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동 역사문화마을' 조성 사업, 문화재청 공모 탈락
소막마을을 비롯한 부산 남구 우암동 일대를 근대역사문화공간 '우암동 피란생활 역사문화마을'(이하 우암동 역사문화마을)로 조성하겠다는 부산시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우암동 역사문화마을이 개발에 따른 훼손 가능성과 무허가 주택 문제 등을 이유로 문화재청이 등록 예고한 근대역사문화공간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말 전북 군산, 전남 목포, 경북 영주에 있는 근대역사문화공간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한 바 있다. 이로써 예산 200억 원이 투입되는 문화재청 공모사업인 '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시범사업' 선정은 물 건너 갔다.
소막사 등 원형 보존을 어렵게 할 가능성 있는 도로 확장 등 도시재생 사업 추진이 역사문화마을 조성에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피란수도 유산을 종합적으로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구의 필요성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 TF팀이 아니라 별도의 실 단위나 국 차원의 전담 기구를 마련, 전문가를 주축으로 피란수도 부산과 관련된 정책을 집중적으로 만들고 지원하는 것이 절실하다.
역사문화마을 조성에 앞서 마을 주민의 여론 수렴도 필수다. 지금껏 주민들과의 공감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개발=집값 상승'이라는 핑계로 마을 고유의 성격이 사라져버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기존의 재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마을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문화유산을 함께 일궈나갈 수 있는 일명 '창조적 보존'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한편 2만 4702㎡ 규모에 예산 2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었던 우암동 역사문화마을에는 최근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근대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은 소막마을 주택(옛 소막사) 비롯해 내호냉면 등 등록문화재 신청을 앞두고 있는 6곳이 포함돼 있다. 윤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