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이 알고 싶다] 도시철도보다 걷는 게 더 빠르다고?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일 오전 7시 20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전동차 안. 다대포해수욕장 방면 열차가 동대신역에서 승객을 태운 뒤 출발했다. 이내 덜컥거리는 소리 대신 '끼~익'하는 금속성이 밖에서 파고든다. 다음 역인 서대신역까지 걸린 시간은 대략 2분 20초. 2분 넘게 이어지는 거슬리는 소음에 출근 열차에서 선잠을 청하는 이들은 미간을 찌푸린다. 동대신~서대신역 구간만 유독 전동차가 느리게 가면서 소음까지 내는 이유가 뭘까.

동대신~서대신 구간(지도)은 부산에서 전동차가 가장 느리게 달리는 구간이다. 시속 25㎞로, 부산도시철도가 직선구간에서 달리는 평균 시속 60~70㎞보다 한참 느리다. 이 때문에 오히려 500m 남짓인 이 구간은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것보다 걸어가는 게 빠를 정도다.실제로 본보 취재진이 동대신역 2번 출구 앞에서 서대신역 4번 출구까지 걸어가보니 5분 20초가 걸렸다. 그러나 역사를 내려가 도시철도로 이동해보니 8분 가량이 소요됐다. 특히 서대신역은 승강장이 지하 4층 깊이에 있어 두 역 사이만 이용한다면 걷는 것이 낫다.

1호선 동대신~서대신 구간
도보 5분대 전동차로 8분대
급커브 소음 유발해 서행
속도 줄어 일부 승객 문의도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두 역 사이가 급커브 구간이고, 주거밀집지역 아래를 통과하기 때문에 느리게 운행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급커브 구간에서 속도를 내면 굉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1990년 개통 이후 줄곧 '서행 운전'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면역에서 하단역으로 출퇴근하는 김민지(25·여) 씨는 "(밖이 어두워서) 진짜 느리게 가는 건지, 느리게 가는 느낌이 드는 건지 궁금했다"며 "전화하기도 어려울 만큼 쇳소리가 심해 무섭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위험 구간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안내방송은 하지 않는다. 정상운행 해야 하는 곳에서 서행할 때만 별도로 방송을 한다"고 설명했다. 동대신역 관계자는 "가끔 서대신역까지 너무 느리게 간다며 빨리 갈수 없냐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자동제어장치로 속도를 제한시켜놓아서 그럴 수 없다고 안내한다"고 말했다.

다른 노선에도 비슷한 구간이 있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2호선 수영~민락역 구간 역시 곡선 구간이라 시속 25㎞로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 대신 이곳은 시속 40㎞로 달리다가 수영역 승강장에 도착할 때쯤 속도를 줄이기 때문에 동대신~서대신만큼 느리게 가는 느낌은 덜하다.

부산도시철도 구간 중 가장 커브가 심한 곳은 3호선 수영~망미역 구간. 곡선 반경 160m로, 반지름이 160m인 원의 곡선만큼 휘어있다. 하지만 이 구간을 운행하는 3호선 차량은 비교적 최신 열차에다 승차감이 좋아 시속 30㎞로 운행한다.

아울러 부산도시철도 가운데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곳은 2호선 호포~증산역 구간이다. 역간 거리가 약 3.4㎞여서 4분 이상이 걸린다. 반면 가장 짧은 구간은 624m인 1호선 서면~부전역으로 소요 시간은 1분 35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스마트폰 영상제

    당신을 위한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