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돔구장 '찬성' vs '반대'] "돔구장 생기면 비 와도 야구 한다" "올해 사직 경기 우천 취소 겨우 4번"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는 2009년 양키스타디움을 새로 지어 개장했다. 부지는 뉴욕시가 제공하고 15억 달러에 달하는 건설비용은 구단이 댔다. 양키스가 뉴욕시에 내는 토지 사용료는 40년간 400달러, 연간 '10달러(1만 원)'다. 대신 구단은 관람석을 비롯한 편의시설의 품질을 확 끌어올렸다. 시는 프로 구단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구단도 이에 화답하는 선순환이 이뤄진 셈이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야구장 건립이 뉴욕 시민에게 건전한 여가선용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야구장을 공공재로 보고 부산시가 건립을 주도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올해로 32살이 된 부산 사직구장은 신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리모델링을 하게 되면 기존 야구장 규모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공간 활용의 한계가 있고, 신축하게 되면 공간 문제는 해결되지만 당장 재원 조달이 숙제다. 롯데 자이언츠 측은 "신축이든, 리모델링이든 관중이 야구를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느냐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전과 광주 등지에 신축된 야구장은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확충되고 관람석이 넓어졌다. 반면, 사직야구장은 아직도 시즌 때면 여성 화장실 앞에 긴 줄이 늘어서 있거나 인근에 주차 대란이 끊이지 않는다.
문제는 지역 내에서 야구장을 신축하자고 목소리는 높아가지만 명확하게 설정된 방향이 없다는 점이다. 여전히 돔구장이냐, 개방형 구장이냐를 놓고 주장이 엇갈린다.
돔구장은 날씨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연중 활용이 가능하다. 우려 속에 개장한 국내 최초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개장 후 2년간 야구 경기 외에도 K팝 콘서트 등 치러진 문화 행사만 23차례에 달했다.
그러나 냉·난방비 등 유지 비용이 많이 들어 운영자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우천과 상관없이 경기와 행사 진행이 가능하다는 게 돔구장의 장점이라지만 사실 올 시즌 사직야구장에서 롯데의 홈 경기(72경기)를 치르는 동안 우천 취소된 경기는 겨우 4경기였다.
민소영 기자 mi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