 예가 작곡가 윤이상. 부산사범학교와 부산고에서 교편을 잡았던 그는 영화 '낙동강' 주제가를 작곡했는가 하면 1950년 배도순·김광수·백경준과 더불어 부산 최초의 현악 4중주단인 '부산현악 4중주단'을 조직했지만, 관련된 사료는 거의 없다.
조두남·배도순·김진안·한병함·김준선·전희봉·유신·윤용하 등 부산에서 활동한 음악인 상당수도 역사 속에 묻혀 있다.
제갈 교수는 "외국의 경우엔 '뮤직 라이브러리'라는 이름으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음악 도서관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며 "이들의 흔적들과 관련된 자료를 모은 곳이 마련되면 후세대들에게 부산의 음악을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