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야구는 대선과 함께] 시원하게 한잔… 7년 만에 '부산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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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조 역전 드라마

대선주조 연구소와 부산 기장군 장안읍 기장공장 내 생산공정 모습. 대선주조의 '대선'은 목넘김이 부드러우면서도 소주만의 깊은 맛을 잘 살려 소주 애호가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대선주조 제공

최근 부산이 야구와 소주의 '역전의 드라마'로 후끈 달아올랐다.

롯데자이언츠가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부산의 소주 '대선'이 7년 만에 '좋은데이'에 뺐겼던 부산 시장 탈환에 성공했다.

부산 유일의 소주 제조업체인 대선주조는 올해 초 주력 제품을 '대선'으로 바꾸고 놀라운 속도로 시장을 잠식해 최근 부산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깨끗한 맛, 목넘김 좋은 술" 호평
누적 판매량 3000만 병 돌파
'대선' 소주 부산시장 점유율
7개월 만에 배 이상 '껑충'

한정품 '4홉들이' 인기 폭발
"시민 호응에 품질로 보답할 것"


대선주조는 1일 "대선의 누적 판매량이 3000만 병을 돌파했고, 부산 소주 시장 점유율이 44%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대선 출시 당시 20.4%였던 부산 시장 점유율이 7개월 만에 배 이상 오른 40% 중반대에 안착해 주류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대선주조는 부산 시장 업소 점유율 49.2%를 차지해 무학(46.2%)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대선이 출시될 때만 해도 무학이 75% 이상 점유했었다. 수년간 부산을 지켜온 무학의 안정세는 올해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대선주조조차도 올해 말까지 시장 점유율 40%대 진입을 목표로 한다고 밝힐 정도였다.

하지만 새로 출시된 대선이 맛이 깨끗하면서도 목넘김이 좋은 술로 소문이 나면서 양상이 급격히 달라졌다. 대선은 7월 말에 시장 점유율 40%를 넘어섰고 8월 말 무학을 넘어선 것이다.

대선주조는 부산 소주 시장의 원조 안방마님이었다. 1996년 전국 최초로 선보인 알코올 도수 23도 소주 '시원(C1)'에 아스파라긴을 첨가해 숙취까지 줄여 부산 소주 시장 90% 이상을 점유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를 거치며 위기에 빠졌던 대선주조는 2004년 당시 푸르밀 신준호 회장에게 매각됐다. 2007년 신 회장이 대선주조를 사모펀드에 비싸게 되팔아 '먹튀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했다. 이후 대선의 소주는 지속해서 점유율이 떨어졌고, 결국 무학의 좋은데이에 부산 소주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어려운 시기를 겪어오던 대선주조는 지난 2011년 향토기업 비엔그룹에 인수돼 다시 부산 소주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줄곧 노력해왔다.

올해 1월 말 대선주조는 비엔그룹의 2세 경영인 조우현 대표이사를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조 대표는 승부수를 띄웠다. 

가을을 맞이해 대선주조가 허수아비와 감나무, 가을 들녘을 넣어 제작한 가을 파도갈매기 라벨. 대선주조 제공
회사 이름이자 1970년대 옛 라벨을 그대로 복원한 '대선' 소주를 출시한 것이다. 알코올 도수도 '절대 강자' 좋은데이와 같은 16.9도로 낮추고, 맛을 대폭 향상시켰다.

여기에 4홉들이 소주를 내놓아 옛 소주 애호가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한정품이었던 4홉들이 소주는 없어서 못팔 정도였다.

조우현 대표는 "예상했던 것보다 시민들이 대선 소주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줘 놀랐다"면서 "그동안 가동하지 않았던 생산 설비 한 기를 추가 가동해 물량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생산량이 늘어나는 만큼 위생 관리와 품질 관리에 온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김수진 기자

ksci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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