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문단 버팀목' 오정환 시인 별세

'부산 문단의 버팀목' 오정환(사진) 시인이 16일 별세했다. 향년 71세.
오 시인은 췌장암으로 지난해 3월 치료를 받고 호전됐다가 근래 급격히 병세가 악화해 투병해오다 세상을 떠났다.
오 시인은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와 동아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부산작가회의와 부산민예총 회장을 역임했다. 198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오 시인은 시집 <맹아학교>, <물방울 노래>, <노자의 마을>, <푸른 눈>을 펴냈으며, 최계락문학상과 이주홍문학상, 김민부문학상을 받았다. 부산일보 신춘문예 심사를 맡았을 뿐 아니라 2016년 시 해설집 <봄비, 겨울밤 그리고 시>를 내놓은 데 이어 부산시울림시낭송회를 이끌며 시인들의 창작 의욕을 북돋우는 등 최근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오 시인과 함께 지역 문단을 지켜온 조갑상(경성대 명예교수) 소설가는 "대학 시절 처음 만난 오 선생은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우선돼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을 만큼 인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며 "1980년대 초 등단 이후 부산 문학의 새 활력소가 됐다. 작은 체구지만 대장으로 불릴 만큼 후배들과 잘 어울렸고, 조직도 잘 이끌었다. 지난 15일 본 것이 마지막 인사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오 시인과 꾸준히 교류해왔던 서정원 시인 겸 부산작가회의 회장은 "오 선생님은 늘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어른다운' 분이셨다"며 "자기가 해야 할 일은 거절하지 않으셨고 희생정신이 높았던 분이기도 하다. 부산작가회의와 부산민예총이 힘을 합쳐 조사, 조시, 진혼무, 영상 등을 마련해 선생의 떠나시는 길을 외롭지 않게 해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발인은 18일 오전 9시 30분 동아대병원 장례식장. 장지는 경남 진주 한마음선원. 유족으로는 부인 김일지 소설가와 슬하에 효진·승규 씨 등 2남이 있다. 010-8537-2590. 윤여진 기자 only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