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은 여행이자 나를 치유하는 하나의 방편"

김선영(31) 씨는 "연기 속에 삶이 있고, 삶 속에 연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연기를 통해 삶을 또 다르게 바라보기도 하고, 왜곡된 시선을 바로 잡을 때도 있다. 그에게 연극은 여행이자 치유의 방법이고 삶이기도 하다. 그는 연극을 통해 갈 수 없는 여행을 만끽하기도 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한다.
에이스 단원 맹활약 김선영 씨
'을숙도연극제' 최우수상 수상도
연극을 하고 싶었던 고교생은 대학생이 되면 연극을 전공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나 주위에선 "장애가 있는데 연극은 무슨 연극이냐"며 만류했다. 연기에 대한 열정을 포기할 수 없었던 뇌병변장애인은 사회복지학과 연기(방송엔터테이너모델과)를 복수 전공하며 고군분투했다. 그는 극단 자유바다에서 배우와 스태프로 일하기도 했고, 울산 극단 소나무, 서울 장애인극회 '휠'에서도 활동했다.
그러나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팍팍한 서울 생활을 접고 다시 부산행을 선택했다. 지금은 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연극 자조모임 '뻔데기' 에이스 단원으로, 센터 활동 보조 직원으로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지난 4월엔 을숙도시민연극제에서 '김종욱 찾기'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고, 5월 부산국제연극제 10분 연극제에선 2인극 '어쩔 수 없이 비극 배우'로 은상을 받았다.
그는 "자조모임 '뻔데기'가 아니라 극단 '뻔데기'가 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했다. 장애인 극단이 아니라 단원들이 당당한 배우로 월급을 받는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것이다.
그에게 연극은 '자신을 지키는 버팀목'이다. 그는 "연극을 통해 순수함을 잃지 않고 나를 지키며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강승아 선임기자